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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가 읽고 쓴 <관계 수업>

우리는 무엇 때문에 괴로운가
“직장 생활하면서 가장 괴로운 걸 알았어. 보기 싫은 놈을 매일 봐야 한다는 거. 너무 짜친 잘못들과 거짓말이 너~무 많아서 말하는 사람을 열라 치사하게 만드는 거! 근데 그런 놈을 상사들이 더 좋아한다는 거. 그리고 내가 한 일이, 다, 그놈 것이 된다는 거!”
드라마 <미생>에서, 상사 때문에 치미는 분노를 참지 못한 한석율이 입사동기들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친 이 대사. 직장인이라면 격하게 공감 안 할 수 없으리라. 직장생활하면서 화병을 앓은 이유 중 63.8%가 ‘인간관계에 따른 갈등’이라는 통계가 있다는데, 직장생활뿐이랴! 어느 시대, 어느 부류의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갈등의 원인 1순위는 인간관계 아닐까? 전국에 있는 연인들, 가족들, 친구들…을 상대로 설문조사 한번 해보고 싶다. “당신이 괴로운 이유는 무엇입니까?”
괴로움을 어떻게 해결할까
흔히 편집자는 최초의 독자라고 한다. 그래서 어떤 원고를 처음 읽고 느낀 점이 선입견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내게는 <관계 수업>이 그랬다. 우선 <Feeling Good Together>라는 원제를 보고도 무슨 내용일지 짐작이 잘 되지 않았다(Happy Together 짝퉁인가?). 번역원고가 완성된 지 3년이 지났는데 아직 출간이 되질 않았다(얘 어디 무슨 하자 있나?). 파일을 열어보니 빽빽한 글씨가 한가득...
심란한 마음을 제쳐두고 천천히 읽어나갔다. 망가진 인간관계를 바로잡아 주겠노라고 했다. 잘 읽혔다. 재미가 있었다. 진지하기도 하고 솔직하기도 했다. 수많은 정보와 데이터와 임상치료 결과가 나왔다. 조금씩 안심이 되었다.
‘그래, 내가 잘못 본 거야. 아주 나쁘진 않네!’
수많은 문장에 공감하며 무수히 밑줄을 쳤다. 특히 이런 문장.
“우리는 자라면서 읽기, 쓰기, 셈하기를 배웠다. 그러나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문제를 어떻게 푸는지, 어떻게 서로 소통하는지 가르쳐주는 수업은 전혀 받지 못했다.”
번쩍 정신이 들었다.
‘맞아, 사람들이 다들 그러잖아. 사람이 제일 어렵다고. 인간관계가 제일 힘들다고. (인맥 말고) 인간관계 좋다고 자랑하는 사람 못 봤어! 그런데 왜 그럴까? 왜 인간관계가 힘든 걸까?’
왜 그런지 감이 왔다. 인간관계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함께 원고를 읽은 동료들도 ‘인간관계를 배운 적 없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그래, 인간관계도 배워야 할 필요가 있어!’
<관계 수업>이라는 제목은 그렇게 나왔다.
연필 들고 실제로 받아보는 <관계 수업>
<관계 수업>은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심리행동과학과 명예교수 데이비드 D. 번즈가 2008년에 쓴 책이다. 번즈 박사는 1980년에 미국에서 출간한 <필링 굿(Feeling Good)>이라는 책으로 특히 유명하다. 우울증의 원인과 치료법을 다룬 책으로, 미국에서만 400만 부가 팔렸다. 평생 인간행동과 심리를 연구해온 이 왕성한 학자가 인간관계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한 책이 바로 <관계 수업>이다.
책에는 관계일지, 의사소통 진단표, 관계만족도 측정표, ‘남 탓하기’의 손실-이득표, 무장해제 기법 연습 등 실제로 연필을 들고 체크를 해가면서 자신의 인간관계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리스트가 많이 나온다( 1~5단계로 나누어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니, 주관식 답안을 써야 하나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안내에 맞추어 실제로 해봤다. 가장 관계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점수를 매겨가며 ‘그때 이렇게 말했으면 어땠을까’ 싶은 문장을 적어보기도 했다. 내가 어떤 상태에 있으며 어느 부분을 고쳐야 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책에서 가장 공감한 부분은, 인간관계에서 갈등의 원인이 ‘나’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걸 인정하면 힘든 갈등을 바로잡을 실마리를 얻는 셈이다. 저자의 메시지는 한없이 따뜻하다.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려는 노력은 곧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삶,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추구하는 것이며, 스스로 더 나은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이다.’
▶ 사람 때문에 매일 괴로운 당신을 위한 <관계 수업> 편집자 후기
(도서정보: http://goo.gl/j0oz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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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 읽고 싶은 너와 나의 이야기: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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