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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6.02

그녀는 모르더군요. 깊고 깊은 우물 안에 혼자 갇혀 아무런 반항도 할 힘도 없는 그녀는 위에서 쏟아내리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물을 온전히 서서 맞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녀는 해가 떠있는 날엔 그녀의 눈에 해님의 빛이 반사가 될 만큼이나 멋진 눈을 가졌고 밤에는 달님의 고요한 빛을 담아내기에도 충분한 아름다운 눈을 가졌어요. 우물의 주위를 서성거리던 나는, 길고 긴 줄과 조롱박같이 생긴 바가지를 우물 안으로 천천히 내려놓았어요. 그녀가 그 줄을 받아내기를 바라면서. 그렇지만 나는 그녀가 있는 우물 안을 내려다보지 않았어요. 무서웠거든요. 그렇지만, 그 안에 있는 그녀를 너무도 꺼내주고 싶었습니다. 줄을 내려놓은 상태로 오롯이 기다리기를 며칠. 그녀는 줄을 손과 팔에 감고 천천히 올라오고 있었어요. 이렇게 기쁠 수가. 나는 너무 기뻐서, 너무 좋아서 내려다보고 싶었지만 난 다시 다시 또 무서워졌어요. 그녀를 만나면 사랑에 빠질 것 같았거든요. 그녀가 아직도 올라오고 있어요. 내가 줄을 잡아 당겨줄수 있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온전히 그녀가 그녀 힘으로 알아내야 해요. 그녀 자신만 몰랐던. 그곳에 갇혀 있어야 했던 그 이유와. 자신이 사랑스러운,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라는 사실을요.
epitone project. vocal by 심규선
선인장 - acoustic version.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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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눈물이 나죠ㅋㅋ 저도 깊고 깊은 우물에 빠져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 줄을 당겨주면 쉽게 나올 수 있겠지만 혼자 힘으로 빠져나와야만 온전한 '나'인 상태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겠죠 그 과정이 정말 힘든 거 같아요 위로가 되는 글이에요 감사합니다
왜 험한일은 본인 혼자서 다 감당해야 가치를 매기는건지? 돕고 사는세상이 알흠답다는건 다큐 '동행 ' 프로따위나 먹히는건가? 그게 벅차서 그럴 의욕마저 못느껴 스스로 사그라지는 사람도 있다는걸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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