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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문학의 영원한 주제, 욕망을 담아낸 83점의 그림들 <욕망의 힘>

시간이 날 때마다 종종 미술관에 들르거나 갤러리카페에서 커피를 마십니다. 저는 그림도 못 그리고 그림에 사용된 기법도 잘 모르지만, 매번 제 눈길을 끄는 작품을 발견하곤 합니다. 그 느낌을 글이나 말로 표현하기엔 제 내공이 아직 많이 부족해, 그림을 소개하는 책을 읽으며 감상법을 조금씩 익히기도 하고 그림과 화가에 관련된 이야기를 공부하기도 합니다.
제가 읽었던 책 중 하나가 <꽃미남과 여전사>입니다. 21세기 남녀가 메트로섹슈얼과 콘트라섹슈얼에 이끌리는 심리를 200여 점의 명화를 곁들여 풀어낸 책인데요, 신선한 주제이자 쉽게 설명되어 흥미롭게 읽은 책입니다. 이번에 제가 읽은 책은 <욕망의 힘>이라는 책인데요, 두 가지 책 모두 사비나미술관의 이명옥 관장이 쓴 책입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알차게 여러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책 역시 주제가 참 흥미롭습니다. 우리는 평생 많은 욕망과 함께 살아갑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림과 인간이 가진 욕망을 연결합니다. 이명옥 관장은 여러 욕망을 담고 있고, 지친 마음에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그림 83점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이에 더해 저자가 읽어온 문학작품 등에서 그 욕망과 연관된 부분까지 함께 소개합니다. 그림에 대한 책이자 동시에 책에 대한 책을 읽는 것 같은 풍성함이 느껴집니다.
많은 분들이 아마도 이론 중심으로 미술을 접해 왔을 테고, 그러다보니 유명한 그림을 보면 “아, 누구의 어떤 그림이구나”라는 생각은 바로 떠올릴 수 있지만 정작 화가가 표현하려고 한 핵심 포인트는 파악하지 못하거나 그림을 보면서 받은 느낌을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그러다보니 그림은 그저 유명한 그림, 잘 그린 그림으로 끝나고 말죠.
이 책은 1부 <사랑, 원초적 욕망>, 2부 <나쁜 욕망 극복하기>, 3부 <성취욕, 존재 추구에 대한 욕망>, 4부 <소통, 관계 회복에 대한 욕망>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저자의 가이드를 따라 그림을 한 점, 한 점 접하다보면 그림에서 그 욕망이 조금씩 느껴집니다. 하지만 저자의 가이드를 그대로 따라갈 필요는 없습니다. 저자가 책에서 여러 번 밝히듯 “해석은 감상자의 몫”이니까요. 평소 그림을 즐겨 보시는 분이라면 먼저 그림을 직접 해석해 보신 후 저자가 받은 느낌과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고야, 고흐, 밀레, 뭉크, 피카소 등 아주 널리 알려진 작가의 작품부터 우리나라 작가의 현대미술까지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어 책을 읽는 시간이 더욱 알찼습니다. 그리고 특히 폴라로이드 사진을 이용한 송영숙 작가, 강화유리를 이용한 황선태 작가, 엑스레이 필름을 이용한 한기창 작가 등 우리나라 현대미술 작품은 그 제작과정 자체도 흥미로울뿐더러 책 속 작은 이미지가 아닌 실제 작품을 보고 싶은 생각도 들게 만들었습니다. 현대미술은 난해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역시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 사이엔 너무도 큰 틈이 존재한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이명옥 관장이 중간 중간 알려주는 감상법도 도움이 됩니다. 저자는 “삶의 에너지가 넘치거나 도전정신을 일깨우고 싶을 때는 지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을, 일상에 지치거나 위안이 필요한 때는 명상적인 작품을 감상한다”고 합니다. 최근 미술과 힐링을 연결한 <그림의 힘>이라는 책이 인기를 끌었는데요, 이명옥 관장의 감상법이 책을 읽는데도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해석은 감상자의 몫”입니다. 저자는 휘슬러의 <회색과 녹색의 조화>에서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으며 가장 덧없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진리를 발견했지만, 이 그림이 발표됐을 당시 평단의 반응은 ‘불만에 찬 소녀를 그린 불만스러운 그림’이었다고 합니다(런던 미술관 산책/시공아트/전원경 지음). 감상자에 따라 다양한 욕망과 느낌을 받는 게 진정한 그림의 힘이겠죠.
예술 감상은 영혼의 휴식을 가져온다고 합니다. 이제 곧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오는데 몸의 휴식과 함께 영혼의 휴식도 필요한 시기죠. 욕망의 힘이자 그림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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