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lrangbook
3 years ago1,000+ Views
비행기 시간 때문에
공항에서 밤을 지새운 적이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 구경도 무료해질 즈음, 한 사람이 내 맞은편 의자에 걸터앉았다. 약간은 허름해진 옷차림, 거뭇하게 그을린 피부, 커다란 배낭까지. 장기 여행자의 흔한 모습이었다. 그 사람은 가끔씩 내 앞에 희미한 사진처럼 떠오른다. 얼굴이 또렷하게 생각나는 건 아니지만 그 사람이 풍기던 분위기가 기억난다.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설렘도 아니고, 지속된 여행에 지친 모습도 아니었다. 외로움, 그리고 외로움을 털어내려고 하는 몸부림. 아직도 그 사람은 외로움과 함께, 외로움을 털어내는 여행 중일지도 모르겠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 희미한 기억을 남기며.
6 comments
Suggested
Recent
가끔은 다른 사람의 기억속에서 살고 있을때가 있더라구요..내 자신은 전혀 기억할 수 없는 기억을 해주는 사람들..
네! 벌써 기대되네요^^
@malrangbook 꽤 괜찮았어요, 한번 다녀보심도 좋을거라 생각되네요. :^)
외로움을 오롯이 느끼기 위한 여행.. 저도 그런 여행을 떠나봐야겠어요.
그렇군요. 전 외로움을 오롯이 느끼기 위해 여행을 했었는데.
View more comments
3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