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nchio
3 years ago10,000+ Views
25년 전 교보생명 창립자의 제안으로 시작 처음부터 지금처럼 운치 있고 멋들어진 문장이 아니었다. 1991년 1월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가 처음 제안한 문안은 '우리 모두 함께 뭉쳐 / 경제활력 다시 찾자'였고, 이후에도 '훌륭한 결과는 / 훌륭한 시작에서 생긴다' '개미처럼 모아라 / 여름은 길지 않다'같은 '임직원 훈화용 멘트'였다. 지금까지 광화문 광장에 그 같은 구호가 걸려있다면 얼마나 숨 막힐까. IMF 외환위기가 터진 다음 해인 98년 봄 '시민에게 위안을 주는 글을 올리자'며 고은 시인의 시 <낯선 곳>에서 따온 '떠나라 낯선 곳으로 / 그대 하루 하루의 / 낡은 반복으로부터'를 건 게 좋은 반응을 얻게 되면서 구호는 시로 바뀌게 된다. IMF가 광화문 글판을 살린 셈이다. 광화문 글판이 본격적으로 시민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라는 게 교보생명 측의 설명이다. 이후 광화문 글판의 주인공은 도종환, 김용택 등 국내 시인부터 공자, 헤르만 헤세, 파블로 네루다 같은 현인들이 차지했다. 심지어 아이돌 가수의 노래가사가 채택되기도 했다. 고은 시인은 무려 7번이나 올려 가장 많이 등장한 작가가 됐고, 광화문 글판만을 위해 지은 시도 두 편이나 된다. 광화문 글판이 세인들의 관심을 끌자, 광화문 가로수와 같이 계절에 맞춰 1년에 4번 옷을 갈아입게 됐다. 문구 선정도 시인, 소설가, 카피라이터, 언론인 등이 참여하는 '문안 선정 위원회'가 꾸려져 시민의 공모작과 선정 위원들의 추천작이 열띤 토론과 투표를 통해 경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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