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2월 24일 2015년형 TV 신제품을 발표했다. LG전자가 강조한 전략은 듀얼 프리미엄이다. OLED, 그러니까 올레드TV 모델 수를 지난해 5종에서 10종으로 늘렸고 퀀텀닷 방식을 채택한 슈퍼 울트라HD TV도 43인치에서 79인치까지 11개 모델을 내놨다. OLED와 퀀텀닷 2가지를 동시에 쏟아낸 것이다.
LG전자는 지난 2012년 UHD TV를 맨 처음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주도권을 쥐고 움직인 건 소니나 중국 업체였다. LG전자가 OLED와 퀀텀닷에 화력을 집중한 건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OLED TV는 LG전자가 선공을 취하기 좋은 도구다. TV용 OLED 패널 자체를 대량 생산하는 곳은 현실적으로 LG디스플레이 뿐이다. 중국 창홍이나 일본 파나소닉 등에도 OLED 패널을 공급 중이다. LG디스플레이 측은 TV용 OLED 패널을 지난해 60만대 팔았지만 올해는 배가 넘는 150만 대를 팔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당장 OLED 하나에만 집중하기는 어렵다. OLED TV가 전체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잘 봐야 1%에 불과한 상태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 역시 2017년에도 OLED TV의 점유율이 1%대, 28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업계에선 2018년 정도면 OLED TV가 대중화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당장 시장 자체는 작은 프리미엄인 셈이다. 결국 OLED는 선점하고 조기에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석인 것이다.
LG전자가 퀀텀닷을 함께 들고 나와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TV 시장을 주도하는 방식은 9할 지배자 LCD다. 진화 방향을 보면 OLED가 맞겠지만 LCD 방식을 보완한 퀀텀닷이 과도기 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퀀텀닷은 기본적으론 LCD를 기반으로 한다.
퀀텀닷(양자점)은 스스로 빛을 내는 나노미터 반도체 결정체를 말한다. OLED는 자체발광이지만 쿼텀닷은 광원이 없어도 전압만 가하면 스스로 빛을 낸다. OLED는 전기를 보내면 빛을 내는 유기화합물이다. 하지만 퀀텀닷은 에너지를 받은 퀀텀닷이 불안정한 상태가 됐다가 다시 안정적인 상태로 되돌아가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발생하는 빛을 이용한다. 화학 합성 무기물이어서 OLED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퀀텀닷은 구현 방식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 SUHDTV의 경우 LCD TV에 퀀텀닷 필름을 부착하는 형태를 이용한다. 하지만 LG전자는 이 날 발표한 TV는 이 방식 외에 LED 형광 물질을 바르는 형태도 함께 선보였다. 장점이라면 같은 퀀텀닷이지만 TV 두께가 상당히 얇아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LG전자의 55UF9500 같은 제품은 두께가 LCD 기반 퀀텀닷이지만 8.5mm에 불과하다. 필름 부착 형태보다 훨씬 얇다. 물론 퀀텀닷은 지금까지의 LCD 기술을 조금 변형한 것이다. 기존보다 고색재현력이 더 높아졌지만 가장 선명한 건 OLED다.
LG전자의 듀얼 프리미엄 전략은 업계간 기술 주도권과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소비자 관점에서 본다면 니즈가 높은 건 이런 기술 방식보다는 화면 크기 쪽에 강하다. LG전자가 화면 크기별 라인업을 세세하게 가져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밖에 LG전자는 지난해 처음 채택한 스마트TV용 플랫폼인 웹OS 역시 버전을 2.0으로 끌어올렸다. 웹OS 2.0의 가장 큰 특징은 속도다. 홈 화면 로딩시간은 60% 이상, 홈 화면에서 유튜브 실행 시간은 70% 가량 짧아졌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