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ehoonChoi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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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훈의 시네마트] 과잉은 결핍이 꾸는 꿈, <아리아>

결핍이 심할수록 상상력은 풍부해지는 법이다. 무채색을 제외한 모든 색감을 한데 모아놓은 것 같은 영화의 질감은 아리아의 황량한 내면의 또 다른 표현이 되어, 아리아의 건조한 마음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부모의 집에서 쫓겨나듯 나와 거리를 떠도는 아리아의 모습은 흡사 동화 속 성냥팔이 소녀를 떠오르게 만든다. 추위와 무관심을 극복하기 위해 성냥팔이 소녀는 성냥을 하나씩 켠다. 성냥이 켜질 때마다 소녀는 자신의 처참한 현실과 다른 환영에 빠진다. 하지만 성냥불은 너무 금방 사라진다. 행복과 배려가 결핍된 인생을 살다보면 그렇게 상상력이 넘쳐 과잉이 되는 법이다. 그러니 아리아가 처한 건조한 인생과 대비되게 화려하고 노골적인 색감은 너무나 건조해 숨을 쉬기 어려운 소녀가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낸 일종의 환영의 세계라고 이해해도 무리는 없다. 의외의 순간, 아버지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고딕 호러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한 아름다운 장면은 동시에 비현실적이고 위험해 보인다. 학대에 가까운 아빠와 엄마의 강박과 이기심은 쉽게 용인되지 않지만, 세상에는 상상보다 훨씬 더 나쁜 부모가 ‘엄연히’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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