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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으로 치면 D ~ 빅뱅의 싱글 <D> 에 관하여

~ TRACKS
1. If You
2. 맨정신
CD 개수 : 1
러닝 타임 : 8 : 21 Mins
레이블 : YG 엔터테인먼트
.....빅뱅이 3년만에 복귀해서 몇 달 전부터 알파벳 이름으로 싱글 앨범들을 발표하고 있다. 이 앨범들을 다 발매하면 <MADE> 라는 제목이 된다는데, 현재는 <D> 까지 발표된 바 있다. 큰 관심이 없던 와중에 문득 들어봐야 되겠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빅뱅 입장에서는 다소 불미스러울 수 있는 이유 때문이었다. 또다시 표절 논란. 유사하다고 논란이 됐던 곡은 영국의 그룹인 더 원티드의 'Glad You Came' 이다. (그리고 비공식적으로, 동요인 '넌 할 수 있어' 와의 유사 논란도 있었다.) 어찌 보면 그들의 음악이나 언행이 과거부터 자주 논쟁의 도마 위로 오르곤 했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비슷한 시기에 문학계에서 경숙이 여사님의 표절 건이 '다시 한 번' 거론되면서, 빅뱅에게도 불똥이 튄 격이라 해야할까. <IZM>의 여인협 기자의 말을 인용하자면 '...어느 시점 이후부터는 약간의 모티브만 포착되어도 확대가 되어 논란이 되어버리는 것 같다. 실제로는 양성종양인데, 검진을 받으니 암이라고 오진이 나는 꼴...' 인 셈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맨정신' 은 표절로부터 자유로워진 상태다. '맨정신' 의 음악 코드는 'F-C-Am-G' 로 진행되고, 'Glad You Came' 은 'D-F#m(마이너)-D-F#m' 로 진행되며 멜로디나 리듬 부분도 다소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빅뱅 멤버들과 팬들의 입장에서는 이 반응은 분명 다행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특히 팬들에게. 논란이 가라앉을 때 쯤 <M>과 <A> 의 곡들도 순차적으로 들어보았다. 찹쌀떡 날아다니고, 조지 밀러 감독의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에서 영향을 받은 듯한 이미지들도 보이고 그러더라. 'Bad Boy' 를 연상케 하는 <M>의 1번 트랙 'Loser' 정도가 인상깊게 들려왔을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빅뱅의 음악을 들으면서 받는 어떤 감흥이 있었는데 이를 설명할 수가 없어 답답했다. 그러다 '맨정신' 에 관한 논쟁들을 읽던 중에 자주 거론되는 단어 덕에 그 답답함의 근원을 어렴풋이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단어는 '머니 코드' 였다. 말 그대로 '돈이 되는 코드' 라는 의미이며, 한 번 들으면 멜로디가 인상적으로 남아서 기억하기 쉽다는 얘기다. 누군가는 파헬벨의 '캐논 변주곡' 에서 비롯됐다고도 말한다. 훨씬 전부터 인용되는 표현인데 잘 입에 담지 않아서인지 내게는 그리 익숙하지 않았다. ('Glad You Came' 도 이런 식으로 유사성을 따지면 여러 곡들이 거론되기도 한다.) 비슷한 표현으로는 포르노나 TV 드라마 등에서 인용되는 '머니 샷' 이 있다.
* 머니 코드 메들리 예시
개인적으로 느끼는 빅뱅 멤버들의 특징은, 그룹 활동을 할 때는 노래들이 전혀 매력이 보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최고의 곡들을 선사하는 순간은 개별이나 유닛 활동을 할 때다. 권지용과 동영배는 이미 자신들의 커리어에서 현재까지 각각 EP 앨범인 <One Of A Kind> 와 솔로 1집 앨범인 <Solar> 라는 최고의 결과물을 내놓았다. 최승현은 권지용과 함께 'GD & TOP' 으로 활동할 때 최고의 듀오가 되고, 심지어 이승현마저도 솔로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들으면 흥미롭게 거론할 수 있는 지점들이 있었다. 굉장히 불균질한 멜로디들로 편곡을 짰던 'V.V.I.P' 같은 곡을 떠올려 보라. 그런데 솔로 활동에서 보여준 흥미로움이 빅뱅이라는 그룹으로 모였을 때는 전부 다 사라져 버린다. 아이러니다.
어느 시점에서부터 빅뱅은 솔로 대신 그룹으로 활동할 때는 그저 멤버들의 기존 솔로 발표곡들이나 '거짓말', '마지막 인사' 시절의 곡들을 골라다 수없이 자가복제하거나, 변주하는 수준에서 그친다는 감흥을 준다. (물론 이것은 내가 위의 두 곡 시절의 '빅뱅 세대' 라서 저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번 앨범 같은 경우에는 네 개의 알파벳으로 나눠 조금씩 일부만 공개하는 방식을 취했고, 그들이 전부터 익숙하게 해왔던 댄스 음악과 다른 시도를 해보고자 어쿠스틱하게 만든 음악, 혹은 빠른 템포와 느린 템포의 확연하다 못해 극단적이다 싶을 정도의 대비가 느껴진다. 이 때문에 더 도드라지기도 한다. (이번 싱글인 <D> 의 경우에는 '맨정신' 의 정반대 성향의 곡으로 'If You' 가 있다. 어쿠스틱 기타 리프를 적용했으며, 권지용의 솔로 EP인 <One Of A Kind>의 수록곡인 '그 XX' 의 변주처럼 보인다. 다행히 더 듣기 좋은 쪽은 'If You' 였다.)
<D> 의 구성을 봐도 '맨정신' 이란 곡의 용도가 굉장히 잘 보인다. 기존에 자신들이 보여줬던 이미지와는 다소 상반된 스타일의 'If You' 같은 곡을 시도하다, 실패할 때를 대비하여 만든 지나치게 익숙한 스타일의 보험과도 같은 곡이다. 그러나 어떻게든 성공할 것을 아는 곡이기도 하다. 빅뱅 역시 이 도드라짐을 스스로들 잘 아는 것 같다. 그래서 뮤비를 통해 강대성이 드럼을 치는 등의 일종의 새로움으로 다가오는 부분들이 삽입하려 애쓴다. 이는 빅뱅에서 권지용이 'Tonight' 을 부를 당시 어쿠스틱 기타를 다뤘던 것처럼, 아이돌 멤버들이 음악을 운용할 줄 모른다는 선입관을 시각적으로 깨는 연출로 보인다.
* 강대성의 팬들은 '맨정신' 의 뮤비를 특히 인상적으로 생각할 듯 하다.
그러나 멤버 개인별로 암만 노력해 봐야 '맨정신' 자체가 새로운 매력을 주지 못하는데 어쩌겠는가. 어차피 우리는 귀로 음악을 들을텐데, 기존의 지속해왔던 결과물에서 더 앞서나가거나 딱히 달라진 지점도 없는 곡이다. 멤버들은 그저 '시각적으로' 새로움을 보여주려 할 뿐이다. 이는 많이 얄밉게 보인다. 이렇게 '머니 코드 곡' 을 만들고, 우리는 상업적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는 자신감의 반영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돌 그룹이라면 모르겠으나, 지금 얘기하고 있는 그룹은 무려 '빅뱅' 이다. 내년이면 데뷔한지 10년이고,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이미 멀찌감치 명예의 전당에 올라가 있는 듯 손댈수 없는 듯한 빅뱅 말이다. 다음달에 최종적으로 네 개의 싱글이 모두 발표되어 <MADE> 라는 앨범으로 완성된다. 그러나 별로 앨범에 대한 흥미가 없다. 빅뱅의 음악 대부분은 빅뱅만이 할 수 있는게 아니라, 다른 그룹들도 당장 차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이들은 음악적으로 어떤 시도를 하든 일정 수준의 성취와 반응을 얻을 위치에 있다. 온전히 음악적으로 새로운 시도만을 해도 최소 손해를 보지는 않고, 실제로 언론에서는 매번 복귀할 때마다 '파격적이다' 라는 투로 다뤄져 왔다. 그러나 빅뱅의 '음악' 을 들으면서 뭔가 '새롭다' 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다. 그냥 그 때의 그 익숙한 음악적 패턴을 가진 곡들의 반복만을 몇년째 해 오며 안전주의로 일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개인적 감흥과 언론과 산업계의 찬사 사이의 괴리가 유독 심하게 느껴진다. 그들이 매번 새롭게 시도하는 것이 있다면 그건 음악이 아니라 입고 나오는 패션이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새롭다' 고 보는 멤버 별 솔로 앨범들도 분명 원류는 '빅뱅의 앨범' 에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가 되고 말았다. 원류가 됐을 빅뱅의 앨범들이 솔로 앨범들에 비해 음악적으로 어떤 흥미도 주지 못하고 있다. 몇 년 째... 멤버들, 그 중에서도 작사와 작곡에 공동으로나마 상당부분 참여하는 리더 권지용의 태만인지, 아니면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데 못 하게 YG 엔터테인먼트가 막아서고 있는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의 내적인 면과 외적인 면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곳이 기획사 임을 생각해 보면 전자보다 후자에 더 문제가 있어 보인다만. (그리고 소속사 가수들이 문제를 일으키거나 휘말릴 때마다 대처하는 모습만 봐도 이 기획사는 분명 문제가 있다.)
확실히 느끼겠는 건 빅뱅이 분명 음악적으로 능력 없는 그룹은 아닌데, 그런 능력이 '있어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굳이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이로 인해 벌어지는 후폭풍이 잊을만하면 계속 튀어나오는데, 빅뱅은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이건 분명 문제다.

p.s.



1) 쓰다 보니 'If You' 이야기를 몇 줄 밖에 못했으니, 사실 이 리뷰는 굉장히 형편없는 리뷰라 할 수 있겠다. 어쨌든 '맨정신' 에 비하면 좋았지만 그렇다고 손에 꼽을 정도로 좋은 곡은 아니었다. 다만 들으면서 최승현이 랩 대신 보컬을 맡을만한 곡들이 좀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으며, 빅뱅이 아예 이런 스타일로 곡을 채워서 앨범을 만든다면 상당히 괜찮지 않을까 싶다. 근데 빅뱅이 살면서 그런 앨범을 만들 일은 결코 없겠지.
2) 현재까지 나온 싱글 중에서 그나마 좋았던 건 <M> 인 것 같다. 'BAE BAE' 의 뮤비를 19금으로 만든 것도, 어쩌면 최승현이 강형철 감독의 <타짜: 신의 손>에 출연했기 때문에 '이제 좀 시도해볼 수 있지 않겠나' 해서 나올 수 있었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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