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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널 알기 전엔 한 번씩,
맞은편 그녀와 같이 누워 있는 꿈을 꾸곤 했어.
그러다 대각선으로 목이 잘린 그녀를 보고 선
소스라치게 놀라 서 있는 날 발견하곤 했어.
널 처음 본 날, 그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왼발이 약간 불편한 널 보고
그리 오래가진 못할 거란 불길한 짐작은
데펴지는 햇살만큼이나 따가웠지.
지루한 이 골목길에서 널 만난 건 행운이었어.
무표정한 널 보면,
우린 같은 고향에서 태어난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자주 했어.
피부 톤과 정교한 이음새를 보며
그럴 거라는 확신이 들었어.
네 옆집 친구처럼 젖가슴이 늘어지지도 않았고
나처럼 맨날 속살을 드러 낼 필요도 없었지.
게다가 매일 널 닦아주는 하인도 있으니,
우리 고향 여자들처럼
넌 괜찮은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했어.
그게 질투심 많은 그년이 옷을 입히는 척
널 살해하기 전까진...
금이 간 네 가슴을 봤을 땐
매일 아침마다 그년을 죽이고 싶었어.
네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것도 같은데.
여긴 바람이 불지 않아 자살하기도 쉽지 않아.
할로겐이 점점 약해지고 있어.
저 친구와도 얼마 후 작별 인사를 해야 할지도 몰라.
오늘도 불이 꺼지면 널 생각하다 잠들겠지.
고정된 시선,
누가 고개를 돌려줬으면 싶어
한 번이라도 네 얼굴을 제대로 보고 싶어
무표정이지만 얼굴을 보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것만 같아
우리 앞에 고정된 시선들
공통된 저들의 고민 모두를 해결해 주긴 어렵지만
너에게 다가가고픈 내 고민은
알기나 할까.
팔이 부서진데도 머리 위로 들어
하트를 그려 주고 싶었던 거 알아?
내 머리가 천장을 뚫고
그림자가 늘어진다면 한번 쓰다듬어 줄래?
고정된 시선, 고정된 삶
그 속을 유영하는 침묵과
네 발 밑에 고인 노란 생각들
우리에 관한 무언가.
그래서 네 뒤꿈치의 구멍마저 사랑해
할로겐에, 니 생각들이 말라가
쌍꺼풀을 그려 줄게
까진 발톱을 칠해 줄게
갈색 머리는 어때?
더 이상 균형을 잃지 마.
좋은 소식이 있어.
오늘 아침에 나보다 더
역동적인 사내가 들어왔어.
이제 할로겐과 수명을 다툴 필요도 없게 됐어.
거기 있어.
지금 허리를 해체 중이야.
회색 복근 만져 본적 있어?
다행이야 피부색이 비슷해서.
키가 비슷하다면 어쩜
우린 한 몸이 될 수 있을 거야.
그때 얘기해줘.
날 보며 웃고 있었는지..
android asteroid
illusionist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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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quin
서정적이고 아름답네요 작은 지옥의 단편을 보는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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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보다 강점을!
어느 날, 평화롭던 동물 세계에 전쟁이 나자 사자가 총지휘관이 되어 병사들을 인솔했고 이 소식을 들은 많은 동물이 자원해서 전쟁에 참여했습니다. 이때 부지휘관이었던 여우가 다른 동물들을 둘러보고는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 “코끼리는 덩치가 커서 적에게 들키기 쉬우니 그냥 돌아가는 게 낫겠어. 당나귀는 멍청해서 전쟁을 수행할 수 없고 토끼는 겁이 많아서 데리고 나가봐야 짐만 될 거야. 개미, 너는 무슨 힘이 있다고 전쟁을 해?” ​ 마침 여우의 이야기를 듣던 사자가 버럭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당나귀는 입이 길어서 나팔수로 쓰면 되고, 토끼는 발이 빠르니 전령으로 쓸 것이고, 코끼리는 힘이 세니 전쟁 물자를 나르는 데 쓸 것이고 개미는 눈에 잘 띄지 않으니 게릴라 작전에 투입하면 된다.” 적재적소(適材適所) 어떤 일을 맡기기에 알맞은 재능을 가진 사람을 알맞은 자리에 쓰는 것을 말합니다. 지혜로운 지도자는 우수한 사람을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충분히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챙기는 것도 중요합니다. ​ ​ # 오늘의 명언 리더는 혼란에서 단순함을, 불화에서 조화를, 어려움에서 기회를 찾아내는 사람이다. – 아인슈타인 – ​ =Naver "따뜻한 하루"에서 이식해옴.... ​ ​ #적재적소#장점과단점#인생#삶#명언#영감을주는이야기#교훈#따뜻한하루
[곡성]에서 [랑종]까지 - 신은 대체 뭘 하고 있길래
- 세상이 이 모양인 것과 비대칭 오컬트에 관해 ※ 영화 <곡성>과 <랑종>의 내용이 일부 드러납니다. :) ------- 1. “가까운 가족이 죽지 않아야 할 상황인데 죽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어떤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과거 나홍진 감독은 영화 <곡성>(2016)을 만든 동기에 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요컨대 ‘왜 착한 사람이 불행한 일을 겪어야 하는가?’에 대한 추론 또는 상상. 2. 흔히들 한탄한다. 신은 대체 뭘 하고 있길래 선한 사람들의 억울함이 반복되냐고. <곡성>은 이 불가해를 이해하고자 비이성의 경로를 택한 영화다. 방법은 소거법. 첫 번째 세부 질문 ‘신은 있는가? 없는가’에서는 부재(不在)를 지우고 존재(存在)를 남긴다. 그렇게 이 영화에는 초월자가 ‘있’게 된다. 아무렴. 3. 두 번째 질문은 ‘그렇다면 신은 영향력을 행사했는가? 혹은 놀았는가’ 정도 되겠다. 다시 말하지만 나홍진은 지금 한 손엔 카메라, 다른 한 손엔 부적 비슷한 걸 쥐고 있다. 비이성이라는 어질어질 외길. 그렇게 신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소거되고 ‘영향력을 충분히 행사했다’가 남는다. 4. 이제 신이 ①존재하고 ②액션도 취했는데 ‘세상은 왜 이 모양인가? 왜 착한 종구 가족이 몰살돼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필연이다. 이 지점에서, 선택 가능한 답지는 하나밖에 없지 않나요, 라며 나홍진이 고개를 홱 180도 돌려 관객을 본다.(물론 실제가 아니고 영화의 태도에 관한 은유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한다. 이 신은, 그 신이 아니었습니다. 낄낄낄, 와타시와 와타시다, 나는 나다. <곡성>에서 넘버원 초월자의 정체는 ③재앙을 빚는 악(惡)이었던 것. ‘귀신’ 신(神)은 결코 직무를 유기한 적이 없다. 애석하게도. 5. 1선발 초월자라면 당연히 거룩하고 선하리라는 믿음은 <곡성>에서 구겨졌다. 그리고 5년, <랑종>(2021)이 그 세계관을 장착한 채 또 다른 극한으로 내달린다. 이번에도 초월적인 무언가는 모두가 멸망할 때까지 폭주한다.(나홍진의 날인) 게다가 한두 놈이 아닌 듯하다. 6. 이 귀‘신’들을 <엑소시스트>나 <컨저링> 같은 정통 오컬트 속 대립 구도, 이를테면 적그리스도로서의 대항마 계보 안에 넣기는 어렵다. 그들처럼 선(善)이 구축한 팽팽한 질서를 따고 들어와 균열을 내는 등의 목적성을 띠지 않으니까. 왜? 안 그래도 되므로. 미안하지만 <랑종>에는 그런 노력을 기울이게 만들 법한 절대 선, 시스템의 창조자, 친인류적 초월자 등 그게 무엇이든 비슷한 것조차 등장하지 않는다. 무당인 님도 끝내 털어놓지 않았나. 신내림을 받았지만 진짜로 신을 느낀 적은 없었다고. 7. <곡성>과 달리 <랑종>은 현혹되지 말기를 바라는 선한 성질의 기운마저 제거했다. 하나님이든 부처님이든 무당 몸을 빌린 수호신이든, 공포에 벌벌 떠는 인간들에게 가호를 내려줄 이는 없다. 좋은 초월자는 꼭꼭 숨었거나 모든 초월자는 나쁘거나. <곡성>이 신의 가면을 벗겨 그 악의(惡意)로 가득한 얼굴을 봤다면, <랑종>은 악의의 운동능력에 대한 ‘기록’인 셈이다. 괜히 모큐멘터리 형식을 취한 게 아니다. 8. 악의 증폭과 선이라 믿어진 것들의 부재. 억울함과 억울함이 쌓이고 쌓여 짓뭉개졌을 인간의 비극사, 까지 안 가도 포털 뉴스 사회면을 하루만 들여다보자. 현실 세계를 오컬트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면, <랑종>의 이 궤멸적 신화보다 어울리는 콘텐츠가 있겠나 싶다. 9. 악마한테 이기든 지든, 선악 대칭 구조를 가진 주류 오컬트는 창조자나 창조자가 빛은 질서의 선의와 안전성을 여전히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반면 <더 위치>, <곡성>, <유전>, <랑종> 등 특정 힘에 압도되는 비대칭 호러들이 있다. 현혹되지 말자. 이 계보의 영화들은 지금 악에 들뜬 상태가 아니라, ‘악’밖에 남지 않은 실재를 도식화하고 있다. 이를테면 ‘구원 같은 소리 하고 있네.’ 0. 이 모든 영화적 상상은 불우하고 불공평한 세계를 납득하기 위한, 차라리 가장 합리적인 접근일지도 모르겠다. 비이성의 중심에서 외치는 이성. 그렇게 원형으로서의 신은 죽었다. 다만 그럴수록 더욱 절통한 어떤 현실들. 다시, 신이시여. ⓒ erazerh ※ 이 글은 ‘브런치’에도 올라갑니다.
인생을 살면서 반드시 만나지 말아야 할 1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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