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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일.

그대의 뜨거운 눈 / 조영석    

새벽까지 잠들지 못하는 그대의 눈 난 그 눈을 한 꺼풀 고이 벗겨내 깊은 계곡 차디찬 물로 씻어주고 싶었네 온종일 붉은 핏발이 선 하여 풀냄새 나는 것들 앞에선 여지없이 녹아내리고 마는 그대의 눈이 가여워 짐승들의 후각이 닿지 않는 곳까지 데려가 오래오래 고이 숨겨두고 싶었네 내 눈은 이미 오래전 모래가 차올라 버석거리고 그대의 눈을 내 눈 속에 넣고 찰랑거리는 물소리를 밤새 들으며 나를 놓지 마오 나를 놓지 마오 녹아내리듯 잠들고 싶었네 오늘밤 온종일 붉게 녹아내린 그대의 눈 뿌리에 고인 물이 한없이 따뜻하네 제 몸을 다 녹이고 나면 이 밤 또 유리 조각처럼 부서지고 말 그대의 눈, 내 눈이 그대의 눈이 되기를 나는 그대의 이마를 짚으며 잠이 드네.
(사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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