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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나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었다. 오직 딱 한 가지에만 능했는데 아무에게도 자랑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무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자긍심을 가지고 무덤으로 가는 것일까. • 한 남자가 찾아와 만났다. 기자라고 했다. 그는 악을 이해하고 싶다고 했다. 그 진부함이 나를 웃겼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악을 왜 이해하려 하시오?" "알아야 피할 수 있을 테니까요." 나는 말했다. "알 수 있다면 그것은 악이 아니오. 그냥 기도나 하시오. 악이 당신을 비켜갈 수 있도록."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그에게 덧붙였다. "무서운 건 악이 아니오. 시간이지.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거든." • • 김병수. 치매걸린 70대 노인. 수의사였고, 25-6년 전쯤 마지막 살인을 한 연쇄살인자. 그 사람의 입장에서 정리된 짧은 기록들이 퍼즐 조각처럼 흩어져있다. 치매에 걸린 주인공의 기록이라는 점을 적절히 잘 이용해 모든 기록이 꼭 진실만을 말하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길지 않은 분량에 속도감이 상당한 문장이라 읽는 것은 금방이지만 여러가지 상상을 하게 만든다. 전작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매력적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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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갈래의 사랑이야기 😀
이 글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책과,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라는 드라마를 보고, 적었습니다.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은, 꼭 보기를 추천추천합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프라하의 봄'이라는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습니다.)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주인공 소개> 이 영화의 남주, 토마시. 사랑과 육체적 관계는 구분할 수 있다는 주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테레자를 사랑하는 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지금까지 관계를 맺은 여자가 수 백 명이 될 만큼 육체적 관계를 중요시합니다. 자신이 매우 매력적이고, 신분이 높은 사람이라는 사실은 테레자를 끊임없이 불안하게 하죠. 이 영화의 여주인공인 테레자 토마시와는 달리 사랑과 육체적 관계를 떼어놓고 보지 못합니다. 자신의 육체가 토마시에게 만족스럽지 못한 지 두려워하죠. 다른 여성들에게 밀려, 토마시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극 중 토마시의 행동을 보면 이해가 가긴 합니다..) 그녀는 결국 토마시를 더욱 끌어내리기 위해,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행동해요. 그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것이죠. 하지만 나중에 깨닫습니다.토마시는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었음을. 자신이, 자신의 열등감을 없애기 위해 토마시에게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토마시는 테레자에게, 진정하게 그녀를 사랑함을 보여주기 위해서 자신이 가진 것들을 하나씩 포기합니다. 잃을 것이 많은 그, 잃을 것이 없는 그녀이지만, 그는 자신이 가진 것을 포기하면서그녀에게 행복을 가져다줍니다. 토마시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테레자 뿐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여기서 제가 생각난 드라마가 있어요.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라는 드라마입니다. 주인공인 배타미(임수정)와 박모건(장기용)의 사랑 이야기가 마치 토마시와 테레자의 사랑 이야기와 맞닿은 점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먼저 남자 주인공들이 이성에게 인기가 많죠. 여자 주인공들은 이런 남자 주인공의 인기때문에, 자신이 아니더라도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는 인물들입니다. 테레자는 자신이 그의 유일한 사랑이 아닐까 하는, 배타미는 자기보다, 조건이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고 느낍니다. 토마시와 테레자에 대한 내용은 대충 보았으니  드라마로 넘어가 봅시다. 드라마에서 배타미는 38세의, 결혼을 원하지 않는 여성입니다. 박모건은 어렸을 적 부모님에게 버림받은 28세 남성이며, 좋은 사람과의 결혼생활이라는 꿈이 있죠. 그 둘은 사귈수록 고민이 쌓여가는 커플이었습니다. 배타미는 결혼할 생각이 없고 나이가 많은 자신과 시간을 보내는 박모건에게, 늘 미안한 감정이 있었죠.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권리를 자꾸만 뺏어가는 듯한. 38살이라는 나이도 그녀에겐 짐입니다. 시간이 지난다면 자신은 더더욱 늙어갈 테고, 사랑으로 서로의 신념을 모른척하고 살기에는 버거운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끝이 정해진 사랑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이때 이 책에서 나온 구절이 하나 생각났습니다. 이는 토마시의 생각입니다. “ 어떻게 해야 할지를 우리는 결코 알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단 하니의 삶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것을 이전의 삶과 비교할 수도 없거니와 이후의 삶에서 교정할 수도 없다.” p.17 우리는 단 하나의 삶을 살아봤습니다. 배타미에게는 38살이 살면서 처음이죠. 박모건을 만난 일도 처음입니다. 그녀는 전의 만남들과 비교해보아 그와의 만남 역시 자신의 신념(미혼)으로 어쩔 수 없게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하지만 우리 인생은, 테레자가 여러 번의 우연을 겪어 토마시에게 온 것처럼, 아무도 모릅니다. 자신이 굳게 믿고 있는 신념이라 해도, 그게 변치 않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의 생각이 맞다고 자신하더라도, 미래에 내가 느낄 감정은 아직 내게 오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의 신념이 바뀐다는 사실이 누군가가 소중한 것을 포기했다는 말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를 이해해 주지 않고 있죠. 그는 그녀에게 당장 신념을 바꾸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로 인해 자신의 신념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그게 싫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해서 걱정하지 말자고, 지금 당장의 현재를 같이 살아가자고 합니다. 여기서 테레자와 토마시의 사랑이야기로 돌아가 보죠. 테레자는 소설 말단에 이런 얘기를 합니다. 자신이 토마시의 삶에서 악의 근원이라고. 그를 떨어질 곳 없는 밑바닥까지 끌어내린 사람은 자신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토마시는 자신이 원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며, 모든 ‘의무'에서 해방되어 홀가분하다고 얘기해요. 의사에서, 유리를 닦는 사람으로, 그 후 농부로 바뀌면서 그는 많은 지위를 잃어버렸습니다. 취리히에서 프라하로, 시골로 갈수록 그는 많은 여자를 잃어버렸죠. 그 후 토마시는 깨달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수많은 우연 속에서 만난 테레자라는 사실을. 결국 그녀는 그가 소중한 것에 눈뜨게 했습니다. 나는 그들의 결말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배타미는 자신의 불안함으로 인해, 자신을 사랑해주는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입힙니다. 그런 그들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자신이 어쩔 수 없이 불안하다 해도, 상대의 사랑을 믿고, 그 사람과 함께 하는 현재를 살자. 하루하루 사랑을 하다보면, 사랑은 나도 모르던 행복에 눈뜨게 해 줄 수 있다. 여기서 두 사랑 이야기에 대한 제 참견은 끝이 납니다.
DAY 16_ 책 읽기 챌린지, 16일차
(빙글러 @Ddawoo 님의 필사) Check check check 책을 읽읍시다! 책 읽기 챌린지 열여섯번째 날!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과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다." 데카르트의 말로 오늘의 인증 카드를 시작해 봅니다. 오늘도 과거의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 볼까요? 참여하시는 분들께는 매일 아침 10시, 오후 7시에 멘션을 통해 알림을 보낼 예정이니 꼭 빙글 알림을 켜 주세요. 책 읽기 챌린지 2020년 2월 16일 _ DAY 16 방법 #1 매일 아침 업데이트 되는 책 읽기 챌린지 카드에 오늘 읽은 책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을 적은 인증샷을 댓글로 남긴다. 방법 #2 인증 내용을 담기에 댓글창이 부족하다면 카드를 작성해서 #빙글챌린지 #책 관심사에 발행한다. 참 쉽죠?🧐 인상 깊은 구절을 또박 또박 적어 나가다 보면 마음에 조금 더 깊이 와닿게 될 거예요. 그렇게 매일 조금씩 마음에 문장들을 새겨 보자고요! 함께 달릴 제군들을 소환합니다. 준비 되셨나요? @ahj98624 @fromtoday @jungboki @k71022385 @punsu0610 @kjb930611 @minjeong5055 @sakshow1111 @rkdsoddl91 @XabiAlonso14 @Mapache @charity1004 @hyunbbon @whale125 @woni0722 @aawuu486 @guseh1996 @silphy77 @neoceo7 @rkdsoddl91 @juhyeon01101 @Duffbeer 미처 신청하지 못 한 빙글러들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참여해 보세요! 댓글을 남겨 주시면 내일부터 함께 소환해 드리겠습니다. 거 늦게 신청했다 하더라도 함께 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럼 2020년 2월 16일, 빙글 책 읽기 챌린지 16일차, 지금부터 인증샷을 남겨 주시죠!
조운 자룡 (趙雲 子龍) A.D.? ~ 229
아오.. 시부랄 다 써놨더만, 뭔 에러가 났는가.. 업로드 누르니 싹 씻은듯이 날아가 처음부터 다시 쓰는 오늘의 주인공새끼는 바로 "조운" 삼국지라는 컨텐츠의 인기가 가장 좋은 동아시아 삼국인 한국, 중국(타이완 포함), 일본은 각기 최고인기 인물이 그 나라의 국민성향 및 역사적 특성에 따라 다른데, 중국 : 이미 신격화된 "관우" 한국 : 전통의 문(文) 숭배 영향인지 "제갈량" 반면, 삼국지를 가장 상업적 컨텐츠로 잘 활용해낸 일본은 조운의 인기가 제일 좋다. . . . 아마 오랜시간 무(武)가 우선시되며, 또 그런 문화특성상 주군의 명이라면 유불리 떠나 묵묵히 수행하는 "사무라이(侍) 정신"이 모토인 점 등이 작용한 듯. 조운이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다지만, 중국이나 한국에서 인기 없진 않다. 두세번째쯤에서는 반드시 언급이 되는 역시 인기스타! 심지어 인기는 오히려 삼국지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 더 높은데, 이건 조운을 좋아하면 삼국지를 모른다거나... 그런 디스가 아니라, 아무래도 삼국지에 대한 관심이 깊을수록 더 많은 인물들에 대해 알게 되고 그러다보면 조운 외의 다른 인물들을 최애할 수도 있으니까~ 이건 워낙 유명한 조운의 인기에 대한 반증이라 할 수 있다. 삼국지는 잘 모르거나 안읽어본 이들도 알만한 급의 유명스타기에 그렇다는! (이는 조운 외의 인기인물들도 비슷한.. ,) . . . 조운은 위처럼 유명할 수 있는 여러 이유 있지만 무엇보다 후한 말, 초창기 떠돌이시절의 유비를 따르기 시작, 후에 그 유비가 황제 되고 또 붕어한 이후까지의 긴~ 활약기간의 이유가 있는데, 정말 의외스럽게도 그런 긴 시간 활약하며 제국의 개국공신되고 또 그만큼 고위직에 오른것치고 의외로 기록이 많이 부실하다. 정사의 촉서 중 조운전과, 신뢰성은 좀 문제가 있지만 조운전의 부실함을 좀 채워주는 조운별전 등의 기록을 모두 합쳐도 군시절 내가 쓴 편지의 양보다 적다....;;; 조운이 이토록 부실한 기록을 가졌음에도 거대한 인기를 누리는 실질적인 큰 이유는, 내가 보기에는 바로바로.. 일본게임업체 "코에이(KOEI)" 의 "삼국지 시리즈" 덕이다. 삼국지는 이미 오래전부터 책과 코믹스가 있었고... 중국에는 그보다도 훨씬 더 옛날부터 "경극"이라는 미디어(?)매체들 통해 후대인들이 삼국지(연의)를 즐겼다. 하지만 사서 통해 확고한 비쥬얼 이미징이 되어 있던 극소수의 몇몇 인물들 외에는 인물간 개성을 구분지을 표현은 부족했다. 그러던 와중, 1985년 일본의 코에이에서 창업자이자 삼국지 시리즈의 창조자이기도 한 삼국지덕후인 "에리카와 요이치"가 미칠듯한 덕력으로 자료들을 수집해 이를 토대로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 전문 일러스트레이터와 함께 각 인물들의 프로필을 제작하여 이를 게임에 응용하게 되는데... 이 게임이 대박이 나게 되며 나름 고증도 괜찮았고 멋지게 잘 표현된 인물들 일러스트들도 같이 대박났다. . . . 이후 각종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등등 온갖 미디어물에서 다루는 삼국지의 인물묘사들은 이 코에이 삼국지 시리즈의 일러스트를 모티베이션으로 나오게 되는데, 바로 이 삼국지 시리즈에서 조운을 초절세미남으로 표현했고 시리즈 거듭될수록 나날이 더 미남이 되어가며 대부분 사람들에게 "조운 = 미남"의 공식이 공식화 되었다는... 이로서 사료와 연의 속의 과묵하고 충직한 무력깡패 이미지에 코에이가 미남 이미지를 데코레이션 해주며 인기가 없을래야 없을 수 없는 인물이 되어 버린 것...ㅋ . . . 참고로 위에 언급한 에리카와 요이치는 삼국지 시리즈 오프닝 초반에 이름 나오는 프로듀서인 "시부사와 코우"와 동일인물! 저작권 관리 등 사업적인 이유로 지은 이름인데 에리카와가 존경하던 "시부사와 에이이치"라는 이의 성과 코에이의 코를 따와서 지은 이름. 실제 조운도 미남이였는지에 대해 조운전은 무언급, 조운별전에서만 "8척의 위풍당찬 체구와 사내다운 용모" 라고 짧게 언급이 꼴랑...ㅎ 당시 도량형 기준 8척은 지금 기준으로도 큰 키인데, 정말 딱 자로 재서 저만큼의 키라는 것보다는 주로 당시의 작디 작던 일반인들보다 훌쩍 키 큰 이들을 일컬으며 쓰던 감탄적 관용어구로 주로 쓰인 표현. 그래서 사료에도 실제로 키가 크다며 제법 명확한 데이터가 있던 제갈량이나 정욱 등등도 있지만 대체로 삼국지에서 8척, 여덟 자 어쩌고 하는 표현이 붙는 이들은 대개 "덩치 좋다!!" 는 의미로 쓰였고 조운도 마찬가지다. 보아하니 그냥 덩치 좀 있고, 생긴 것도 잘 생겼다기보다 남자답게 생긴 호남형 외모 수준인 것을 코에이가 무슨 존잘러로 만들어 놨다...ㅋㅋㅋ 오히려 조운의 외모묘사는 요코야마 미쓰테루가 더 사료에 입각했지 싶은ㅎ 어쩌다 그리 되었는지는 나도 모르겠는데, 우리나라에서 제갈량과 함께, 주로 자로 불려지는 인물. 간혹 조운이란 이름은 모르고 조자룡으로만 아는 이들도 꽤 있다. . . . 많은 분들이 별 생각없이 넘겼을 수도 있지만.... 은근 논란이 되었던 건 조운의 "나이"다. 제목에서 보듯 그의 생년관련 공식기록은 없다. 긴 시간 활약하며 사망당시는 제법 고위직이였음에도 인물기록 중 가장 기본이랄 수 있는 생년기록이 없으며 정사 저자 진수조차 체크를 못한 듯 싶다. 삼국지연의내의 내용들만 보면 유비보다 8살이나 연상으로 나오지만, 이건 나관중이 이렇게 저렇게 조운을 띄우다보니 설정붕괴가 오며 생긴 착오로 보여지고... 대체로 중국과 일본의 관련 사학자들은 조운을 대략 170 ~ 171년생쯤으로 보고는 있다. 그런데 170년으로만 잡아도 만 60세도 채 못 채우고 사망.. 연의에서 그려지는 노익장의 이미지에는 살짝 아쉽다. 물론 당시 평균수명 짧은 탓이 영유아 사망률이 높아서이기도 했다지만 노인사망연령 역시 짧은 탓도 있던 터라, 단명으로는 절대 볼 수 없겠지만 오래 살았다 할 수도 없는 나이임은 분명하다. 하긴, 당시 기준에 50대 중후반 나이의 장수가 전장에서 현역생활 했다면 노장인건 맞긴 하지... 살짝쿵 이견들은 있지만 확실한건 "공손찬" 아래에서 사실상의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그 와중에 공손찬 휘하에서 객장, 즉 일종의 용병 생활하던 유비를 만난것도 맞지만, 소년장수 조운이 이미 당시의 하북에서 네임드 맹장이던 문추와 대결한건 허구다. . . . 연의에서처럼 실제로도 조운은 공손찬 휘하에서 별 다른 활약기회없이 지내다 공손찬과 원소 양측이 제대로 전쟁 치르기 전에 형의 장례를 이유로 낙향하며 사실상 공손찬측에서 '퇴사' 했다. (형이 있었어?ㅋㅋ) 많은 이가 조운을 못 알아본 공손찬의 무지함을 까지만 이는 결과론적인 관점일뿐... 당시 시점에서 공손찬이 무지했다 볼 수는 없는게, 그때의 공손찬은 북방의 여러 소수민족들과의 전투를 이겨내며 명성을 키운 실전강자였다. 거칠고 사나운 그들을, 몸소 전장지휘하며 조져놨던 공손찬세력에는 당연히 병력들을 이끌던 여러 검증된 장수들이 있었을테고 공손찬이 무슨 스카우터를 쓴 것도 아닌데 어느 날 나타난 젊은 신입장수의 전투력을 알아보고 기회 주기보다는 기존의 전공 많고 검증된 이들 위주로 운용했을거다. 체격이나 그런거 딱보면 모르겠냐 할 수도 있지만, 아무리 평균신장 작던 그 시절이라도 공손찬처럼 성공한 큰 세력하의 장수들까지 다 작진 않았을거다. . . . 축구로 치면 몇 시즌 동안 리그우승을 거듭한 강팀이 있다 치고 그 팀에는 당연히 우승을 이끈 여러 스타 플레이어들이 있을텐데 이런 와중에 그들을 벤치에 앉히고 유망주에게 선뜻 기회 주긴 쉽지 않다. 게다가 스포츠는 큰 의미없는 게임이나 대승을 거둘 때 잠깐 투입해도 무리없겠지만 후한 말의 난세는 실전이라 괜히 검증안된 어설픈 지휘관을 투입했다 혹여 실책이라도 저지르면 그대로 수 많은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한다. 또 여러 번 말했듯 당시 전투는 "기세싸움"이라, 내리 이기고 또 전력이 유리해도 엄한 짓 한 번으로 역전패 할 수도 있는 말 그대로 "실전"이였다. 그리고 조운이 공손찬 휘하에 임관한 때는 공손찬이 북방을 어느 정도 다져놨고, 원소와는 제대로 붙기 전이라 더욱 전투에 나설 기회가 많지 않던터에, 원소와 붙기 전 낙향했다. 여러모로 공손찬이 모자라서 조운을 활용안했다 몰기는 공손찬도 억울하다. 삼국지연의에서 조운의 하이라이트는 누가 뭐래도 역시 당양 장판파에서 아두(유선)를 품고 조조의 대군 사이를 들쑤시고 다니는 부분이다. . . . 이 부분을 보면 따르는 이도 없이 오로지 혼자... 심지어 애까지 품고 전장을 휘저으며 싸울 놈과 싸우고 죽일 놈은 죽이는 등 할 거 다하고 다니는 육아무예의 정점을 찍는다. (물론, 훗날 유선 하는걸 보면 이는 조운 최고의 실책....;;;) 이 부분은 역시나 나관중이 조미료를 과도하게 쳤다. 물론, 저 극한상황 속에서 목숨바쳐 자기주군의 유일한 적자를 구해낸 자체는 맞는데... 저렇게 이리저리 죄 후비고 다닌 것은 아니였다. 상식적으로... 적군이 널린 상황 속에, 자기는 혼자. 주군의 아이를 품고 있는걸 떠나 설령 혼자라 해도 대놓고 '내가 조운인데 뭐 어쩌라고' 하며 다니는건 무예와 용맹을 떠나서 만용의 정점을 찍는 어리석음밖에 되지 않는다. 정말 부득불 적병과 마주쳐도 걔네들을 싹쓸고 가기보다 아주 최소한의 마찰만으로 어떻게던 돌파하거나 경우에 따라 제법 많은 인원이 다가오면 숨어있다가 다 지나가면 뒤도 안보고 달아남을 반복하며 빠져나갔다. . . . 나쁜소식은 당시 장판벌을 헤집던 조조군의 주력은 평상시 조조의 호위를 목적으로 양성된 최정예부대인 "호표기(虎豹騎)"였다는거고... 좋은(?)소식은 이들의 포커스는 유비를 쫓는것이였다는 것. 게다가 당시 호표기가 뉴스나 인터넷으로 조운의 프로필을 검색해보거나 유튜브로 조운의 활약상을 본건 아닐테니 설령 조운을 마주한들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며, 당시 조운의 꼴도 말이 아니였을터라 효표기 입장에서 조운을 마주한들, 그냥 난전 중 낙오된 적군의 기병쯤으로 봤을테니 굳이 무리하게 전원이 덤벼서 악착같이 쫓거나 막으려고는 안했을 것이다. . . . 여튼 실상은 좀 김새고 싱거운건 맞지만, 조운의 활약이 과장되었단거지 없는걸 지어낸건 아니고 아무리 위와 같은 상황인들 조운이 생사고락의 아수라를 혼자만의 실력으로 돌파해 나온건 팩트다. 저 때의 활약이 인상깊었는지, 이후부터 조운은 주로 유비의 신변을 보호하는 호위부대장을 맡거나 유비 부재시 유비의 집안질서를 잡거나 보호하는 보안대장 비슷한 포지션을 주로 맡게 된다. 유비 입장에서는 성격도 단호박에 무력도 빼어나고 전략기재가 빼어난건 아닐지라도 원리원칙에 상명하복 확실하며 당장의 전술적 판단은 괜찮았던 편인 조운이, 성격적으로 워낙 개성들이 강하다보니 장단점이 확실한 의제보다 그런쪽으론 더 믿음 갔을 것이다. . . . 다만, 원체 난놈이라 전투에도 수 차례 투입되긴 했어도 기본적 포지션이 유비와 그 가솔들의 신변보호를 우선하는 직할대장이다보니 여타 야전지휘관들보다 가시적인 공적 세울 기회는 아무래도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느끼는 임팩트 대비 훗날 유비가 왕이 되고 황제가 되며 공신들의 공을 기려 직위를 하사때 조운은 우리가 알기로는 거의 동급 혹은 조운보다 아쉬운 이들이라 여겨지는 관우, 장비, 마초, 황충보다 낮았고 위연, 이엄 등과 비슷하거나 살짝 앞서는 정도였다. 물론, 관직면에서는 그랬을지 몰라도 유비세력.. 나아가 촉한내에서 그는 직급을 떠나 아무도 감히 함부로 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였다. 현대군에서 주임원사는 엄연히 계급상 갓 임관한 어린 소위보다 낮음에도 위관급은 물론 영관급 고위 장교들도 절대 함부로 못 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 당장 서열 No.1 인 유비 제외 그 아래로 관우나 제갈량조차 조운에게 큰소리조차 내지 못했으며 지시를 내릴지라도 대놓고 명령조로 말하지 않았다. 물론, 이는 단순히 조운의 실력이나 공적 및 짬밥만으로 가능한게 절대 아니였고 조운의 "인성" 이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당장 관우, 장비, 위연만 해도 촉한내에서 눈도 못 마주칠 거물들이였음에도 뒤에서는 그들을 싫어하거나 속으로 욕하는 이들이 적잖았고 결국 관우와 장비는 부하들의 하극상이 원인되어 남의 손에 목이 날아가고, 위연 역시 안티들에 둘러싸여 어그로만 끌고 살다 그 무수한 공을 세우고도 끝내 숙청이나 진배없는 최후를 맞은 걸 보면 조운은 전혀 그런 부분이 없었다. . . . 무엇보다 상명하복에 철저한 "진짜 군인" 이였다. 다른걸 떠나 제갈량 영입 직후... 나이도 어리고 당장 크게 보여준 것도 없는 키만 큰 허연 선비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에 대해 관우와 장비는 몹시도 불편한 기색을 보였으나 당시 넹~ 하고 따른건 조운뿐이였다. 이후에도 유비의 명이건, 제갈량의 명이건 조운은 자신의 위세 높아지고 공적이 쌓여가도 대부분 군말없이 이행했다. 그런 조운이 유비의 지시에 대해 그와는 다른 자기주관을 드러낸건 역사적으로 딱 두번이다. 하나는 익주 정복 직후 기존 촉의 고관대작들과 부호들의 집과 토지와 뽕나무밭을 모두 압류 후 공신들에 재분배 하자는 것을 민심안정우선을 이유로 반대한 것. 두번째는 유비가 초사이언이 될 정도로 개빡쳐서 온 나라를 들어 오나라를 불싸지르러 가겠다는걸 정세와 이치상 맞지 않다며 반대한 것. . . . 둘 모두 너무나 옳고 바른 반대였다. 그러나 당시 분위기로는 정말 감히 반대하기가 거시기한... 사나이의 반대였다. 재산재분배의 경우, 가만히 있었으면 공이 적잖은 자신도 상당한 수혜자가 되며 유비의 그 발표 직후 모든 문무대관들은 입이 귀에 걸려 샴페인을 따는 분위기였고.. 오정벌의 경우, 의제 둘의 죽음과 오가 연관되어 인자함과 덕의 아이콘 유비가 생전 처음 눈까리가 뒤집혀 폭주를 하고 있는 현장이였다. 하지만 조운은 반대했다. 상명하복에 충실했지만 대의명분과 시국을 판단할 줄 아는 지혜에서 비롯된.. 조운이 단순히 커맨드대로만 움직이는 전투머신이 아니라는 뜻. 참고로 재산재분배건 당시에는 조운보다 서열이 위였던 제갈량, 장비, 수틀리면 상대 안가리고 막말 쏘는 법정, 조운 못지 않은 공적과 역시 근소하나마 윗서열 황충 등등 조운의 저 이뭐병소리를 지적하려면 지적하고도 남을 사람들이 잔뜩 있었음에도 누구도 저 의견에 싫어요를 누른 이가 없음은 조운의 위세를 보여주는....! 평소에 원체 말수가 적었고 다른 이들과 별 다른 교분을 갖지 않았다. 조운의 사료가 부족하기도 하지만 다른이들의 기록을 봐도 조운과 술 한잔 했다는, 조운과 사냥을 했다는, 조운과 식사를 했다는, 조운과 담화를 나눴다는, 조운과 차를 마셨다는, 조운과 바둑을 뒀다는, 조운이 집에 찾아왔거나, 조운의 집에 찾아갔다는 그 어느 기록도 없다. 그렇다고 조운이 그냥 아싸거나 독고다이였다기보다 과묵하지만 인성이 좋고 필요시에는 바른말을 했고, 맡은 소임에 충실한 직장인의 정석같은... 비록 노잼이긴 해도 누구도 그를 싫어하지 않는 그런 묵직한 존재감의 인물이였다. 게다가 전장에 나가면 그 과묵함을 유지하며 미칠듯한 용맹을 자랑했으니, 별 기록 없다는 정사에도 조운이 매우 용맹했다는 기록이 강조되어 있다. 위에서 지시 떨어지면 형세가 불리하건, 병력이 적건 일단 묵묵히 들이대러 갔기에 붙는 기록이다. 연의에 등장하는 유비의 코멘트 중 "자룡은 온몸이 담덩어리(子龍一身都是膽也)" 라는 멘트도 실존했던 멘트. 이릉대전 당시 유비에게 반대 걸었다 후방으로 빠지는 부분이 있는데, 이건 나가리의 개념이 아닌 조금이라도 본군의 형세가 불리할시 바로 지원 및 혹여 만에 하나라도 패퇴시 밀려올지 모를 오군을 사전에 방어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인 강주를 맡긴 것이였고, 촉에서도 한중과 함께 매우매우매우 중요한 요지여서 조운 직전은 장비가 맡았던 곳! . . . 유비가 백제성에서 유언 당시 제갈량과 함께 문무대관들 중 유이하게 유언을 직접 받은 신하로 연의에 나오는데, 하긴 유비가 떠돌던 시절부터 따르던 이들 중 당시 생존해 있던 신하가 그 둘뿐이도 했고 관우, 장비, 간손미, 진도 다 죽고 미방은 배신때리고 당시 숨 쉬던 게 그 둘뿐....T-T . . . 헌데 사실 저것도 나관중이 감동을 더하고자... 독자의 눈물을 뽑고자 지어낸 신파! 사실 유비 사망 당시 신하들 중 유비의 유언을 직접 받든건 제갈량 포함 두 명이 맞는데, 또 한 명은 조운이 아닌 바로 "이엄".. ..;;;; 이후 조운은 촉한에서 군의 인사권을 관할하고 황실을 호위하는 정예부대를 지휘감독하는 등... 대외정벌 부문 제외한 내부적 군사업무를 총괄하는 직위에 오른다. 보통 저 역할을 하는게 대장군인데, 본래 대장군은 타국원정권도 갖지만 그 방면은 제갈량이 도맡았던 터라 조운은 대장군의 저 책무만 분담한다. 유비는 직위, 직책에 대해 상당히 프리하게 실리를 중시해서 운용해왔는데... 유비는 당시 후한에 없는 직위도 임시로 만들어 쓰거나 기존 직위의 롤을 임의적으로 변형 하는 등 포지션보다 롤에 더 포커스를 맞춰 내부운영을 했고 이는 제갈량도 일정부분 비슷하게 진행했다. 그래서 조운의 직위자체는 실상 공적과 재직기한 등 커리어 대비 그닥 높은편은 아니였으나 역할은 상당히 주요업무를 맡은 편이였다. 이후 조운은 제갈량과 함께 남만정벌도 다니고... 북벌도 다니며 눈감는 날까지 쉼없이 말타고 싸우러 다닌다. 참고로 위와의 전투 중 한덕과 그 다섯인지, 여섯 아들을 죄다 썰어놔서 한씨집안 씨를 말린건 조운의 노익장을 버프해주기 위한 나관중의 픽션이며 저런 한 부자들 자체가 없던 인물이다... 실제로 연의 속에서 조운의 창 아래 비명횡사한 이들 일부가 가상의 인물들이다. . . . 여튼 조운은 쉼없는 전투로 굴려지다 1차 북벌 다음해인 229년에 사망하는데.... 위에서 언급했듯, 짧은 생은 아니지만 길게 살지도 못한데는 역시 촉의 영토를 구석구석 누비며 거듭 참전하며 쌓인 과로탓인듯 하다. 그도 그럴게 촉은 고질적인 인재부족문제로 조운 정도의 경력과 나이의 장수면 황도에서 머물며 주요사안결정과 천자알현업무가 주가 되어야 했으나 당장 승상이 최전선에 지휘관으로 나가는 상황이니 조운 성격에 당연히 본인도 쉬지 않고 따라 나갔을 것이다.... . . . 조운 사후 순평후라는 시호가 내려졌는데 이 시호는 조운 생전, 촉에 귀순하며 평소 조운을 존경해 마지않던 강유가 지었는데, 강유는 조운을 공경하여 몇 차례 함께 술자리나 식사자리를 권했으나 모두 뺀찌먹었다... 전형적인 군인 of the 군인 스타일이다. 맡은바 임무에 의문제기없이 유불리 떠나 최선을 다하며 정치적 개입도 일절 없이 사리사욕조차 없다. 늘 과묵하며 정말 필요한 말이 아니면 하지 않았고 매사에 엄정한 일처리 위해 개인적 친분도 나누지 않았으며 역시 무엇보다 주위의 신뢰와 존경을 받을 실력자였다. 본인의 경력, 실력, 공적에 맞지 않는 포상이나 직위에 대해 일절 불평불만을 가진적이 없다. 자신의 직위와 처우가 높아져도 이를 토대로 과한 야욕은 커녕 직권남용이나 후배들에 대한 하대조차 없었다. 게다가 이런 모습을 흐트러짐 한 번 없이 죽음의 순간까지 지켜냈다.., . . . 공직자, 군인으로서의 조운은 완벽 그자체다. 제갈량과는 또 다른 면에서 공직자로서의 완벽을 보여준다. 다만, 인간 조운의 삶은 완전 개노잼이였을거 같다. 모르겠다... 난 주위에 저런 선배나 형, 상사가 있으면 분명 당연 존경하고 롤모델 삼긴 했겠지만 고민이나 걱정 있을 때 조언을 구하진 않을거 같다.ㅋㅋ 하지만 요즘같은 세상에 그게 정부관료건, 군인이나 경찰이건, 국회의원이건, 공무원이건간에 공직자로서는 확실히 저런 사람이 필요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다. 한 번도 아쉬운 처사에 불평불만이 없고 사리사욕 채우지 않았고 다른 고위직들과의 친분은 커녕, 말수도 없었던 그였지만 역설적으로 그런 조운을 아무도 쉽게 보거나 하지 못했다. 위나 오에는 있었겠지만 유비를 만나 따르고, 훗날 고관대작 되어 최후 맞기까지 최소한 내부에는 적이 없었다. 나는 조운같이 살고 싶진 않지만, 주위에, 사회에는 조운같이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공원에서
안녕하세요 [새마음요양원] 작가 얌얌이 입니다. 아 여러분들이 너무 기다리시는거 같아 다음 회차로 보답해드리고 싶은데... 제가 새마음요양원 연재를 다시하자니 정말 머리가 너무 안돌아가서여ㅠ 그래도 제 작품을 기다려주신 분들을 위해 단편 한개 올립니다. 재미나게 읽어주셔요 ! 종종 아마 단편이 올라갈듯 합니다. @wjddl1386 @AMYming @gloomnfancy @jjy3917 @znlszk258 @younimini @yws2315 @goodmorningman @yangsig2004 @oooo5 @yangsig2004 @zhd253 @aromi196 @donas2030 @Poiu8 ================================================== 그러니까요. 제가 하는 말 좀 들어보세요. 제 친구 진철이가요. 그러니까 그자식이 담주 입대거든요. 내친구들 중 최초로 군대에 가게 생겼다니까요. 그래서 없는 돈에 엄청 마셨어요. 술을요. 정말 엄청 마셨어요. 그런데 놀이터에서 그렇게 퍼마셨는데 경비 아저씨가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입주민들 신고가 들어왔다고 나가라지 뭐에요. 우리는 조용히 마셨다고 생각했는데 시끄러웠나봐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일단 밖으로 나와서 고민했죠. 저도 어디 호프집이라도 들어가고 싶었죠. 그런데 주머니에 돈이 없는거에요. 그래서 애들한테 주머니에 있는 돈을 다 털라고 했더니 얼추 만원 정도가 모이더라구요. 그 돈으로 과자 두봉지랑 술 세병사고 편의점 주인한테 부탁해서 종이컵을 얻었어요. 그래서 근처 공원에 갔어요. 거기가 음... 이름이 뭐였더라. 아파트 바로 옆에 있는 공원이였어요. 기억은 잘 안나요. 공원 지키는 아저씨가 있었는데 그분도 꾸벅꾸벅 졸고 계셨고, 저희는 안보는 틈을 타서 공원 위쪽으로 더 올라갔어요. 팔각정 알죠? 그 공원 위쪽에 있는 쉼터 같은 곳 있잖아요. 거기서 이제 사온 술이랑 과자를 풀어서 마시기 시작했어요. 생각해보세요. 스무살이 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군대를 가냐구요. 그것도 빨리 가고싶어서 안달난놈이 어디있냐구요. 다들 1학년만이라도 다니라고 했는데 혼자 대학떨어졌다고 유난을 떨더니 군대를 가겠대요. 어이가 없어서.. 그때 그놈을 내가 말렸어야했는데. 한참을 마시는데 조금 알딸딸한게 기분이 좋아졌어요. 조금 졸린거 같기도 하고 몽롱한거 같기도 하고 딱 그런기분이었다구요. 그런데 왠걸? 제가 깜빡 졸았더라구요. 눈을 떠보니까 내 앞에 누가 있더라구요. 눈을 비비고 정신을 좀 깨서 봐보니까 어떤 여자가 서있었어요. 분명 우리가 술을 마실때는 안보이던 사람이었는데 그여자가 우리 앞에 서있더라구요. 빨간 원피스를 입고 머리가 산발이 되서 누가보면 산에서 굴러떨어진거 처럼 보였다니까요. 그런데 엄청 머리가 길더라구요. 허리까지 길었어요. 근데 그 허여멀건한 여자가 나한테 말을 시키는거에요. 그래서 내가 물었죠? " 누구세요? " " 저기요... 부탁이 있는데 좀만 들어주시면 안될까요? " " 부... 부탁이요 ? " 저희 대화소리에 졸고있던 두놈도 하나둘씩 깨났어요. 누구냐고 나에게 묻길래 나도 모르는 사람이라 그랬죠. 그런데 자꾸 부탁이 있다고 나를 잡아끄는거에요. " 부탁이 뭔데요? " " 제가 다리를 다쳐서 그러는데요. 저기 저 밑에 내려가보시면 제 가방이 떨어져 있어요. 그거 좀 여기적힌 곳으로 가져다 주실래요? " " 네? " 그여자가 손으로 가리킨 곳에는 분명 캐리어가 하나 떨어져 있었어요. 어두운 곳에선 보이진 않았는데 가까이 가보니 정말 있더라구요. 그리고 우리에게 쪽지를 하나 건네줬는데 아까 우리가 술마셨던 놀이터더라구요? " 죄송하지만 곤란해요. 거기 경비 아저씨가 우리 쫓아냈다구요. " " 부탁을 들어주시면 돈드릴게요. 놀이터까지만 가져다 주시면 되요. 거기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거에요. 제발 부탁해요 ." 그녀는 우리에게 손에 쥔 꾸깃한 지폐를 건네줬는데 5만원짜리 두장이었어요. 아니 생각해봐요. 우리가 이 일을 해주면 10만원이나 주겠다는데 그돈이면 친구들이랑 호프집에서 술을 충분히 마실수 있는 돈이잖아요. 나는 근데 그와중에 저걸 가져다주고 다시 돈받으러 공원 팔각정까지 오는게 너무 귀찮은거에요. 그래서 선불로 달라고 했죠. 선불인데 오케이하면 그정도는 정말 들어줘야겠다 생각했죠. " 그돈 먼저 주면 우리가 저거 놀이터에 가져다줄게요 . " " 좋아요 . 김승희씨가 가져다 주라고 했다고 하면 알거에요. " " 그래요. 우리에게 맡겨요 " 친구들은 주변에서 뭔줄알고 갖다주냐고 했지만 그래도 10만원이나 하는 일인데 내가 놓칠수 있겠어요? 그래서 친구들보고 가방을 들고 오라고 하고 저는 그여자한테서 10만원을 챙겼어요. 그녀는 마지막까지도 나에게 꼭 부탁한다고 당부를 하더라구요. 그리고 절대 가방은 열지 말라고 했어요. 솔직히 가방에 뭐가 있는지 궁금하진 않았어요. 캐리어가 어찌나 무겁던지 졸고있는 관리아저씨 피해서 들고오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줄 아세요? 그래서 사실 중간에 버리고 올려고 하다가 친구들이 기다리는 사람있다고 하지 않았냐고 해서 어쩔수 없이 놀이터까지 끌고갔어요. 그런데 왠걸? 아파트 입구 부터 놀이터까지 무슨 사람이 바글바글 하던지. 새벽인데도 말이에요. 어쨋든 그 놀이터까지만 가면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고 했으니 진짜 무서웠지만 놀이터근처라도 가보자 했죠. 거기에 뭐가 있었는줄 아세요? 폴리스라인이 쳐져있었어요. 우리가 아까 방금까지 술을 마시던 그곳에 폴리스라인이 있었다구요. 그리고 그곳에 바로 형사님들이 있었구요. 우리는 김승희씨가 가져다 주라고 해서 가져왔을 뿐이에요. 정말로 그게 뭔지도 모르고 가져왔어요. 중간에 열어보려고 했는데 괜히 기분이 이상해서 열어보지도 못했어요. 그리고 우리는 분명 아까 여기서 술을 마셨어요. 시간이 이틀이나 지나있는줄은 전혀 몰랐다구요. 우린 정말 캐리어안에 그여자 다리가 있는줄은 정말 몰랐어요. 김승희씨가 시킨거라니까요. 그여자한테서 받은 돈 여기있어요. 얼른 다 가져가세요. 형사님. 우리는 돈받고 심부름 밖에 안했어요. 저희는 정말 결백해요. 살려주세요 형사님. 진혁은 바지 주머니에 꼬깃하게 구겨진 5만원짜리 두개를 힘겹게 꺼내며 책상위에 올려두었다. 구겨진 지폐에는 검붉은 피가 잔뜩 묻어 있었다. [다음 소식입니다. 이틀 전 m아파트에서 숨진 20대 여대생 김모양 토막살인사건을 조사중이던 경찰은 오늘 피해자 사체의 일부를 찾았다고 발표 했습니다. 이틀전에는 범행 현장에서 찾을 수 없었던 피해자의 하반신이 캐리어에 담긴채 근처 공원에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 자세한 소식은 김형태 기자 연결해 보겠습니다...]
내 감정의 전극... 아름다움에 대하여...
<그대의 차가운 손>을 읽다... 조각하는 장운형, 그리고 소설 쓰는 화자인 나(H), 사촌 언니가 잠시 나왔고, 장운형의 동생으로 보이는 장혜숙이 나왔다. 장소는 광역시가 된 K시(광주광역시를 염두에 두었겠지...) 꽁꼼땅꼼... 재미있는 말이 나왔다. 아무 뜻이 없다던데... 그런가? 어쨌거나 <검은 사슴>에서도 나왔던 말인가 보다. 검색을 하면 <검은 사슴>이 뜬다. 흠... 어머니의 가식적인 미소, 아버지의 음흉한 침묵, 그리고 진실을 캐묻는 작은 고모의 추함. 운형은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그리고 '진실은 내가 조절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깨달은 바 있다. 고모의 돈을 큰 누이가 훔친 사건에서 진실을 따지는 고모를 보며 진실이 추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너무 세상을 빨리 알아버린 아이, 진실에는 용기가 아닌 그를 뒤받침할 거짓 증거가 필요한 것이고, 자신을 속이는 일은 진실로 포장하는 일아란 걸... 어린 운형은 어렴풋이 알고 있는 둣하다. 기만적인 부모와 어른 세계를 예민하게 관조하며... 사춘기의 운형이 알아버린 죽음이란 것은, '더 이상 자신을 방어할 수도 은폐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진실은 불쌍한 것이고 누추한 것이라고... P82  선량한 얼굴을 한 사람이 무엇인가에 집중할 때, 가장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진실이 드러난다. - 떨림, 숨죽임, 조심성 등에서 슬픔을 느꼈다는 화자인 나(장운형, 두 번째 장부터 화자가 바뀌었다. 운형의 스케치북에 쓰인 글들을 옮겨 놓은 것). 화자의 조심스럽고 외로웠던 어린 시절은 그 감수성의 보고였던가? 부유하지만 제각각인 가족들 속에서 오로지 자신의 거짓말에 위축되었던 큰 누이를 빼면 막내 혜숙만이 유일한 마음 소통의 대상이었던 듯한데... p83  무엇인가 내 감정의 전극을 건드릴 때 나는 그것을 아름답다고 느낀다. - 아름다움의 정의, 어쩌면 그것도 사람마다 있는 개성의 하나일지 모른다고 생각된다. 어쩌면 위험하기도 한, 특별함의 한 모습이랄까... ........ 독특한 소설이었다. 소설을 쓰는 H는 장혜숙으로부터 날아온 장운형의 스케치북을 받아본다. 운형의 자전적 이야기들을 늘어 놓은 글들이 이 소설의 전부다. 운형의 어린 날부터 사라지기 전까지. 운형은 L과 E를 만났고, 그들을 조각으로 승화시켰다. 어쩌면 그 행위로 그들을 치유했는지도 모른다. L은 결국 떠났지만 그의 존재를 남겼고, E는 운형에게 남았지만 운형을 사라졌다. 사실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진 것인지 의문스럽긴 하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만이 H의 증언이고, 그외 모든 글이 운형의 증언이다. 후반부는 막장으로 가는 듯했고 H와 운형의 연결고리가 좀 약한 듯 하지만, 무덤덤한 성격의 운형의 이야기가 강렬하여 흠이 묻혔다. 그리고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도록 힘을 발휘한다. <채식주의자>의 초고에 영향을 준 정조 또는 스토리 전개의 유사성을 짚어볼 거리들이 눈에 띄기도 한다.
당신을 위로해줄 문학 구절 모음
한 주를 견뎌내느라 수고한 우리 빙글러 여러분을 위해서 오늘은 지친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될 문학작품 속 한 구절을 모아봤어요 :) 여러분 오늘도, 이번 한 주도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3 삶이란 별게 아니다. 젖은 우산이 살갗에 달라붙어도 참고 견디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고 나자. 한결 견딜 만했다. 잊어버리지 않도록 그녀는 그 문구를 계속 되뇌었다. 삶, 젖은 우산, 살갗, 참고 견딘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그런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기대고 싶은 밤. 나를 오해하고 조롱하고 비난하고 이용할지도 모를, 그리하여 나를 낙담하게 하고  상처입힐 수 있는 사람이라는 피조물에게 나의 마음을 열어 보여주고 싶은 밤이 있었다.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걱정 마라. 절망이야말로 가장 순수하고 치열한 열정이다. 사람들이 불행해지는 것은 진실하게 절망하지 않기 때문이다. (젊은 날의 초상, 이문열) 세월은 지난 것을 말하지 않는다. 다만 새로 이룬 것을 보여줄 뿐이다. 나는 날로 새로워진 것을 볼 때마다 내가 그만큼 낡아졌음을 터득하고 때로는 서글퍼하기도 했으나 무엇이 얼마만큼 변했는가는 크게 여기지 않는다. 무엇이 왜 안 변했는가를 알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관촌수필, 이문구) 너무 치열하게 살지 마라. 인생은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이지, 맨목적으로 전진만 하다가 그렇게 죽어가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다. (상처 없는 밤은 없다, 김해찬)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 (노인과 바다, 헤밍웨이) 우리는 단순하게 사는 법을 잊어버렸다. 바쁜 일상속에 간혹 비치는 오아시스 앞에 앉은 듯한 고요한 순간이 찾아와도 우리는 그것이 우리 삶의 다음 단계로의 이행을 예비해주는 귀중한 순간이라는 걸 알지 못한다.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설령 나이를 먹어도 풋풋한 시원의 풍경을 가슴속에 지니고 있는 사람은 몸속에 난롯불을 지피고 있는 것과 같아서 그다지 춥지 않게 늙어갈 수 있을 것이다. 돈도 소중하고 일도 소중하지만, 진심으로 바라보거나 기타 소리에 미친 듯이 끌려들거나 하는 시기란 인생에서 극히 잠깐밖에 없으며, 그것은 아주 좋은 것이다. (무리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하루키) 삶이 열려 있음을 아는 것, 다음 산을 넘으면, 다음 골목으로 접어들면, 아직 알지 못하는 지평이 놓여 있으리라는 기대는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시간이 멈춘 자리에서, 헬무트 두비엘) "죽음은 삶의 반대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삶 속에 내재해 있는 것이다." 분명히 그것은 진실이었다.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동시에 죽음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들이 배워야 할 진리의 일부에 불과했다. 어떠한 진리라 하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은 해소시켜주지 못한다. 어떠한 진리도, 어떠한 성실함도, 어떠한 강인함도, 어떠한 다정함도, 그 슬픔을 해소시켜주지는 못한다. 우리들은 슬픔을 고스란히 맛본 이후에야, 그곳에서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을 뿐이며, 그리하여 배운 것조차도, 차후에 다가오는 예기치 못한 슬픔에 대해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삶은 생각하는 대로 굴러간다. 제발 자신에 대한 비난 메시지를 떨쳐내라. 스스로 자기 인생에 낙인을 찍을 필요는 없다. 인생은 ‘한 방’이 아니라, ‘단 한번’이다.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 유은정)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괜찮다. 문제는 생각만 많이 한다는 거다. 그러면 뇌는 지치고, 부정적인 생각을 만들어 낸다. 무기력에 빠져나오려면 일단 움직여야 한다. 원치 않아도, 재미없어도, 의미 없어도 된다. 밖에 나가 조금이라도 걸어야 하고, 그것도 안되면 몸부림이라도 쳐야한다. (자존감 수업, 윤홍균)
나본 관중 (羅本 貫中) A.D.1330? ~ 1400
여기서 다뤘거나 다룰 인물들 중 예전에 다룬, "유일한" 생존인물 정대리 외에 사망인물들 중 가장 최근(?) 인물이자, 유구한 중국역사 속 찰나에 불과하며 의미도 그닥인 삼국시대를 지금의 메이져 에이지가 되는데 큰 공 세운 삼대장 중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인 "나관중" 을 한 번 다뤄 보고자 한다. (삼대장 중 둘은 정사의 진수와 그 정사에 주석자 배송지) 처음 제목보고 '응? 나본이 뭐야? 백종원의 프랜차이즈?' 하시는 분도 계실 수 있겠으나 삼국지 속 인물들이 이름 외에 자(字)가 있듯, 나관중의 본명은 "나본"이고 관중은 그의 "자"인데 이거 모르는 분 많으실 듯ㅎㅎ(이하 나관중) 사실, 이 칼럼연재를 시작하며 어찌보면 정사의 저자인 진수와 함께 가장 먼저 다뤘어야 도리였던 사람인데... 그런 사람치고 의외로 기록이 그닥 많지 않은편. 일단 이 사람의 사망연도는 딱 떨어지는 A.D. 1400이나 출생연도는 추정치가 있을뿐 정확하진 않고 고향도 지금 중국 산시성의 타이위안이란 곳쯤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긴 하지만 명확한 고향인지는 알 수 없다. 그게 왜 그러냐? 지금이야 삼국지가 동아시아 최고의 히스토릭 미디어떡밥이지만 나관중 생전에는 서점이 있냐, 도서관이 있냐, 스마트폰으로 검색이 가능했냐.... 인쇄라는 개념도 없어, 책 한 권이 두 권 되려면 누가 붓 가져오고 벼루에 먹 갈아 베껴적어야 하다보니 인기를 얻으며 널리 퍼지는데 막대한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삼국지연의가 그 넓은, 그러나 유통망이나 인프라가 개떡인 수백 년전 중국일대에서 인기를 끌쯤, 이미 나관중은 천국에서 삼국지속 실제인물들을 만난지도 한참 이후... 게다가 지금 현재의 중국조차 인적사항등록이 누락된 인간이 있는 마당에, 당시 명나라 초기의 일반인의 기록이 세세히 있을리가 없다. 지금에나 그런 베스트셀러작가가 명망높지... 당시의 명은 당연히 관직에 나가 벼슬살이 하는게 갑이였고 그 이하 여타 직군들은 별 큰 인기나 선망직종이 아니였다. 어렸을적에 어떤 어린이였고 소년이였는지는 모르겠고, 여튼 머리 크고는 위 언급대로 벼슬아치가 최고였던 시절이다보니 나관중 또한, 명나라의 인싸가 되기 위해 과거에 응시를 했었나본데, 낙방했다.....;;;; 심지어 세 차례 이상 내리 낙방했다고 한다... 물론, 당시 과거는 지금 한국의 공무원 시험 따위와는 댈게 아닌 극악의 난이도여서 벼락치기 좀 했다고 붙는 그런건 아니였어서 수년간 공부했어도 수 차례 물 먹는 사람들이 많은건 사실이였지만, 왠지 뭔가 천재작가 이미지의 나관중조차 여러 번 불합격한건 의외다. 이건 나관중 개인에게는 불행이였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들에겐 다행인거지..ㅎ 벼슬 나갔으면 삼국지같은거 썼겠나. 게다가 당시 명의 천자였던 "홍무제"는 뭐가 불만인지 수틀리면 벼슬아치들을 죽여대던 때여서 홍무제손에 킬된 벼슬아치가 10,000 명이 넘었다하니 어쩌면 나관중 본인에게도 잘된 걸 수도~ 뒤에 이야기들 보면 느끼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 양반이 뭐가 딸려서라기보다 그냥 공부머리가 없었지 싶다. 정사를 꿰고 그 무수한 민담들을 캐내서 집대성하고 스토리텔링을 해낸 그의 재능은 오로지 포커스가 삼국지에 올인 되었을 뿐이였다. 과거에 계속 떨어지기를 여러 번... 어느 시점부터는 그냥 벼슬에 대한 미련 버리고 부친이 하시던 소금장사를 따라다니며 장사를 도왔는데, 공부도 못 하는 주제에, 장사도 못 했고 장사에 별 도움이 안되다보니 아버지한테 한 소리 들었는지, 나중에는 장사를 따라다니는 것도 그만뒀다.ㅋㅋㅋ 이렇게 원나라(그 시절은 아직 원)의 잉여놈이던 나관중은 동네 찻집을 수시로 드나들었는데 당시의 찻집은 옛날 프랑스 파리의 카페와 비슷한... 문학도나 학자들, 혹은 예능인들이 드나들며 의견을 나누던 그런 분위기였다고 보면 된다.(술 안팔았다) 그렇게 드나들던 찻집에서 거의 매일 했던것이 "삼국희곡(三國戱曲)" 이란 공연인데, 이게 뭐냐면 몇 명의 화자가 어떤 내용의 이야기를 연기와 나레이션 섞어서 간단한 연극 비슷하게 만담처럼 진행하는 요즘말로 스탠딩공연같은건데 나관중은 여기에 빠져서 이걸 보려고 싸지도 않은 찻집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래도 당시에 소금집 아들이면 나름 먹고사는 집이니 가능했던 듯..ㅎ 이 때 이 찻집의 삼국희곡은 한 잉여의 삶을 바꾸게 된다. 이후 단순 삼국희곡덕후에서 끝난게 아니라, 관련 사료들을 모으고 연관 주석과 민담 및 구전설화들까지 모으게 되는데.. 당시에 이짓은 그야말로 엄청난게, 이때 인터넷이 있나, 도서관이 있나 이런저런 자료들과 이야기들을 모으려면 그야말로 발로 뛰어야 했는데 그렇다고 당시 교통이 좋기를 해.. 심지어 "중국"에서... 여튼 덕중의 덕은 양덕이 아닌 중덕이란걸 보여준 나관중은 이렇게 모은 자료들을 토대로 소설을 쓰고 소설 제목은 "삼국지통속연의(三國志通俗演義)" 바로 우리가 삼국지연의라는 그 소설이다. 마치 원래는 연극영화과 전공이였고 관련하여 뮤지컬 명성황후를 보다 역사에 매료되어 한국사 강사가 된 설민석 선생님과 엇비슷하다. 자료를 취합하는 나관중의 정성과 열의는 실로 대단한건데, 지금같은 정보화시대에서 알기 쉽지 않은 자료나 정보가 많거늘, 그때는 위에서 말했듯 아무런 인프라도 시스템도 없고 심지어 삼국시대는 나관중이 살던 원말~명초때 당시 기준으로도 1,000년전 역사였으니 이에 대한 자료조사는 맨땅에 헤딩이였다. 그러나 소금집 잉여아들은 이 모든걸 해냈다....! 헌데 당시 그런 어렵고 힘든 과정을 통해 자료수집 하다보니 아무래도 칼같이 정확하고 공정한 기록들만 채집하는건 한계가 있었으며 별 말같잖은 소리나 뜬금없는 자료들도 많아 나관중은 머리를 쥐어뜯었을 것이다.. 게다가 시대상황 따라 인기인물도 바뀌고 그러다보면 아무래도 인기따라 민담이나 에피소드들도 늘고 줄고가 생겼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관중은 삼국지를 기반한 판타지를 쓰려는게 아닌 정말 역사속 사실을 모티베이션한 모큐멘터리급의 작품을 추구했기에 최대한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끔, 설령 쏠림이 발생해도 티나지 않게끔 매끄럽게 만들었다. 그렇기에 오늘날에도 한중일 삼국에는 아직도 나관중의 삼국지연의 속 이야기가 모두 팩트라고 잘못 아는 이들이 상당수 있고 무엇이 픽션이고 어디부터 리얼인지를 분간하기 어려워 하는 수작이 나온 것! 이 또한 삼국지연의가 명작반열에 오르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된게 아닌가 싶다. 쉽게 말해, 영화로 치면 나관중은 '운장포터와 도술사의 돌', 이런 판타지나 '삼국불패 -촉한웅사-' 같은 무협물이 아닌 '오호대장군 : 적벽워' 같은 허무맹랑한듯 리얼하게 그려낸 덕에 더 많은 이들이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이 되었던 것이다. 삼국지연의를 살펴보면 나관중의 취향을 알 수 있다. 일단 나관중은 지금 표현으로 치면 "마초스러움"을 선호했던거 같다. 서량의 그 마초말고 터프하고 와일드한 전형적 남성미의 그 마초이즘을 말한다. 그 이유는 일단 삼국시대는 물론, 나관중이 생존한 원나라 말 ~ 명나라 초에도 전투시에 그 전투지휘를 일임한 상장이나 총지휘관이 가장 선두에서 지휘하거나 심지어 적장과 1vs1 맞다이를 붙는건 확률이 0에 수렴했음에도 나관중은 그런 네임드간의 일기토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애초에 저런 방식의 전투가 없다시피했기에 당시 일반적인 상식선에서는 언뜻 생각도 못했을 개념인데 저리 도입한걸 보면 소설적 재미추구는 물론, "장수는 싸워야 장수!" 라는 그당시 기준의 마초이즘적 증거가 아닐지.... 또 한가지로, 삼국지연의내에서 장수들의 최후를 그린 부분들이 실제 역사와 다른 경우들이 꽤 있는데 대체로 병사하거나 혹은 죽음의 과정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이들이 연의에서 장렬히 전장에서 간지뿜으며 전사하는 걸로 각색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이질로 앓다 병사한 감녕, 역시 병을 앓다 결국 병상에서 숨 거뒀던 서황, 역시 고열로 인해 헛소리까지 했다는 학소, 역시 죽음 과정에 대한 별 기록이 없던 황충 등... 아참 태사자도 있구나 여러 장수들이 누워서 천장을 보다 저승을 갔음에도 나관중은 이들을 명예롭게 전장에서 요단강을 건넌 것으로 그려내줬다.ㅎ 나관중의 또 다른 취향은 "물량공세" 적벽대전 당시 조조군의 83만명. 관도대전 당시 원소군과 이릉대전 당시 촉-무릉만 연합군 70만명. 촉의 남만정벌 당시 50만명 등.... 지금의 중국으로야 가능해도 당시 빈번한 전란과 자연재해 및 극악의 치안상태와 기아 등으로 전 중국의 인구가 지금의 20분의 1수준에.. 제대로 된 인구통계도 못 내며 심지어 대규모 인원이 필요한 농경사회였던 당시로는 엄두도 못낼 규모의 대병력이 마주치는 이런 물량공세는 역시 나관중이 전쟁을 더욱 흥미롭게 표현키 위한 장치였다. 삼국지연의와 함께 "중국의 4대 기서" 라 불려지는 명작들이 있는데 나머지 세 작품은 수호전, 서유기, 금병매. 유교마인드 뿜뿜인 우리나라 정서상... 야설의 원조격인 금병매는 거의 매장 당하다보니 삼국지연의, 수호전, 서유기가 삼대장이 되었고 서유기가 주로 애니매이션이나 게임같은 어린이~청소년 대상 매체들에서 매만지다보니 성인들에게는 삼국지연의와 수호전이 양대산맥을 이룬다. 놀랍게도 이 중국4대 기서 중 삼국지연의의 나관중이 수호전도 집필했다...!!!! 수호전은 순전히 나관중이 창조했다기보다, 원나라 말기의 시내암(施耐庵)이라는 사람이 원작자에, 나관중이, 쉽게 말하자면 초본상태의 수호전을 사실상 마무리지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자면 시내암이 수호전이라는 그림을 대강 콘티만 그렸다면 나관중이 거기에 펜선을 그려 디테일을 추가하고 컬러링까지 했다고 하면 비슷한 표현?...ㅎ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단편이라도 소설이나 수필 등을 써본 분이 계시는지 모르겠다만... 아무리 적성이 맞고 본인이 원해 쓴다 할지라도 "글을 쓴다"는 작업은 보통의 인내와 센스로는 하기 어려운 작업이며, 더구나 실제역사를 기반해 철저한 자료조사 및 고증을 더한 작품은 요새도 쓰기가 버겁다. 게다가 요즘은 펜에 원고지로 원고작업 않고 대부분의 작가분들이 컴퓨터를 쓰지만.... 나관중은 명나라 사람이라, 벼루에 먹을 갈고.. 붓으로 먹물을 찍어 썼다. 학창시절 혹시 서예해 보신 분 계시는지?.. 먹을 가는거부터가 존니 진짜...하아..(난 그 먹냄새도 싫었어) 게다가 붓글씨는 정말 글씨쓰기가 거지같고 뭐 좀 쓸라치면 그새 붓의 먹물이 다해서 또 찍고.. 붓의 힘조절이 잘 안되면 글씨가 개판되며 오타가 나면 이건 수정이고 뭐고 처음부터 다시 써야된다.. 게다가 서예반 애들은 거의 대개 부모나 담임이 산만한 애들의 정서함양에 좋다고 시켜놓다보니 애새끼들이 전부 산만하다 -_-;;;;; (게다가 손에 묻은 먹물은 잘 씻기지도 않고 옷에 묻으면 그 옷은 그냥 버려야 된다는...) 여튼 그런 붓글씨로 쓴 소설! 심지어 그냥 소설도 아닌 중국의 4대 기서! 게다가 그중 둘이 Write By 나관중의 위엄은 말로 표현불가다. 위에서 언급했듯, 공부머리가 없었을 뿐 그는 천재고 서양의 세익스피어에 뒤지지 않는 동양최고의 문학가였다. 그런데 수호전을 읽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세상과 사회에 불만이 가득한 이들이 많이 나오고 그러다보니 명나라에서 그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벼르고, 그의 가문은 나관중으로 인해 온집안이 화를 입을까 두려워 그를 가문에서 파문!!! 쉽게 말해서 호적을 파버렸고, 나관중 역시 자신의 신상 및 자기네 집안안위 위해 노년에는 인적 드문곳에 짱박혀 이승윤이나 윤택이 찾아가는 그런 자연인처럼 살다 조용히 죽었다..., 그의 업적대비 참 초라한 최후지만, 당시는 뭐.. 아무거나 트집 하나 잘못 잡히면 그냥 모가지가 날아가는 시대에, 잘못 얽히면 온집안이 풍비박산 나는것도 다반사던 시절이였고 또 천재들은 항상 시대를 앞서가다보니 오히려 살아생전에는 인정은 커녕 가난과 무관심 속에 불운한 삶을 살다간 이들도 부지기수다. 아마 나관중은 앞서 언급했듯, 당시 시스템과 인프라에 따른 자기작품의 빠른 대중화의 한계와 당시 사회적인 직업인식 등으로 인해 생전에는 대문호에 대한 존경같은거 없이 살았을거다. 그냥 간신히 밥이나 먹고 맨날 방구석 처박혀 글이나 쓰고 그러는 Nerd였을 듯 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국지와 수호전이란 두 거작을 만들어낸 그의 근성과 집념에는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매사가 다 그렇다. 뭘 하건 성공을 위해 우리는 당장은 미진해도 꾸준한 시간과 노력의 투자가 쌓여 결국 언젠가는 빛을 발하는거라고 나관중의 삶이 말해준다. . . . 네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심히 창대하리라. - 욥기 8장 7절 - (하지만 난 무신론자)
인간이 자연으로 그러하기... 그 가능성...
소설집 <내 여자의 열매>... • 어느 날 그는 책을 배달하다 만나게 된 민화를 그는 사랑했고 소유하려 했다. 민화는 그저 살아갈 뿐이었는데... 결국 그도 그저 살아갈 뿐일까? 고시촌 끝방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며 결심을 하는데... 그 결심이란...? p12  어느 날 그는 빗방울이 전선에 맺혀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니 정말 흥미있는 이야기는 그 뒤에 비로소 시작되지만, 일단 이 이야기는 그가 전선의 빗방울을 보기 전까지이다. 소설의 도입부가 제시형이다. 한편으로... 안나 카레니나의 도입부 느낌이... 1998 세계의문학 여름 • 아기부처 아기부처와의 연관성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아마도 주인공인 최선희, 그녀의 내면이 아닐까 추측해 볼 뿐이다. 내면의 상처가 아기부처인 듯하고, 상처의 원인인 어머니의 엄격과 남편의 상처와 상처에서 비롯된 남편의 성격적 외형적 결벽이 아기부처인 듯하다. 작가는 꿈과 같은 현실 저편에서 영감을 얻는가 보다. 이야기 속 남편은 여자들은 다 똑같다지만 실은 사람은 다 똑같다. 극복하는 것은 자기 몫일 게다. 결말은 보이지 않지만 막연히 선희의 희생을 해피엔딩이라 생각히는 건 바라만 보는 사람의 비겁이다. 1999 문학과사회 여름 • 해질녘에 개들은 어떤 기분일까 여자 아이가 주인공이다. 꽃을 좋아하던 엄마는 아빠의 눈물에 결혼을 했지만 아빠의 거친 성격은 엄마를 떠나게 만들었고, 아이는 그런 아빠가 지겨운데 엄마처럼 아빠의 눈물에 같이 있어야 할 막연한 이유를 갖는다. 1999 창작과비평 여름 • 붉은 꽃 속에서 p195  나무들이 바라보는 쪽는 언제나 햇빛이 드는 쪽이다. 운동장의 저 나무는 밝은 곳에서 자란 덕분에 둥글고 의젓한 모양새로 가지를 뻗었지만, 그늘에 선 나무들의 가지는 예외없이 간절하게 휘어 있다. 어떤 나무는 빛 속에서 태어나고 어떤 나무는 그늘에서 태어나나. 하지만 어쨌거나, 그들의 잎사귀는 똑같이 푸르다. 그들의 잎사귀는 햇빛을 향해 고스란히 펼쳐진다. ... 나무의 자연적 태생이란 것, 인간에게도 적용이 될까? 인간 역시 태생은 지극히 자연적이어서 불가항력인데... 하긴 요즘은 돈 있는 사람은 그 불가항력이란 것도 없더라만. 그야말로 돈이 신이 된 게다. 그렇다면 인간은... 자연일 수 있기나 할까? 자연법이란 것, 인간은 그 자연법으로 자연할 수 있으려나? 갑자기 이 당연한 문장에서 생각이 깊어진다. 인간이 나무와 같이 자연으로 태어나 자연으로 사라지고 자연으로 이어진다면... 그 자연에 순응하는 법은 무엇이고, 자연을 누리는 법은 무엇인지... 긴 고민이 필요하다...   짧은 단편에 긴 이야기를 담았다. 시장통 이불집으로 생계를 홀로 책임진 엄마를 대신해 어린 윤이를 돌보는 3살 위 선이는 동생 윤이가 죽고, 중학생이 되어 나름의 깨달음이랄까, 그래서 불가에 든다. 불가에서 첫 해는 그저 신기하고 좋았겠다. 꽃이 흐드러진 봄, 숲 속 여름의 그늘, 가을 새벽의 맑은 공기, 하얀 눈의 내린 고요... 그 일 년이 지나면 아니, 좋았던 한 순간 뒤 인내의 쓴 맛. 그것을 견디느냐 아니 견디느냐에 구도자의 모습은 드러난다. 한 분야에서 오랜 세월 포기하지 않는 자, 그들이 모두 장인이다. 어머니라는 자리에 걸맞는 일, 아버지라는 역할의 무게, 많은 제자를 거느리는 선생님에 맞춤인 인격,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아우르는 구멍 가게 사장님의 포용 할 것 없이 각각을 갖춘 모두가... 작가는 주인공 한 여자 아이를 '그'라고 칭한다. 은근... 그 뜻을 알 듯하다. 사람으로서 그 아이라는 걸. 그가 불가에 들고자 할 때, 그의 어머니는 아무 말이 없었다. 다만. 진정 그러하냐고 물었을 뿐. 무언의 말 속에 윤이를 도맡던 누나의 어린 동생이 부재한, 그 딸을 보아온 엄마의 심정이 녹아있을 터이지만, 좀 더 작가가 친절했다면 이 소설의 울림이 감해졌을까. 작가의 불친절함으로 이 소설이 더욱 묵직한 건... 아마도 내 나이 탓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p213  .... 그 불꽃이 꺼진 순간 그의 마음에 어떤 불이 켜졌을까. 어두우나 밝으나 오롯이 거기 있었던, 늘 거기 있었던 마음 한자리 알았을까. ....불빛은 제가 불빛인 줄 알았을까. 붉은 꽃 속에 제가 밝혀져 있었던 것을 알았을까. - 밖이 어두워 불을 구하던 스님에게 온 촛불이 꺼진 순간의 깨달음, 그것이 이것이었나 보다. 스스로 불빛임을, 마음에 그 불이 있음을, 보이는 것이 빛이 아님을, 너와 내가 다 같음을... 2000 작가세계 봄 • 내 여자의 열매 p233  언제 어디에서나 혼자이며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이미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 화자인 남편의 생각이다. 그럴까? 나인 채로 존재할 수 없는 외로운 사람이어서겠지... <채식주의자>의 초고 성격인 <내 여자의 열매>는 카프카의 <변신>을 연상시킨다. 다시 읽어보아야 할 두 소설이 과제로 남았다...휴~ 1997 창작과비평 봄 • 아홉 개의 이야기 아홉 개의 짧은 이야기, 손바닥소설이다. 말하자면 콩트? 1999 문학동네 겨울 • 흰 꽃 위암을 치료하고 제주에서 육지로 가는 길. 망자를 보낸 사람의 표식. 머리에 꽂은 하얀 나비 리본. 온통 하얗게 차려입은 한 중년의 남자. 결국 삶에 대한 이야기. 생빈눌(송빈막 松殯寞) : 임시로 택일을 기다리며 지어놓은 무덤). 제주 방언이란다. 1996 하이텔문학관 여름 • 철길을 흐르는 강 엄마가 생을 마감한 철길. 그리고 떠난 그가 살았다던 강. 뱀 같이 길고, 뱀 같이 어두운, 철길과 골목과 사람의 터, 그리고 삶 염오 : 번뇌. 마음을 더럽히는 욕망 따위 1996 문학동네 봄
<2019 플라이북 어워즈> 플라이북 회원이 가장 많이 읽은 책
안녕하세요. 책과 더 가까워지는 곳, 플라이북입니다:) 지난해 플라이북 회원들의 취향과 기분이 반영된 읽고싶은(읽었던) 책으로 한 해의 통계를 살펴보고, 올해도 당신이 책과 더 가까워지는 해가 될 수 있도록 플라이북이 함께 하겠습니다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http://bit.ly/2vqtBfC 살인자의 기억법 > http://bit.ly/2SfSkfi 아몬드 > http://bit.ly/31JTaUJ 인간실격 > http://bit.ly/2tJ8NPI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http://bit.ly/3bso5t7 죽여 마땅한 사람들 > http://bit.ly/2SfTrM0 여행의 이유 > http://bit.ly/37gCYeP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http://bit.ly/3bso5t7 아몬드 > http://bit.ly/31JTaUJ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http://bit.ly/2vqtBfC 아몬드 > http://bit.ly/31JTaUJ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 http://bit.ly/2SzUup7 82년생 김지영 > http://bit.ly/3bsoyvn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http://bit.ly/3bso5t7 미움받을 용기 > http://bit.ly/39u0YMX 82년생 김지영 > http://bit.ly/3bsoyvn 여행의 이유 > http://bit.ly/37gCYeP 연금술사 > http://bit.ly/3bv2JLK 상실의 시대 > http://bit.ly/38gVFjP 엄마를 부탁해 > http://bit.ly/38hDA57 오베라는 남자 > http://bit.ly/37hAU6c 사피엔스 > http://bit.ly/2SxWUol 역사의 역사 > http://bit.ly/2OLTOMp 채식주의자 > http://bit.ly/37jeGAQ 👉🏻 http://bit.ly/2Sg1E2P
체지방에 대한 오해 3가지
다이어트를 할 때,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늘 듣습니다. 그런데 이 체지방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요? 우리가 흔히 착각하고 있는 체지방에 대한 오해에 대해 한 번 자세히 알아볼까요. ① 체지방은 아무리 많아 봤자 기초대사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기초대사량은 전자제품의 대기전력처럼 아무 활동도 하지 않을 때 기본적인 생명유지에 소모하는 열량을 말하죠. 근육이 많으면 평소에도 에너지를 소모해 기초대사량이 높아진다는 건 대개 상식으로 알고있는데 체지방세포 역시 평상시에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체지방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1kg당 매일3~4kcal로 근육의 30% 정도에 불과하긴 해도 분명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또한 체지방의 무게도 무시 못합니다. 근육질이든, 고도비만이든 체중이 많이 나가는만큼 몸을 움직이는데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기초대사량 외에 활동 대사량도 뚱뚱한 사람이 당연히 훨씬 높습니다. ② 지방세포는 저장 창고일 뿐 아무 활동도 하지 않다 지방세포는 항상 바쁘게 움직입니다. 평소에도 혈액속으로 계속 지방을 내보내고, 한편으로는 남는 에너지를 받아 들여 꾸역꾸역 보관합니다. 그래야 혈관을 타고 항상 일정량의 지방이 순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류창고에서 재고품을 먼저 내보내고 새 물건을 받는 것처럼, 지방세포 내에서도 계속 지방이 교환되어 일정시간이 지나면 세포 안의 지방은 모두 새 것으로 교체됩니다. 한편 지방세포는 렙틴, 에스트로겐 등 몇몇 호르몬과 생체조절물질을 분비하는 내분비기관이기도합니다. ③ 운동할 때만 체지방을 태운다 지방연소는 24시간 이루어집니다. 양이 충분한 평상시엔 적게 태우고, 운동을 하거나 다른 열량이 부족하면 많이 태웁니다. 지방축적도 하루종일 이루어집니다. 음식으로 먹은 당분과 지방, 옆동네 지방세포나 간에서 분비한 중성지방을 다른 지방세포가 주워 담기도 합니다. 운동으로 지방을 많이 소모했다면 회복하기 위해 그만큼 저장도 많이합니다. 살이 빠지느냐 아니냐는 태우는 양과 축적되는 양의 균형의 문제입니다. 태운 양이 더 많았다면 체지방량은 줄테고, 합성한 양이 많았다면 늘겠죠. 간단한 산수입니다. 대개는 소모량과 축적량이 비슷해 체지방량도 거의 일정합니다. ※ 위 콘텐츠는 《다이어트의 정석》에서 발췌 · 편집한 내용입니다.
모든 별은 태어나서 죽는다, 사람도 별에서...
<바람이 분다, 가라>를 읽다... 화자인 나는 여자인 듯하고 이름은 '이정희'다. 친구 서인주의 추모기사를 쓴 강석원을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소설. 강석원은 대학 교수나 출강 강사인 듯하고 서인주는 자살을 한 모양인데, 추모기사에 실린 작품은 서인주의 외삼촌 것이라고... p17  모든 별은 태어나서 존재하다가 죽는다.... 인간의 몸을 이루는 모든 물질이 별로부터 왔다. 별들과 같은 생리와 운명을 배고 태어난 인간은 별들과 마찬가지로 존재하다가 죽는다. 다른 것은 생애의 길이뿐이다. - 모든 것이 생애의 길이뿐... 가장 긴 생애를 사는 것은 별일 터.  (p18 에서...)  지구가 속한 은하계에서 초신성이 15세기에 폭발했다고 한다. 수일 동안 방출된 그 빛으로 밤에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는데... 그리고 적도 위의 사람은 지구의 자전으로 인해 1초에 460m를, 공전으로 인해 1초에 30km를 이동하는 팽이가 된다는데... 또 태양은 1초에 250km로 은하를 돌고 있단다. 자동차가 시속 120km를 달릴 때, 1초에 200m를 가건만. 가만히 있는 적도 위의 그 사람은 자동차보다도 빨리 이동하는 초능력이 있는 것이다...ㅎㅎ 순간적으로 과연 시간은 존재하는 것일까?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시간이란 것이 태고에는 없었던 개념인데... 우리의 시간은 우주에서 단지 지구에만 속한 인간들의 약속일 뿐, 그 실체는 보증할 수 없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전개했을 테지만... 이 글에 나오듯 태양의 1년은 우리의 2억 년이라고, 공전주기로 보면 그렇다는 얘기다. 만약 우리가 태양계가 아닌 은하계의 공전을 1년으로 본다면 하루살이만큼도 못 사는 하찮은 개체이겠다. (p48 에서...)  글 속에 나온 어머니의 모습과 상황이 '아기부처'에서의 어머니와 겹쳐진다. 작가의 어머니는 관절이 좋지 않아 걷기 힘드셨던 시기가 있었던 듯하다고, 작가의 집은 수유동 어디 쯤에서 몇 년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던 것 같고, 작가는 불교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자라욌다고 짐작된다. 작가가 쓴 소설 속 정조들이 엇비슷하여... 특히 초기 단편과 장편들에서 글쓰는 화자라든가 불교적 색채, 자취방이 있는 수유동에 대한 언급들이 중복된다. ...서사 위주의 소설적 문장들이 관념화된 문장들로 바뀌는 과정을 보는 듯하다. 이전의 장편 둘과는 다르게 알 수 없는 함축과 비유, 생략들이 글 속에 많아졌다. 알지 못할 단락들의 나열을 독자가 끼워 맞추며 읽어가야 한다. 이 소설의 서사를 읽기 위해서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방심하면 금방 흩어지는 파편화된 단락들. 이것이 영화에서 몽타주 기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도 같고... 소설이 난해해서 집중하도록 만드는 장치... (p171 에서...)  빛과 어둠. 빛과 어둠 중에 무엇이 먼저였을까? 1800년대 독일의 천문학자 올버스가 우주의 어둠에 대해 물었단다. 20세기에 우주의 나이가 유한하다는 것, 그리고 허블에 의해 밝혀진 우주는 팽창한다는 것. 그래서 어둡단다. 벨기에의 사제 르메이터는 최초의 폭발에 대해 가능성을 추측했다는데, 과연 최초의 폭발이라는 것이 있기나 했을까?... 우주에 관한 발췌된 소설 속 글들이 서사보다 매혹적이다. 흠..흠... ........ 결국 강석원은 가질 수 없는 사랑으로 패배자가 된다. 한 남자로부터 도망치는 서인주, 아니 이미 짜여진 삶을 굴레인 어머니와 똑같은 업이라는 것을 거센 몸짓으로 홀로 감당하려는 서인주의 죽음을 파헤쳐가는, 친구 이정희의 간절하고 불안한 나날이 소용돌이 속에서 튀어 나오는 과정을 그린 이 소설에서, '파란 돌'은 희망일까? 그리고 생명일까? 어쩌면 세상의 저편일까? 작가의 단편 <파란 돌>을 다시 읽어야 할 당위가 생겼다. 왠지 작가의 모든 글들을 다시 정리하고 싶어졌다. 끊임없이 인간의 아픈 지점을 예리하게 벼리고 찌르고 뱉어내 결국 상처를 아물린다. 고름이 터지기 직전까지 아픔이 고스란히 묘사된다. 기억의 파편으로 이것저것 이리저리 이동하며 짜맞추지 않으면 서사는 희미해진다. 작가는 어쩌면 서사보다 인물의 관념들이 더 중요한지도 모르겠다. 마치 관념 자체가 그 인물이라는 듯, 소설은 인물들의 군상이라는 듯... 작가의 모든 소설들이 아팠다. 끔찍했다. 한스럽고 안타까웠다. 그 누군가는 살아내고 있을 내용은 다르나 똑같은 크기의 아픔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