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서로를 의지하며 친하게 지내온 동네 언니와 동생이 알고 보니 친자매였다는 드라마같은 일이 일어났다.

▲ 20여년 만에 가족 상봉이 이뤄진 군산 시내 한 아파트. (사진 원 출처=전북 군산경찰서)
군산에 사는 김모(26)씨와 박모(23)씨는 태어나마자 영아원으로 보내졌다. 그리고 7살이 되면서 서로 다른 보육원으로 보내졌다. 다른 보육원에서 자랐지만 이들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재회했다.
가족이 없다는 공통점에 두 사람은 친해졌고, 이후 10년 가까이 두 사람의 인연은 계속 됐다.
함께 천안에 있는 회사에 취직했지만, 박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군산에 있는 한 대학교 간호학과에 입학했다. 두 사람은 잠시 이별했지만, 혼자 생활하는 것이 외로웠던 김씨는 박씨를 따라 군산으로 내려갔다.
군산에 거주하기로 한 두 사람은 부모를 찾기 위해 군산경찰서의 '헤어진 가족 찾기'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당시 경찰 민원실은 너무 닮은 두 사람이 자매가 아닐까 싶어 유전자 감식을 했으나, 김씨의 유전자가 잘못 채취돼 검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 했다.
그렇게 3년의 세월이 흘러 두 사람의 부모를 찾던 군산경찰서의 이종영 경위와 윤경국 경위는 영아원의 진료 카드 등을 통해 친아버지인 최모(60)씨를 찾게 됐고, 박씨와 김씨가 친자매인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경찰은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고, 확인 결과 친 자매인 사실이 명확하게 확인됐다.
친아버지 최씨는 "딸들이 해외에 입양돼 살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평생 만날 수 없을 것이라 믿었다"며 "늦게나마 경찰의 도움으로 딸들을 찾을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종영 경위는 CBS 라디오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이 친자매인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매우 기뻐했다고 전했다.
Q. 그러면 이 친자매는 친부모님과도 상봉을 한 겁니까? 어제 10시에 친척집 아파트에서 상봉을 하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눈물겨웠던 장면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Q. 20여년 만에 가족 상봉 자리는 어떤 모습이었습니까? 만났던 엄마는 눈물만 흘렸고요. 그동안에 딸들을 그렇게 성장하게 했던 그런 엄마의 아픈 상황들을 눈물로만 흘리면서 표현하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특별한 말을 이을 수 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Q. 어머니가 딸을 확인하기 위해 신체적인 특징을 확인하거나 그런 것은 없었습니까? 어머니가 보자마자 “너는 내 딸이다. 너는 내 딸이다.” 그렇게만 연신 얘기를 했어요. 그런데 제가 봐도 엄마 얼굴, 언니들의 얼굴, 두 자매의 얼굴이 거의 누가 봐도 비슷해서 뭐 친자매가 아니라고 얘기할 수가 없는 그런 상황이었어요. Q. 두 사람은 서로 자매인 것도 모르고 친하게만 지냈던 건가요? 고등학교 1학년, 3학년으로 다닐 때 친구들이 너희들 왜 이렇게 얼굴이 똑같냐고, 왜 이렇게 친자매 같냐고 이런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