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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 - '보통의 고등학생들이 살아가는 법'

고등학교 2학년 때, 밴드에서 베이스를 연주했었다. 왠지 대학 간판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고, 공부를 포기하지도 딱히 열심히 하지도 않았다. 그런 내게 있어 밴드부에서의 합주는 유일하게 즐거운 일이었다. 3학년이 되자 야간자율학습(을 빙자한 야간강제학습)으로 인해 밴드부 활동을 지속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지만, 계속해서 음악을 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식적으로’ 실용음악과를 목표로 해야만 했고, 이후 1년 동안 수능 공부 대신 악기 레슨을 받으러 다녔다. 그리고는 언젠가부터 음악이 재미없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음대 입시에 실패했고, 재수를 택하는 대신 적당한 학교의 적당한 학과에 입학했다. 한가지 확실한 건, 고등학교 2학년 시절의 밴드부 활동만큼 무언가를 좋아했던 경험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다는 점이다.
뛰어난 실력을 갖춘 배구부원이자 좋은 성적과 외모까지 갖춘 교내 최고의 스타 키리시마가 돌연 배구부를 그만두고 학교에서 자취를 감춘다. 이는 다른 배구부원들은 물론, 키리시마의 여자친구 리사와 절친 히로키에게도 영문 모를 일이고, 그의 부재는 주변 인물들에게 충격적인 사건이 된다. 이 사건은 일파만파로 퍼져 결국 키리시마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취주악부, 영화부 학생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영화는 여러 학생들의 시선과 이들 사이의 관계를 담담히 그린다. 이 영화의 원작은 동명의 소설이며, 1989년 생인 작가 료 아사이는 20살이던 2009년에 이 소설을 발표하면서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 23세의 나이에 대학생들의 졸업 후 진로 고민을 소재로 한 <누구>라는 소설을 출간했고, 최연소로 나오키상을 수상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재미있는 사실은, 작가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에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대학을 졸업할 즈음 대학생들의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동세대의 시선으로 능숙하게 다루었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가 갖는 리얼리티는 일견, 원작 소설이 지닌 경험적이고도 구체적인 관점에서 유래한 것처럼 보여진다. 덕분에, 이 영화는 우리 각자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누군가는 전교에서 인정받는 우등생이거나 촉망받는 체육특기생으로 열심히 입시를 준비했을지 몰라도, 우리 대부분은 특출날 것 없는 보통의 학생이었다. 학교에서 인기있는 편이어서 이성친구를 사귀었거나, 방과 후면 친구들끼리 모여 운동장에서 축구를 했을 것이고,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빠진 오타쿠였을 수도 있다. 영화는 그 시절의 우리와 다르지 않은 보통의 고등학생들을 스크린에 옮긴다. 유일한 엘리트인 키리시마를 아무렇지도 않게 배제하고, 심지어 끝까지 그가 사라진 이유조차 밝히지 않는다. 대신 그의 부재를 둘러싼 보통의 학생들의 소소한 일상들을, 굳이 여러 시점을 통해 반복적으로 보여줄 뿐이다. 잔잔한 일상에 작은 돌멩이를 던져 물결을 일으키고, 이를 통해 보통의 학생들이 지닌 진심을 수면 위로 드러내는 것이 이 작품의 이야기 방식이다. 이는 우리에게 익숙한 청춘영화들과는 분명한 차이를 가지며, 특정 스타일로 규정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감상과 해석을 허용한다.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를 통해 희미해졌던 학창시절과 재회하는 순간 우리는 알게 된다. 그 시절이 자유, 순수, 행복 따위의 추상명사로 간단히 정의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이 영화는 다양한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다. 특정 인물에 대한 편중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캐릭터의 비중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으면서도, 10여 명에 이르는 인물들은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그들 간의 관계는 표면적으로 친밀하거나 혹은 적대적으로 보여지지만, 실제로 그들이 느끼는 감정은 표면적 관계와는 무관하다. 오히려 결코 응답받지 못하는, 그래서 설명될 수 없는 일방적 시선이야말로 그들의 심리를 표현하는 결정적 단서가 된다. 여자친구가 있는 히로키를 짝사랑하는 취주악부 부장 사와지마의 시선이나 중학교 시절부터 좋아했던 카스미를 향한 마에다의 시선, 그리고 키리시마를 대체해야만 하는 배구부의 리베로 후스케를 연민하는 미카의 시선까지. 동아리 활동을 대하는 태도와 더불어,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이 영화의 커다란 줄기를 이룬다. 이 영화가 이야기하는 고등학교 2학년 생의 가치관을 양 극단에서 대표하는 인물로, 영화부장인 마에다와 키리시마의 절친 히로키를 들 수 있다. 히로키가 키리시마의 부재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인물이고, 반대로 마에다는 키리시마로부터 가장 동떨어져 있는 인물이다. 로맨스보다는 좀비물을 좋아하고, 그래서 학교에서 좀비 영화를 찍는 마에다는 다른 누구보다도 동아리활동에 열심이지만, 그는 재능을 인정받은 적도 없을 뿐더러 스스로가 영화감독이 되지는 못하리라 생각한다. 과거 야구부원이었던 히로키는 동아리 활동을 피하고 주장의 부탁에도 경기에 참여하지 않지만, 무거운 야구가방을 항상 메고 다닌다. 마에다가 재능, 비전 따위와는 무관하게 좋아하는 일을 즐긴다면, 히로키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좋아하는 일을 버려둔 셈이다. 일반적으로, 성인이 가진 대표적 소양으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을 이루어내는 능력’ 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상으로부터 현실로의 가치 전도가 반드시 성장의 과정이라고 볼 수는 없을 뿐더러, 개인적으로는 어른스러움이 곧 현실적 사고를 동반한다는 것에도 동의할 수 없다. 지나치게 이상적인 자세도, 그렇다고 너무 현실적인 태도도 결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으며, 개인의 환경과 가치관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정되어야 할 문제일 것이다.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는 고등학생들의 이야기임이 분명하지만, 다 큰 어른들에게도 스스로를 투영할 수 있는 거울을 내민다. 여기에서 ‘그땐 아무것도 몰라서 행복했지’ 라거나 ‘놀지 말고 공부 좀 열심히 할 걸’ 따위의 감상은 한심할 따름이다. 고등학생으로서의 세계와 지금의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다르다는 생각은 결국 자기 위안일 뿐,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는 어딘가에서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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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사이시 조 OST 세계로 푹 빠져볼까요?
1. Summer 1999년에 개봉된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의 메인 테마곡으로, 영화 보다 이 노래를 아는 사람들이 더 많을 정도로 국내에서 꽤 유명한 곡이지요. 연주 내내 울리는 스타카토의 톡톡 튀는 매력적인 느낌 덕분에 여름날의 소나기 같은 상콤한 청량감이 전해지는 느낌이네요. 출처: http://youtu.be/_t1KvFMUNws 2. 인생의 회전목마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하울과 소피가 함께 하늘을 걷는 장면에서 흘러나온 '공중산책'과 같은 구성의 음악이에요. 정말 동화 속에 빠져드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몽환적이지요. 기무라 타구야가 연기한 하울의 목소리 때문에 영화 보는 내내 더더욱 심쿵했던 아련함이;;; 출처: http://youtu.be/lAfqGyG1738 3. The Bygone Days 팝콘 언니가 매우매우 애정하는 영화 <붉은 돼지>의 OST인 '지난 날'이란 곡이에요. 재즈풍의 피아노 연주와 그루브 넘치는 트럼본, 색소폰 솔로를 듣다보면 시나브로 로맨틱해지는 기분은 어쩔 수가 없어요. 어두컴컴한 bar에서 독한 술 한 잔 앞에두고 라이브로 듣는다면 얼마나 황홀할까요. 출처: http://youtu.be/IF91bwbBAtQ 4. 벼랑 위의 포뇨 노래 자체도 귀엽고, 99년생(당시 10살) 노조미의 몸짓 하나하나와 목소리도 귀엽고, 무엇보다 옆에서 인형 흔드는 아저씨도 귀엽네요;;; 웅장한 곡부터 이런 상콤한 동요까지 모두 커버 가능한 히사이시 조 오라버니는 정말... 출처: http://youtu.be/3EP8qjwfNQo 5. One Summer's Day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초반, 자동차를 타고 이사할 집으로 가는 도중에 흘러나온 곡으로, 울나라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지브리 OST로 꼽힌다고도 하네요. 히사이시 조는 곡이 어렵지 않음에도 우아하면서도 감동적인 느낌을 주는지라 더 끌리는 듯 해요. 출처: http://youtu.be/t41DYdwur2U 6. Mononoke Princess 영화 <원령공주>의 메인 테마곡으로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음악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죠. 애잔하면서도 대자연을 느낄 수 있는 신비한 느낌의 선율이 무척 매력적이에요. 눈빛이 너무도 강렬했던 우리의 아시타카 도련님은 잘 살고 계실려나요. 출처: https://youtu.be/zjkJEEBH54Q 7. 바람의 전설 영화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주제곡입니다. 피아노 솔로로 연주하다가 팀파니가 '두둥'하며 바이올린 합주로 이어지는 부분이 마음에 들어 수십번 리플레이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찾아보니 이 영화가 만들어진지 벌써 30년이 넘었네요. 어머나... 출처: http://youtu.be/yAeohVqBcw4 8. A Waltz of Sleigh 히사이시 조는 스튜디오 지브리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요, 이 중 국내 영화나 드라마 OST도 참여를 했었답니다. 그 중 <웰컴 투 동막골>의 '썰매 왈츠'는 신비로우면서도 즐거운 느낌을 동시에 주는 명곡이지요. 물론 영화도 꿀재미 보장요ㅎㅎㅎ 출처: http://youtu.be/6q3tR5nMcWs 9. Always with me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중 엔딩 자막이 올라갈 때 흘러나오던 노래 '언제나 몇 번이라도' 입니다. 참고로 이 곡은 히사이시조가 아닌 'Kimura Yui'가 작곡한 곡입니다. 곡이 너무나 좋아서 넣어 보았어요^^ 잘 들어보시면 여가수의 호흡이 짧은 느낌이 드는데요, 과거에 사고로 성대를 다쳐서 그렇다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청아하고 이쁘게 노래하며 잔잔한 여운을 건네주네요. 출처: http://youtu.be/fyp9z351TeY 10. 이웃집 토토로 중독성 있고 발랄한 멜로디로 인해 들을 때 마다 늘 기운이 넘치는 곡이지요. 이 노래를 실내공연장에서 200명의 오케스트라와 800명의 합창단이 함께하니 그 웅대함으로 인한 감동은 상상 이상일 것 같아요. 마지막에 지브리의 두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와 히사이시 조가 함께하는 장면은 오래도록 잊지 못 할 장면이었어요. 출처: http://youtu.be/BdNksb9Rtic
#115 수식이 필요 없는 장면들, 스튜디오 지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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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낙원의 밤'을 감상하기 전 생각할 것들
박훈정 감독의 연출작들을 돌이켜 보면 <신세계> 이후의 작품들이 흥행이나 평가 면에서 그리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했던 것이 사실이겠다. <대호>도 그렇고 <브이아이피>의 경우도 그랬다. 그러다가 <마녀>가 제작비 대비 괜찮은 흥행을 했고 작품에 대한 평가 역시 전작들에 비해서는 긍정적인 편이었던 게 아마도 그다음 작품인 <낙원의 밤>을 위한 동력이자 탄력이 되기도 했을 것이다. 배우 이야기도 비중 있게 할 수 있겠다. 엄태구 배우의 경우 <차이나타운>이나 <밀정>, 전여빈 배우의 경우 <죄 많은 소녀> 이후 드라마 [빈센조]에서 활약 중이며 차승원 배우는 <하이힐>에서도 강렬한 캐릭터 연기를 펼친 바 있다. 말하자면 선 굵고 색깔이 뚜렷한 누아르 장르의 연기에 최적화된 캐스팅이라고 <낙원의 밤>의 출연진에 대해 말할 수 있을 듯.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2020)의 경우도 그랬고 지난 몇 해 동안 유사한 장르 혹은 톤의 영화들을 다수 접해왔던 것은 <낙원의 밤>을 만나기 앞서 어느 정도 우려할 만한 부분이기도 하다. 어떤 이들은 “또 범죄 영화냐”라고 반응할 수도 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어느 정도 예상하거나 짐작하는 바도 있을 것이며, 결국 관객들이 익히 알고 있거나 떠올릴 수 있는 도식적인 측면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기도 하다. 다만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낙원의 밤>에 대한 해외 관객과 평단의 반응은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지 궁금해지는 측면도 있다. <낙원의 밤>의 줄거리는 어떤 면에 주목해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기술될 수 있다. ‘조직의 타깃이 된 남자’ ‘태구’의 삶을 중심으로 볼 수 있으며 혹은 전여빈이 연기한 캐릭터와 ‘태구’의 관계에 중점을 둘 수 있다. 해외 시놉시스 등 자료를 보면 태구가 그의 아픈 동생과 사촌을 위해 새 삶을 살고자 하지만 그들이 태구를 노리는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고 태구는 동생과 사촌을 살해한 이들을 향해 복수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이것들은 특정 국가나 특정 영화제에서 주목하여 기술한 부분이기도 하겠으나, <낙원의 밤> 역시 관객 각자가 기대하거나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만하다. (...) https://brunch.co.kr/@cosmos-j/1253 https://brunch.co.kr/@cosmos-j/1253
원작보다 센스있게 오역한 영화 제목들.jpg
원제: Basic Instinct (기본적 본능) 번역: 원초적 본능 basic이란 단어에서 '원초적'이란 단어를 끌어낸 번역자 능력 ㄷㄷ 원제: Ghost (유령) 번역: 사랑과 영혼 원제: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부치 캐시디와 선댄스 키드) 번역: 내일을 향해 쏴라 원제는 그저 등장인물 이름들일 뿐이었는데 멋들어진 제목으로 재탄생함 원제: Bonnie And Clyde (보니와 클라이드) 번역: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영화를 보면 알게 되는 제목의 진가 원제: What Dreams May Come (어떤 꿈이 이루어질까) 번역: 천국보다 아름다운 원제: Dead Poets Society (죽은 시인 클럽) 번역: 죽은 시인의 사회 가장 유명한 오역임과 동시에 베스트 오역 원제: The Girl Next Door (이웃집 소녀) 번역: 내겐 너무 아찔한 그녀 원제: Charlie's Angels (찰리의 천사들) 번역: 미녀 삼총사 원제: Mean Girls (비열한 소녀들) 번역: 퀸카로 살아남는 법 원제: Legally Blond (똑똑한 금발) 번역: 금발이 너무해 원제: Shallow Hal (찌질한 할) 번역: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원제: Music And Lyrics (작사 작곡) 번역: 그 남자 작곡 그 여자 작사 원제: Night At The Museum (박물관의 밤) 번역: 박물관이 살아있다 원제: Despicable Me (비열한 나) 번역: 슈퍼배드 원제: Frozen 번역: 겨울왕국 타국 번역은 눈의 나라, 눈의 여왕, 얼음깨기 등등 진부했는데 겨울+왕국이라는 제목이 직관적이면서도 이쁜듯 원제: Theory Of Everything (모든 것에 대한 이론) 번역: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원제: Two Days One Night (1박 2일) 번역: 내일을 위한 시간 원제: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월터 미티의 비밀스러운 삶) 번역: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원제: Gone Girl (사라진 소녀) 번역: 나를 찾아줘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