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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시대 열렸다!’ 과연 그럴까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안이 17일 통과됐습니다. 삼성 측은 출석 주주의 70% 가까운 찬성을 유도하면서 엘리엇에 승리했습니다. 이날 합병안 추인을 받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올해 9월 1일자로 ‘통합 삼성물산’으로 새 출발할 예정입니다. 통합 삼성물산은 당분간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합니다.
그렇다면 삼성 3세 경영권 승계 작업의 스타트라고 평가받는 이번 합병안 통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시대가 열린 것일까요? 다시 주총 상황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합병안이 주총을 통과하려면 참석 주주의 66.67%의 찬성을 얻어야 했는데 실제 69.53%를 얻었습니다. 2.86%포인트 차로 아슬아슬하게 이긴거죠. 만약 국내외 기관투자자 중에서 3% 정도의 지분이 있는 곳에서 반대를 했다면 합병은 물건너갔을 겁니다. 즉 찬성만큼 반대하는 사람과 기관이 많았다는 애기죠. 어차피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길고 복잡하기 때문에 더 간결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또 계열사간 합병을 시도해야 하는데 다음 결과는 어떻게 될 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번 합병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영향력이 커지겠지만 여전히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한 이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16.5%)가 되는 동시에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 4.1%를 확보합니다.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 지분을 받는다 해도 8% 남짓입니다. 삼성생명을 우회해 전자 지분을 얻는다해도 12%에 미치지 못합니다. 반면 삼성전자의 외국인 주주 비율은 16일 기준 51.77%입니다. 국민연금이 8%이고요. 결국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이 11.25%의 지분을 가진 삼성SDS를 삼성전자와 합병하는 프로젝트를 가동해야 합니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주가입니다. 최근 1년을 기준으로 150만원을 넘었던 주가가 현재 120만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즉 전자와 SDS를 가까운 미래에 합병할 경우 전자 주식을 가진 사람들은 손해를 봐야합니다. 주인의 절반이 외국인인데 그들이 과연 손해보는 합병을 찬성할까요? 게다가 최근의 주가 하락은 갤럭시S6의 실패 외에 삼성그룹의 승계 작업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외국인 주주들은 삼성의 3대 세습을 긍정적으로 보긴 힘들겠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도시락 싸들고 말린’ 엘리엇을 보면 대략 답이 나옵니다. 엘리엇 역시 그들이 가진 삼성물산의 주식 가치가 제일모직과 합병으로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이번 사태를 주도한 것이죠. 삼성전자의 쟁쟁한 외국인 주주들은 엘리엇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겁니다.
대한민국 국민과 글로벌 시장의 삼성 소비자 역시 앞으로는 삼성을 다른 시선으로 볼 가능성이 큽니다. 경영권을 3대까지 챙겨주기 위해 삼성이 전사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본 소비자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이재용 부회장에게 부와 명예를 몰아주느라 삼성전자의 갤럭시나 TV, 삼성생명의 금융서비스의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삼성 직원들이 본업은 제쳐 두고 오너 일가 행보에 신경쓰느라 다른 일은 못하는 것 아닐까’라고 우려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소비자의 선택은 단호해질 수 있습니다. 굳이 단체나 조직이 삼성불매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시민과 소비자가 알아서 삼성 브랜드를 배척하게 될 겁니다. 기업간 합병은 아무래도 고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기 때문에 일자리 역시 줄어들겠죠.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은 이런 부분에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친구가 내일 적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의 ‘공신’들의 파트너십이 어떻게 달라질 지 알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즉 오너인 이 부회장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그룹과 삼성전자를 경영하려고 할 것입니다. 반면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매년 재계약을 해야하는 임원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성과에 치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희 회장도 예전에 지금의 이 부회장과 같은 처지였을 때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소위 이병철 회장의 가신들과 파워 게임을 했죠. 물론 이건희 회장이 최종 승자였지만 5년이 채 안되는 기간에 서로에게 상처와 불신을 심어준 건 사실입니다. 이러한 전례를 잘 알고 있는 이 부회장과 미래전략실 공신들이기에 ‘같은 곳을 바라보기’가 쉬울 수도, 되레 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특히 재벌에 상대적으로 프렌들리한 박근혜 정부 임기 내에 3세 세습을 완료하기로 결정한다면 관련 프로젝트의 진행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고 ‘급하게 먹는 밥’에 체할 가능성도 커집니다. 여기에 이건희 회장이 별세할 경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길수 있음을 가정한다면 삼성그룹과 이 부회장은 여유를 부릴 틈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이재용 부회장은 ‘산 너머 산’을 만났습니다. /박성훈기자 ace@newsbag.co.kr
더 자세한 내용은 데일리 경제방송 '경제브리핑 불편한 진실'에서 확인 --> http://www.newsbag.co.kr/archives/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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