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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선술집 벽의 낚서~~~ 친구야~ 이쁜 자식도 어릴때가 좋고 서방이나 마누라도 사랑이 뜨거울  때가 부부아니더냐~ 형제간도 어릴때가 좋고 벗도 형편이 같을때가 진정한 벗이 아니더냐~ 돈만 알아 요망지게 살아도 세월은 가고 조금 모자란 듯 살아도 손해볼것 없는 인생사라 속을줄 알고 질줄도 알자~ 얻어 먹을 줄도 알면 사줄 줄도 알고..!! 꽉 쥐고 있다가 죽으면 자네 아들이 감사하다고 할건가? 살아생전 친구한데 대포 한잔도 사고 돈 쓸데 있으면 쓰고 베풀고 죽으면 오히려 친구가 오히려 자네를 아쉬워 할걸세...!! 대포 한잔 살줄 모르는 쫌보가 되지 말게...!! 친구 자주 불러내 대포 한잔으로 정을 쌓는것이 바로 돈 많은것 보다 더 즐겁게 사는 것이라네~~ 그러니 친한 친구 만들어 자주 만나보세~ 내가 믿고 사는 세상을  살고 싶으면 남을 속이지 않으면 되고 남이 나를 미워하고 싫어하면 나 또한 가까운 사람에게 가슴 아픈 말 한적이나 글로 아픔을 주지 않았나 주위를 돌아보며 살아가자~ 친구야~ 큰집이 천간 이라도 누워 잠잘때는 여덞자 뿐이고 좋은 밭이 만평이 되어도 하루 보리쌀 두되면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는 세상이니 몸에 좋은 안주에 소주 한 잔하고 묵은지에 우리네 인생을 노래하며 사시게나~ 멀리 있는 친구보다 지금 자네 옆에 이야기 들어줄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그 사람이 진정한 친구가 아닐가~? 속이지 말고 나쁜짓 하지 말고 남 비평하지 말고 있는것 써가면서 좋은 말만 하면서 꾸밈없이 살다가 가세나~~~
'덕분에 챌린지'를 '고마워서 해보기'로
#토박이말바라기 #토박이말 #참우리말 #숫우리말 #순우리말 #고유어 #고마워서 #해보기 #덕분에 #챌린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것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새로운 말도 많이 만들어 쓰게 됩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하는 '덕분에 챌린지'라는 것을 보고 마뜩잖다는 생각만 하고 지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마뜩잖게 여기고 지나치면 그 말이 힘을 얻게 될 것이고 그런 뒤에 새로운 말을 만들어 봤자 쓸모가 없게 될 거란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챌린지'가 잉글리시 'challenge' 에서 온 것이고 흔히 '도전'이라는 말로 뒤쳐(번역해) 쓰고 있습니다. '도전'도 말집(사전)에는 첫째 '정면으로 맞서 싸움을 걺'이라는 뜻이 있다고 하고 둘째 '어려운 일의 성취나 기록 경신 따위에 나서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두 가지 뜻이 있다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챌린지'에서 보듯이 '도전'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 것은 '덕분에 도전'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챌린지'를 무엇으로 하면 좋을까요? 저는 토박이말 '해보다'의 이름씨꼴 '해보기'에 '도전'의 둘째 뜻을 담아 썼으면 좋겠습니다. 이제까지 '해보다'에는 '대들어 맞겨루거나 싸우다'는 뜻밖에 없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어떤 일을 이루려고 또는 새로운 열매(결과) 얻기에 나서다'는 새로운 뜻을 보태자는 것입니다. 그러면 '해보기'는 '도전'과 비슷한말이 됩니다. '덕분에 챌린지'는 빛무리(코로나) 19에 맞서 일해준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이어주고 싶어서 만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그 분들이 고마워서 만든 것입니다. 그렇다면 '고마워서 해보기'라는 말로도 그 마음을 넉넉하게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말이 없다고 손쉽게 다른 나라말을 써 버리면 우리말이 설 자리는 자꾸 줄어들 것입니다. 얼른 떠오르지 않아서 다른 나라말로 새로운 말을 만들었더라도 우리말로 비슷한 뜻을 담은 말을 만들어 쓰겠다는 마음이 있어야 우리말을 지키고 우리다움을 지켜 물려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해 본 '고마워서 해보기'라는 말보다 더 나은 말을 만들어 내서 쓰자고 하는 또 누군가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생소 1] 낮잠 3
오후 수업은 없었다. 혜주와 나는 아무 계획 없이 우선 지하철역으로 가는 스쿨버스에 몸을 실었다. 커튼을 젖히자 햇빛이 들어왔다. 종강이 얼마 남지 않았다. 겨울방학이 기다리고 있었고, 곧 졸업이었다. 신임 학생회장 P는 여전히 조금 못 미더운 데가 있었지만 이제는 내 알 바가 아니었다. 지난주 인수인계를 모두 마치고 나자 후련하기 그지없었지만, 이제 당장의 진로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신춘문예나 문예지 등단과는 거리가 먼 동기들은 취업이냐, 4년제 대학 편입학이냐를 두고 고민 중이었다. 지난주 겨우 원고를 모아 신춘문예 공모전에 투고하기는 했지만 나 역시 기대할 바는 못 되었고, 마찬가지로 취업이냐 편입이냐를 두고 고민 중이었다. 혜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무도 모르는 거야. 네가 이번에 떡하니 등단해서 우리 학번 최초의 소설가가 될지 누가 알아? 나는 조바심을 내는 혜주에게 이렇게 격려하곤 했지만, 또 그건 나 스스로에게 건네는 말이기도 했지만 사실 크게 힘이 되지 않을 말이었다. 아무도 모른다는 것, 그러니까 앞일은 결코 아무도 알지 못한다는 것. 그것만이 진실이었고, 그것만이 일말의 위로라면 위로였으며 격려라면 격려였다. 버스에서 내리다 말고 혜주가 느닷없이 우측 중간쯤의 좌석에 앉았다. 그리고는 몸을 숙였는데, 바닥에서 뭔가를 줍고 있는 것 같았다. 이윽고 몸을 일으킨 혜주가 보랏빛 가죽 지갑 하나를 들어 보이며 내게 익살스런 눈짓을 했다. 버스에는 기사 아저씨를 제외하고 우리 둘뿐이었다. 혜주를 앞세우고 서둘러 내린 내가, 그게 뭐냐고 묻듯 혜주와 혜주의 손에 들린 지갑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주웠어. 혜주의 말이었다. 혜주와 나는 옆 건물 입구로 들어가 지갑을 열어보았다. 스쿨버스이니 당연히 같은 학교의 학생이 떨어뜨리고 간 지갑일 터였다. 학생증이 있었고, 살펴보니 우리 학과 옆 건물을 쓰는 학과의 모르는 여학생이었다. 프랜차이즈 카페 멤버십 카드 몇 장과 절반 조금 넘게 도장이 찍힌 종이쿠폰 몇 장, 그리고 체크카드 한 장과 현금 이만 원이 들어있었다. 우리는 길게 고민하지 않았다. 현금 이만 원을 꺼내 주머니에 넣은 뒤 지갑은 근처에 세워진 우체통에 넣었다. 이만 원쯤은 괜찮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만 원어치의 가벼운 죄책감. 훗날 업보처럼 이만 원 어치의 벌을 받는다고 해도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을 거라는 합리화를 시작했다. 십만 원, 아니 오만 원만 됐더라도 적어도 우리 둘 중 하나는 진지하게 그대로 돌려줄 것을 제안할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는 완벽하게 같은 생각을 한 것처럼 말없이 그 모든 것을 실행했다. 우리는 이만 원을 가지고 무엇을 할지 고민했다. 오전 수업을 마치고 우리는 막 구내식당에서 가장 저렴한 백반을 먹은 후였다. 이만 원이라는 돈은 둘이서 뭔가를 하기에는 참 어중간한 돈이었다. 핑계라면 핑계지만 학생회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아르바이트 같은 것은 하지 않게 되었던 우리는 늘 궁핍했고, 요 근래에는 캠퍼스 주변 산책이나 하는 것이 데이트의 전부였다. 약소한 장학금을 받기는 했지만 등록금 일부 면제 식의 지급이었고, 그나마도 학생회장인 나에 국한되었던 것이다. 몇 차례 의논 끝에 평소 봐두었던 카페에 가기로 했다. 저 카페 예쁘다. 이런 말은 많이 했지만, 돈이 생겨도 가보지는 못했던 그런 카페였다. 평일 낮이어서인지 카페는 휑했다. 바깥에서 보던 것에 비해 실내 인테리어는 조금 아쉬웠다. 앤티크한 콘셉트를 어설프게 시도하다 실패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널찍한 소파형 의자는 마음에 들었다. 우리는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희끄무레한 턱수염을 기른 중년의 주인이 가져온 메뉴판에는 요즘 보기 드물게 파르페가 있었다. 혜주는 신기하다며 파르페를 시켰고, 나는 버릇처럼 아메리카노를 시키려고 했다. 혜주는 나를 타박하며 비싼 것을 주문하라고 했다. 나는 혜주를 따라 파르페를 주문했다. 우리는 잔에 꽂혀 나온 조그만 장식용 우산을 가지고 장난을 치거나 창밖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함께 말없이 쳐다보기도 했다. 그러다 나는 문득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는 혜주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캠퍼스 커플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들이 많지만, 나는 캠퍼스 커플의 이점을 더 많이 봤다고 생각한다. 대개 부정적인 입장은 캠퍼스 커플의 학기 중 이별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포함한 그 이후 대처의 곤란함 때문일 텐데, 어떤 의미에서 나는 그것이 오히려 우리의 결속력을 더 다져주었다고 생각한다. 주변 친구들을 의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감정의 균형을 가지게 해준 것 같기도 하다. 이별 이후의 상황을 맞이하는 것이 자신 없기도 했고, 더구나 나는 학생회장이라는 어쭙잖은 위치 때문에 늘 구설에 휘말리기 좋은 먹잇감이었던 것이다. 오히려 나는 일찍이 혜주와 공식적인 캠퍼스 커플이 되었기에 스캔들을 피해가기 용이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한, 학생회 내부의 횡령 의혹이 학생들 사이에서 일었을 때, 또 그것이 후배들의 근거 없는 모함으로 드러나기까지 힘겨운 싸움을 지속해 갔을 때 우리는 외부의 ‘적’ 덕분에 서로가 싸울 여지조차 없었는데, 어찌 보면 그것은 우리가 서로를 제대로 돌아볼 시간이 없었다는 말이 될 수도 있었다. 혜주와 나의 연애는 학생회 활동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우리의 관계를 다소간 지켜주었던 학생회 활동은 이제 막 끝났다. 또한 사실상 졸업을 앞둔 우리에게는 캠퍼스 커플로서의 기한도 끝나가고 있었다. 이제 온전히 우리 둘만 남은 것이다. 우리의 연애는 앞으로도 무사할까. 온전히 우리의 힘만으로.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을 무렵, 혜주는 잠깐 눈 좀 붙이겠다며 소파에 몸을 뉘었다. 금세 잠에 빠진 혜주를 보며 나는 눈치를 살피듯 카운터 쪽을 바라보았다. 사장은 어디를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나는 혜주를 따라 내 쪽 소파에 몸을 슬며시 뉘어보았다. 햇빛이 기분 좋게 쏟아지고 있었다. 눈이 스르르 감겨왔다. 꿈에 나는 숲길에서 조깅을 하고 있었다. 뜬금없게도. 그리고 나는……, 울고 있었다. 뛰는 것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자꾸만 울었다. 나를 흔들어 깨운 것은 혜주였다. 이봐요, 이제 좀 일어나시죠. 나는 웃어 보이는 혜주의 손을 찾아서 잡았다. 이렇게 세상모르고 자고 있으면 어떡해요, 아저씨.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고. 무슨 일이라니? 혜주는 카운터 쪽을 가리키며 눈치를 주었다. 사장은 우리 쪽을 향해 불편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턱수염을 연신 만져댔다. 손님도 없는데, 어린 대학생들이 와서 대놓고 누워 자고 있으니,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느낌이었다. 얼마나 잔 거야, 우리. 우리라니, 나는 금방 일어났어. 너는 진짜 세상모르고 자더라. 우리는 짐을 챙겨 카페를 나왔다. 아직 밖은 환했다. 각자의 집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금정역을 지나칠 무렵 나는 혜주에게 꿈 얘기를 해주었다. 조깅을 하는데 왜 울어 근데? 혜주가 물었다. 글쎄, 그냥……, 덧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말을 마치자마자 혜주는 풉, 하고 웃었다. 그리고는 이내 나를 애늙은이라고 놀려댔다. 혜주는 공모전 당선 연락이나 꼭 왔으면 좋겠다며 이내 화제를 돌렸다. 사실 혜주와 나는 학기 중 내내 공모전에 투고를 꾸준히 해왔지만 늘 고배를 마시고 있었다. 이제까지는 그러려니 해왔지만, 졸업이 다가오니 영 불안한 것이 사실이었다. 나는 습관적으로 같은 레퍼토리의 위로를 하려고 입을 떼려다가 말았다. 그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당역에 먼저 내린 혜주와 스크린도어를 사이에 두고 서로 손을 흔들었다. 이렇게 쉽게 작별 인사를 해도 좋을까. 물론 내일도 학교에서 보겠지만.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하루를 흘려 보내버려도 좋은 걸까. 그렇게 남의 돈을 함부로 써버려도 되는 것이었을까. 그렇게 무방비하게 빈 카페에서 낮잠을 자도 되는 것이었을까. 이렇게 할 말을 많이 남겨놓은 채 혜주를 쉽게 보내도 되는 걸까. 앞으로 무슨 일들이 일어날 줄 알고. 영영 헤어질 것도 아닌데 자꾸만 우습게도 그런 생각들이 들었다. 옆 사람이 자꾸만 혀를 찼다. 그가 양손에 펼쳐 들고 있는 무가지를 힐끔 쳐다보았다. 유명 여배우가 자살했다는 기사가 실려 있었다. 앞자리의 여자들도, 다른 자리에서도, 모두들 그 얘기를 하는지 지하철 전체가 술렁이고 있었다. 갑자기 시야가 누렇고 뿌옇게 보였다. 도대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고. 지하철이 어둡고 긴 터널을 끝도 없이 통과해갈 것만 같았다. 모든 것이, 다 겪어보지도 못한 인생이, 문득 덧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소 1] 낮잠 2
모처럼의 이른 퇴근길이었다. 이게 얼마 만인가 싶었다. 승진을 앞두고 있었지만, 그것은 변변찮은 회사에서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에는 턱없이 미진한 보상이었다. 아직 아무에게도 말하지는 않았지만, 사실 몸도 마음도 지칠 대로 지쳐 이직을 생각 중이었다. 그 전에 여행이라도……, 아니다. 나는 한동안은 그냥 푹 쉬고만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모든 것이 덧없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전철 입구를 올라와 신호등 없는 사거리의 횡단보도를 막 건넜을 무렵이었다. 아저씨…… 아저씨……! 방금 건너온 보도블록 저편의 골목에서부터 누군가를 다급하게 외쳐 부르는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서서히 짙어지고 있었다. 남자가 부르는 상대가 나라고 생각해서 돌아본 것은 아니었지만, 그 남자의 시선은 분명 이편에 고정돼있었다.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리 봐도 남자가 호명하는 상대로 추측되는 사람은 없었다. 조그만 구두수선 방 앞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노인 둘과 좌판에 희멀건 더덕을 늘어놓고 있는 왜소한 노파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나는 잠시 멈춰 서 있었고, 남자는 잰걸음으로 보도를 건너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상하지만 그가 저 멀리서부터 외쳐 부른 상대는 바로 나인 것 같았다. 결국 그가 당도한 곳은 내가 서 있는 바로 앞이었다. 남자는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나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었다. 굉장히 반가운 사람을 만난 듯. 뭘까 이 남자는. 복권 배달하는 분이시죠? 그의 말이었다. 복권이라니. 이건 무슨 황당한 소리란 말인가. 게다가 그의 말투는 너무나 확신에 찬 것이어서 나는 순간 내 기억을 의심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불러대도 이쪽에서 그 정도로 반응이 없었다면 긴가민가할 법도 한데,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과 나를 완벽하게 동일시하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기억을 아무리 더듬어도 내가 복권과 관련됐던 기억은 없었다. 동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 복권을 팔았던 기억이 잠시 머릿속을 스쳤지만, 그건 대학을 졸업하고 난 뒤 취업 준비 기간 중 고작 두 달가량 스쳐 가듯 했던 일에 불과했다. 이미 3년도 더 지난 일이다. 게다가 복권 판매도 아니고 복권 배달이라니? 나는 정신을 가다듬었다. 아닌데요. 나는 어떠한 감정도 실리지 않은 무심한 표정과 말투로, 티 나지 않게 최대한 화를 내고 싶은 기분이었다. 나는 나 자신이 내가 모르는 누군가와 이토록 확신에 찬 착각을 일으킬 수 있는 인물이라는 사실에 너무나 불쾌해지기 시작했다. 나의 고유성이 완벽하게 부서지는 느낌이었다. 아니에요? 그가 얼굴에서 웃음을 조금씩 거둬들였다. 내 말을 듣고도 다소 의아해하는 것 같았다. 아니라고요. 그가 어리둥절해 하며 천천히 발걸음을 돌렸다. 그는 사과 한마디 없었지만, 그것은 그의 무례함이라기보다는 여전히, 그가 알고 있는 사람이 나와 동일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데서 오는 일종의 얼떨떨함으로 느껴졌다. 그러자 나 역시 내가 잊고 있는 기억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스스로도 황당하기 그지없는 상상을 잠시 해보았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가 알고 있는 사람이 다름 아닌 정말 나라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잠시 멍해진 기분을 떨쳐내고 나 역시 발걸음을 뗐다. 돌아보았을 때 남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