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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의 사색

...지식은 책 속이나 서가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리된 경험과 실천 속에, 그것과의 통일 속에 존재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타인의 결함이 자기의 결함을 구제해 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그 결함에서 먼저 인식하여 비슷한 것이라도 발견되면 서둘러 그 안도의 심정이 되는 것은 남은 고사하고 자신의 성장을 가로막는 고약한 심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도운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임을 모르지 않습니다만, 빈 손으로 앉아 다만 귀를 크게 갖는다는 것이 과연 비를 함께 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는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중에서 이 책이야말로, 현대의 '소학(小學)'이 아닐까. 실천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지점, 절망이 당연한 곳에서 그는 읽고 생각하고 쓰면서 자신을 지켜냈고 그러면서 결국 한 시대의 상징이 되었다. 정녕 그가 대단한 것은 정리된 사유나 20년의 수형생활이 아니라,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고 수신(修身)을 연대와 동일어로 삼았다는 데 있을 것이다. 그 놀라울 정도의 순수함은 신념의 힘이다기보다 실천의 결과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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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땀눈물이 서린 라탄 공예
시작은 소박했습니다. 그저 라탄 전등갓이 갖고 싶었을 뿐이에요. 머리 맡에 두고 껐다 켰다 할 수 있는 조명, 그리고 그 조명을 라탄으로 씌우고 싶었을 뿐. 이왕이면 직접 만드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 라탄 전등갓 만들기 키트를 주문한 게 시작이었던 거죠. 그리고 요것이 도착한 키트! 둘이서 만들면 더 좋으니까 직장 동료를 불러 함께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두어시간 정도가 흐르고 완성! 중간에 조금 어긋난 부분이 있지만 뭐 처음치고 괜찮쥬? 바라던대로 머리맡에 두고 잘 사용중인데 음. 생각보다 라탄이 많이 남은 거예요. 전등갓 하나 만들기 키트라더니 두 개를 만들어도 됐을 정도로 넉넉하게 보내주시다니 아 넉넉한 인심! 그럼 우짜겠노 뭘 더 만들어야지 하고 만든 것이 티코스터. 오른쪽이 두 번째, 왼쪽이 세 번째 라탄 결과물인디(전등갓 포함) 역시 할수록 늘쥬? 물론 손에 익어서의 문제라기 보단 라탄이 어떤 건 무르고 어떤 건 딱딱하기 때문에 잘 골라서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라서 발생한 현상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뭐 그것도 실력의 한 부분 아니겠습니까. 경험치, 관록 뭐 그런 거. 코스터는 염색도 하기로 합니다. 온통 좋아하는 것들로 블랜딩되어 아껴 마시느라 상미기한을 넘겨 버렸고, 그렇게 마시지도 버리지도 못한 채 무려 십년을 가지고 있던 자넷의 크리스마스티로 염색을 했어요. 어차피 찻물이 들 게 분명한 티코스터니까 미리 물들여 버리는 거죠. 끓는 홍찻물에 팔팔팔! 어휴 향이 너무 좋더라고요. 염색한 것과 안한 것의 차이.jpg 태닝이 아주 예쁘게 됐죠? 블랙티 태닝이라니! 그러고도 라탄이 많이 남아서 다른 모양의 코스터도 도전합니다. 요번에는 냄비나 티팟 받침으로 쓰려고 좀 크게 만들어 봤습니다. 역시나 추후 물들 것이 분명하므로 또 크리스마스티에 퐁당 빠뜨려서 염색을 해줬습니당. 좁은 방이 온통 크리스마스티 향으로 가득. 십년 전 아끼느라 즐기지 못한 향을 이제야 만끽했네요... 그렇게 완성된 티코스터 모음.jpg 위 다섯 개가 홍찻물로 염색한 것, 가장 아래 유독 뽀얀 아이가 염색하지 않은 아이예요. 원래 뽀얀 걸 더 좋아하는디 라탄은 염색한 게 더 맘에 들구... 아니 근데 이렇게 만들었는데도 라탄이 또 남았지 뭐예요. 참 나. 어쩌겠어요 또 만들어야지. 거미거미!!! 이번에는 바구니를 만들어 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욕심 좀 내서 크게 만들어 봐야지 했는데 역시 초보라 소요될 라탄 양을 가늠하지 못하여 여기서 가진 라탄이 다 떨어져 버릴 것을 예측하지 못하고 만 것입니다. 세상에. 냄비 받침으로 쓰기에는 너무 크고 테이블 매트로 쓰기에는 너무 작은 애매한 크기라 여기서 받침으로 마무리하기도 좀 그래서 라탄 환심을 또 주문하고 만 거죠. 키트가 아니라 라탄 환심만 사려니까 대용량을 주문해야 했고 배송비가 아까워서 에라 모르겠다 하나 더 담지 뭐 했더니 우왕 라탄 부자가 되어버렸넹! 그렇게 완성된 바구니에 코스터들을 담아 봤습니당 뿌듯 바구니도 염색하고 싶은뎅 큰 그릇이 없어서 염색을 아직 몬했어유. 조만간 염색하고 말리다. 암튼 라탄이 너무 많이 남았으니까 뭘 또 만들어야 하잖아요. 바구니가 생각보다 일찍 완성돼서(새벽이었는데 왜 나는 그렇게 생각한 걸까요. 새벽이라 일찍이라고 생각한 걸까) 바로 이어서 다른 걸 만들기로 한 거죠. 이번에는 빗살무늬 토기처럼 생긴 캔들 홀더!!!!!!! 만들다가 지문이 사라져 버릴 것 같아서 고개를 드니 어라 왜 밖이 밝은 걸까요. 아침이 밝았습니다, 이건 마치 마피아 게임. 아무튼 완성했고, 여섯시간 가량을 물에 젖은 라탄을 만지고 힘을 주느라 손이 퉁퉁 부르트고 상처나고 피도 나고... 아니 저 빗살무늬토기 닮은 애 마무리를 하는데 라탄에 자꾸 빨간 얼룩이 보이는 거예요. 어라 이건 불량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내 손가락에서 나고 있는 피가 묻은 거였고..^^.. 이야말로 제 피땀이 서린 빗살무늬토기... 그래서 당분간은 라탄을 멀리 하기로 했습니다. 아직도 손가락이 너무 아프거든요. 지문이 진짜로 사라질 것 같아서 말입니다 흑흑 그치만 상처가 다 아물어서 손가락이 더이상 아프지 않게 되면 전등갓을 몇 개 더 만들어 보려고요. 기대되지 않습니까? 나의 피땀눈물이 서린 전등갓... 그 때 다시 돌아오겠습니더 아윌비백 P.S. 전등갓 땡겨서 켜고 끄는 것이 생각보다 재밌어서 유우머 호이! 며칠 전엔 빗살무늬토기st. 만들다가 아침을 맞고 오늘은 이 카드 쓰다가 아침을 맞은 것도 유우머 쓰다가 오류나서 사진이 다 사라지고 텍스트로 대체돼서 텍스트가 두 번씩 반복되는 사진 없는 카드가 돼버려서 다시 쓰느라ㅜㅜ 혹시 저같은 분 또 계신가요... 휴...
내 어머니 이야기
예전에 <알쓸신잡>에서 김영하 작가가 “세상에서 사라져서는 안 될 책”이라는 말로 강력추천을 한 책이었는데 절판이 되서 찾아볼수 없다가 다시 개정판이 나와서 볼수있게 됐네요. 방송이 나가자 재출간 하라고 많은 사람들이 요구를 했었나 보더라구요. 다행이죠 뭐... 암튼 와입이 책을 빌려와서 보게 됐는데 정작 와입은 만화에 글자가 넘 많다고 보다가 말더라구요 ㅡ..ㅡ 근데 진짜 글자가 많긴 많았어요 그것도 작은 글자가 말이죠. 그리고 작가의 어머님께서 사용하는 함경도 사투리를 옮겨놓은것도 적응이 잘 안되더라구요. 그래도 사투리 설명은 다 해놔서 이해하는데 문제는 없습니다 ㅎ 표지 그림은 작가의 어머니와 어머니의 어머니 그러니까 할머닙니다. 어머니의 어릴적부터 책은 시작됩니다... 김은성 작가는 어떻게 자신의 어머니 그리고 가족 이야기를 만화로 옮길 생각을 했을까요. 복동녀, 어릴적 이름 놋새가 작가의 어머니이자 극중 화자... 어머니의 저 물음 누구라도 그러했을듯요... 역사가 머 따로 있겠습니까 이런게 역사지요... 첨엔 진도도 잘 안나가고 한권을 오래 잡고 있었는데 뒤로 갈수록 진도가 빨라지더라구요. 책을 읽을때 그리고 읽고나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집안도 스토리가 만만찮은데 4권 가지고 될까하는 그런 생각을요 ㅋ. 오래전에 실제로 드라마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우리집 이야기는 진짜 최소 태조 왕건이나 무인시대, 야인시대 정도 분량은 뽑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작가를 물색해서 제 이야기를 보내볼까 하는 생각도 진지하게 해봤답니다. 근데 김은성 작가님도 했던 고민처럼 저희 가족사를 이야기하는 것도 부담스럽지만 좋지않은 이야기를 하는것 그리고 그 이야기를 누가 우리집 이야기로 알아채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고 큰 김칫국물 드링킹 하는건 관뒀습니다 ㅎ. 다들 가족사 이야기하면 울트라슈퍼메가톤액션스펙터클서스펜스스릴러로드무비러브로망어드벤처리얼에로틱뉴웨이브판타지오디세이 드라마 몇편씩 나오잖아요. 그렇잖아요. 가족사 이야기하면 분량도 최소 드라마 100회 이상씩들 나오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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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최소한 시 한 편의 초고를 완성해야 했다. 바로 다음 주가 마감이니까. 시를 집중해서 쓸 수 있는 마지막 주말이 내일부터지만 예정대로 여행이 잡혀 있어서. 이전에 쓰다 만 시를 퇴고해볼까도 생각했지만, 그냥 정면 승부하기로 했다. 처음부터 다시 쓰기로. 운동을 하러 뒷산을 오르며 시를 써야 한다 시를 써야 한다 내내 다짐하는데, 비눗방울을 날리는 아이들이 보였다. 날이 얼마나 좋은지 비눗방울이 터지지도 않고 멀리멀리 날아가는 것을 보며, 떠오르는 문장들이 생겼다. 걸으면서 메모했다. 그러다가 문장들이 줄줄이 딸려 나오는 바람에, 잠시 벤치에 앉아 시라기보다는 떠오르는 단상들을 바로바로 적어두었다. 운동을 마치고 와서는 그것들을 토대로, 이전에 메모해둔 여러 단어와 문장들을 동원해 시의 초고를 쓰기 시작했다. 이 초고를 토대로 다시 며칠간 고심하며 퇴고를 해보려 한다. 그와 동시에 첫 시집과는 결이 다른 일종의 스타일을 나름대로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역시 메모의 힘이란. 시는 쓰지는 못해도 늘 메모는 이래저래 해두는데, 역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예전부터 내가 메모장을 뒤져 시를 쓰다 보면 꼭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지금은 종영했지만, 몇 년 전까지 유행했던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예능 프로그램. 셰프들이 연예인의 냉장고를 뒤져 그 안의 재료들을 활용해 요리를 선보이는 것처럼, 시인들이 사람들의 메모장을 뒤져 그 안에 담긴 단어나 문장들을 가지고 시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여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냉장고와 메모장은 성격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냉장고야 생필품이지만, 메모장은 모두가 쓰는 것도 아니고 그럴 필요도 없으니까. 사실 이 비슷한 기획은 어딘가에서 진행됐던 걸로 안다. 독자들의 간략한 사연을 받아, 시인들이 시를 써주는 것. 그러나 그것은 형식이 달라질 뿐 같은 내용을 공유하는 것이다. 나는 그보다는 사람마다 특별히 자주 쓰는 어휘나, 그가 인상적으로 기억해 메모해둔 구절이나 단상 같은 것을 가지고, 완전히 색다르게 조립해보고 싶다. 그러니까, 당신이 가진 어휘로 내가 시를 써보는 것이다. 메모장을 부탁해. 이런 생각들을 떠올리는 이유는 최근의 내 시 작업이 다소 그런 면모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의 드라마를 좋아한다. 그리고 일정한 말버릇이 있는 사람들을 주목한다. 왜냐하면 거기에 아주 보석 같은 말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대단한 말이 아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종종, 혹은 흔히 쓰지만 너무나 흔해서 주목하지 않는 것들이다. 그러나 나는 바로 거기에 주목한다. 그것들을 콜라주 하듯이, 혹은 테트리스 하듯이, 배치를 바꿔 아귀를 맞추는 작업을 좋아한다. 오늘 쓴 시의 초고도 그런 작업 형태로 이어졌다. 나는 언제나 기시감에 주목한다. 익숙한 것이 낯설게 보이게 하는 것. 시에서 기시감을 활용하는 방법 중 하나는 익숙한 단어와 말들을 전혀 새롭게 배치해보는 것이다. 뭐 이러한 시작 방법이 시 장르에 이제껏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는 그 방식에서 결을 조금 달리해서 활용해보고 싶다. 어쩌면 이것은, DJ가 기존의 여러 음악을 가지고 샘플링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다음 시집이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러한 작업을 한번 밀어붙일 수 있는 곳까지 밀어 붙여보고 싶다. 실패해도 상관없다. 어차피 성취의 척도 또한 내가 정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