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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의 5할 본능, 과연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

2015 KBO 리그도 전체 720경기 중 6월 28일 기준 362경기를 소화하면서 반환점을 돌았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기 위한 선두 싸움과 함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5강 싸움 역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5강 싸움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팀들 중에서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선전하고 있는 팀이 있다. 바로 시즌 초 롯데 자이언츠, kt 위즈와 함께 전문가들의 예상에서 하위권으로 분류되었던 KIA 타이거즈이다. 타이거즈는 버틸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5할 승률을 유지하며 6월 28일 기준 35승 35패, 5할 승률로 공동 6위를 차지하고 있다. 5위 한화 이글스와 1게임 반 차이로 언제든지 5위 자리를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KIA는 과연 후반기에도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으며 전반기만큼의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까?
올해 보여주고 있는 각 팀의 경기력과 실제 승률은 차이가 날 수 있다. 그 요인은 강력한 불펜, 1점 차 경기에서의 승률, 찬스에서의 클러치 능력과 위기 대처 능력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런 요인으로 인한 손익이 시즌 끝까지 갈 수도 있지만 벤치의 능력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행운’에 기반을 둔 요소로 시간이 지날수록 평균에 수렴하는 편이다. 이렇게 ‘운’과 관련된 요소를 제외하고 경기력 만으로 기대 승률을 계산할 수 있다면 한 팀의 장기적인 예상 승률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세이버매트릭스에서는 이런 기대 승률에 관한 여러 가지 지표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시간에는 행운과 불운을 배제한 기대 득점, 실점 계산 지표인 Base Run을 통해 2015 KBO 리그 현재 각 팀의 경기력을 알아보고자 한다.
행운을 배제한 기대득점과 실점, Base Run
야구는 행운과 불운이 승부에 큰 영향을 주는 스포츠이다. 같은 안타를 치더라도 어떤 팀은 쉽게 대량 득점을 하는 반면, 어떤 팀은 무사 만루에서도 점수를 내지 못하여 팬들의 속을 썩이기도 한다. 몇몇 야구 팬들은 이런 상황을 ‘클러치 히팅’, ‘위기관리 능력’으로 포장하기도 한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잘하는 타자가 있으며, 위기 상황에서 더 뛰어난 피칭을 보여주는 투수가 있다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세이버매트리션들의 생각은 다르다. 클러치 히팅, 위기관리 능력은 허상이며 장기적으로 득점권 상황에서 투수와 타자의 성적은 자신의 원래 성적에 수렴해간다는 것이다. 세이버매트릭션들은 득점권 성적과 실제 성적이 차이가 나는 것은 득점권 상황에 대한 표본이 적기 때문이며 시즌이 지나고 표본이 쌓이게 되면 실제 성적에 수렴해갈 것이라 본다. 그렇기에 득점권에서의 성적을 중립화시킬 수 있다면 한 팀의 순수한 경기력에 한층 더 가까워질 것이다. 이렇게 득점권에서의 성적을 중립화시켜 순수하게 경기력으로 냈어야하는 점수, 허용했어야 하는 점수를 계산하는 지표가 바로 Base Run이다. Base Run이란 1990년 데이비드 스미스에 의해 개발된 지표로, 팀 타격 기록과 피칭 기록을 바탕으로 한 팀의 기대 득점과 기대 실점을 예측하는 스탯이다. 이 지표는 통계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각 공격 이벤트에 대해 기대 득점을 계산해낸다. Base Run을 계산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이번 분석에서 사용할 Base Run은 다음과 같은 간단한(?) 방법으로 계산할 수 있다.
Base Run(기대 득점) = A*(B/(B + C)) + D A = 안타 + 볼넷 + 몸에 맞는 볼 - 홈런 - 0.5 * 고의사구 B = (1.4*총루타 - 0.6*안타 – 3*홈런 + 0.1*(볼넷 + 몸에 맞는 볼 - 고의사구) + 0.9*(도루 - 도루자 - 병살타))*1.1 C = 타수 – 안타 + 도루자 + 병살타 D = 홈런
Base Run(기대 실점) = A*(B/(B + C)) + D A = 피안타 + 피볼넷 + 피몸에 맞는 볼 – 피홈런 - 0.5 * 고의사구 B = (1.4 * 피총루타 - 0.6 * 피안타 – 3 * 피홈런 + 0.1 * (피볼넷 + 피몸에 맞는 볼 – 피고의사구) + 0.9*(피도루 – 도루저지 – 병살타 유도)) * 1.1 C = 이닝 * 3 D = 피홈런 A는 누상에 출루하는 주자의 기댓값을 나타내고, B는 출루한 주자가 득점에 성공하기까지 베이스를 더 나아가는 요소들의 기댓값이다. (A, B는 기대득점과 기대실점의 공식 형태가 같다.) C는 아웃카운트의 기댓값이고, D는 한 번에 득점에 성공할 수 있는 홈런을 나타낸다. 이를 통해 6월 28일 기준으로 각 팀들의 기대 득점과 실제 득점을 비교해보았다.
올 시즌 득점 면에서 운이 좋았던 팀은 두산 베어스(+13.39), 기아 타이거즈(+10.17)였다. 득점이 기대 득점에 비해 높은 경우는 실제 경기력에 비해 득점권에서의 성적이 좋거나, ‘몰아서 나오는 안타’가 많은, 즉 ‘운’이 좋았기에 가능하다. 장기적으로는 기대 득점과 실제 득점의 차이가 줄어들면서 두 팀의 득점력이 앞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삼성 라이온즈(-17.16), kt 위즈(-19.73), 롯데 자이언츠(-9.87)는 기대 득점에 비해 실제 득점이 더 적어 불운했다. 찬스에서 응집력의 부재가 기대 이하의 득점으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듯 득점권 타율이나 응집력이 실제 경기력에 가까워진다면 이 세 팀의 득점력은 지금보다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는 올 시즌 각 팀의 기대 실점과 실제 실점을 비교해보았다.
기대 실점이 실제 실점에 비해 가장 적은 팀은 기아 타이거즈였다. 기대 실점에 비해 실제 실점이 무려 약 29점이나 낮았다. 기대 실점이 실제 실점보다 적다는 것은 득점권 상황에서 안타를 덜 맞거나, 운 좋게 산발적으로 안타를 허용했다는 것이다. 혹은 접전 상황에서 불펜 운용이 빛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자의 경우 기대 득점에서 살펴보았듯이 ‘운’에 기반을 둔 요소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기대 실점과 실점의 차이가 좁혀지면서 실점이 종전보다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기대 실점에 비해 실제 실점이 특히 많아서 불운한 팀은 kt 위즈(-32.32)와 NC 다이노스(-16.66)였다. 경기 후반 접전 상황에서 불펜진의 난조 혹은 불운하게도 연속타가 많았다는 것이다. kt의 경우에는 불펜진이 자리잡지 못한 원인도 있지만, 득점권 상황에서의 성적과 안타 허용의 밀집도는 시즌이 지날수록 본래 경기력에 수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kt와 NC의 실점은 기대 실점과 가까워질 것이라 본다.
타이거즈의 5할 본능은 행운?
기대 득점과 기대 실점을 바탕으로 ‘피타고리안 승률’ 계산식[1]을 통해 Base Run에 기초한 기대 승률을 계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행운과 불운의 요소를 배제한 실제 경기력에 가까운 승률을 매길 수 있었다. 현재까지 각 팀의 Base Run 기대 승률은 다음과 같다.
기대 승률과 실제 승률의 차이에서 다른 팀에 비해 눈에 띄는 팀이 바로 KIA 타이거즈이다. 타이거즈는 Base Run을 통해 계산한 기대 피타고리안 승률이 0.431로 실제 승률 5할에 비해 무려 6.9%나 낮았다. 공동 6위 팀이 기대 승률로는 9위까지 떨어진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 동안 KIA의 실제 경기력에 비해 득점권에서의 응집력이라든지 위기 상황에서 결과가 좋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타이거즈는 득점권, 피득점권 상황에서의 성적이 올 시즌 전체 성적보다 더 좋았다.
득점권 상황에서 공격 지표도 차이가 있었지만 특히 두드러지는 것이 투구 지표에서 득점권 상황과 전체 상황의 차이이다. 피안타율 7위, 피OPS 8위 등 투수력이 썩 강하다고 볼 수 없는 타이거즈는 득점권 상황에서만큼은 최강자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피안타율, BABIP는 리그 최저 1위를 차지하였으며 피OPS 또한 리그 2위를 차지하는 등 위기 상황에서 상당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 잔루율 역시 73.2%로 1위를 차지하여 타이거즈의 ‘위기관리 능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득점권 지표와 전체 지표의 차이는 기본적으로 ‘운’이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크다. 득점권 성적과 전체 성적은 표본이 쌓일수록 비슷해져 가는 편이며, 현재의 차이는 표본이 작기 때문에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KIA 타이거즈의 팀 평균자책점은 4.50으로 리그 4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부분 역시 이런 득점권에서의 행운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타이거즈의 kFIP(KBReport 기준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는 5.07로 리그 8위이며, 평균자책점과 kFIP의 차이는 0.57로 10개 구단 중 가장 크다. 후반기로 갈수록 KIA의 투수력은 득점권 성적이 원래 경기력에 가까워지면서 지금까지의 모습보다 실점을 더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Base Run을 토대로 한 기대 피타고리안 승률을 통해서 2015 KBO 리그 후반기 판도를 대략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득점권에서의 성적, 접전 상황에서의 성적 등이 항상 평균에 수렴하는 것은 아니고, 시즌 끝까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지표를 맹신해서는 곤란하다. 하지만 이런 지표들을 통해 후반기 KBO 리그의 양상 변화를 바라보면서 야구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재미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 본다.
Base Run이라는 지표를 통해 보았을 때 타이거즈의 ‘5할 본능’은 경기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행운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며, 후반기에 이 행운이 사라진다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행운’이라는 것은 시즌 끝까지 지속될 수도 있는 것이므로 타이거즈가 후반기에도 5할 본능을 유지할 가능성 역시도 존재 한다. 그러나 현재의 5할 본능이 전력에서 기반을 둔 것이 아닌 것은 사실이며, 부진에 빠진 외국인 투수 필립 험버의 교체를 통한 전력 강화 등 빠른 승부수를 통해 ‘행운에 기반을 둔 성적’을 ‘경기력에 기반을 둔 성적’으로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듯 5강 싸움을 벌이고 있는 KIA 타이거즈의 남은 시즌 행보는 어떻게 될지 지켜보는 것 또한 KBO 리그 후반기를 바라보는 재미있는 요소가 될 것이다.
기록 출처 :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9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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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진짜 과학적이에요 흥미로워요!!
DTD 이론도 '전력'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행운'에 기반한 팀들이 후반기에 추락한 것들을 일컫는 말이죠
와우...완전 고퀄이네
그렇죠.. 스포츠는 항상 변수가 있으니......
운도 실력의 일부분 아닐까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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