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llabytempo
3 years ago1,000+ Views
머리를 긁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자 친구는 여전히 꿈 속을 헤매는 중 헤어질 때가 됐나 바깥에선 비가 내리고 있었다. 눈 깜짝 할 사이에 어제 남자 친구와 200일이 되었다. 그럴 거라고 예상했지만, 머리에 근육만 가득 찼는지 이 남자 친구란 놈은 까먹고 화를 풀라며 선물 하나 준비하지 않고 그렇게 어울리지 않는 애교까지 해가면서 달라 붙은 것이다. 보통 이 때 쯤이 돼서야 헤어져야 하나 고민하지만, 내 직감은 언제나 1.5 박자 빠르게 치고 들어온다. 친구들은 여시년이라며 싫어하지만 기분 나쁘게 빗줄기가 굵었다. 비가 내리면 우비를 입는 수고까지 해가면서 나가는 편일 정도로 비를 좋아하지만 이런 기분에선 어떤 기분 좋은 소리를 들어도 짜증만 날 뿐이겠거니 싶다. 비야 너는 잘못한 거 없어. 아홉시네 더 잘까 했지만 그냥 일어났다. 여기에 더 있다가는 저 속편하게 코 고는 얼굴에 발로 지근 지근 밟아 버릴 것 같다. 이상하게 이번 장마는 나를 난폭하게 만드는 것 같다. 남자 친구의 지갑에서 택시비를 꺼내서 조용히 문을 열었다. 후끈거리고 눅눅했던 안과는 다르게 밖은 신기하게 싸늘했다. 덕분에 조금 코에 바람이 들어가는 것 같다. 바로 옆 원룸의 집주인, 어제 잠깐 얼굴을 마주쳤는데 술에 꽤 취해 있었는데도 얼굴이 기억 나는 게 신기했다. 저 애랑 사귈까? 나는 촉이 좋다 이 번에도 맞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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