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짝사랑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그렇게 준수한 외모는 아니지만 50대라고 믿기 어려울만큼 동안이세요. 패션감각도 좋으신데 말투랑 수업은 아주아주 엄하신 선생님이세요. 선생님이 가르치시는 과목은 일반과목도 아닌데다 친구들은 죽을 맛이라는 과목입니다. 제목 그대로 50대 유부남에 저만한 아이 둘을 두고 계시구요.
선생님을 짝사랑하게 된 계기
선생님 과목이 어렵다보니 이해하기 쉽게 그 반 학생들을 예시로 들어 수업하시는데요. 제 자리가 맨 앞자리인데다 선생님이 늘 책상에 손을 짚어 기대는 자리에요. 그래서 제가 제일 많이 써먹히죠;ㅎ 쨌든. 그 날도 상황을 만들어 설명하시는데 제 이름이 기억나지 않으셨나봐요. 그래서 명찰을 보셨는데 명찰이 뒤집어져 있으니까 직접 손으로 바르게 해준 다음 수업을 이어가셨어요. 별 거 아닌데 가슴쪽에 손이 가니까 당황하기도 하고 놀래서 가슴이 막 뛰기 시작하더라구요. 그 날 내도록 선생님 생각만 하면 심장이 요동쳐댔지만 그냥 놀래서 그런 걸거야 하며 넘겼어요. 그리고 며칠 뒤에 터졌습니다.ㅎ 반으로 급하게 뛰어갔는데 문에 선생님이 계셨어요. 들어가려는데 안에서 친구가 튀어나오길래 문 모서리 쪽에 붙었는데 어머나. 선생님도 놀라서 문 모서리에 붙었어요. 서로 마주보는 자세가 됐는데 너무 가까이 붙어있으니 긴장되고 그 명찰사건 있던 날 생각나고 이러니 눈도 못 마주치겠는거에요. 그러고있는데 그 엄하신 선생님이. 평소에 잘 웃지도 않는 선생님이 다정하게 웃으면서 왜애 이러시더라구요. 연애를 못해봐서 이런 거에 설레나보다 해주세요ㅜ.
정말 별 일 아닌데 그 때부터 이 짓거리를 시작했습니다.

본격 두근두근 스토리
체험학습을 1박 2일로 떠나는 게 있어 참가했는데 선생님이랑 같은 버스로 움직이게 됐어요. 자리는 대각선 방향으로 앉았는데 제가 멀미가 심해서 창 밖에만 보고 있었어요. 물론 인상 찡그리고 누가 봐도 속 불편해요 라는 표정으루요. 한참을 그러고 있는데 선생님 방향에서 시선이 느껴지길래 안 보는 듯 눈알만 굴려 선생님 쪽을 봤어요. 멀미하는 게 걱정되신건지 인상 찡그린 게 못생겨선지는 모르겠지만ㅋㅋ 절 쳐다보고 계셨어요///// 눈이 마주치니 앞을 보셨는데 그 후로도 버스가 지정장소에 도착할 때까지 힐끔힐끔 쳐다보시는데ㅎㅎ 진짜 심.쿵.
그 해 겨울에는 학교 행사에 스태프로 참가하게 되었어요. 한참 바쁘게 움직이다가 시작 전에 조금 짬이나서 행사장 뒤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앞쪽에 선생님이 계셨어요. 한번이라도 그냥 보고싶은 마음에 힐끔 보다가 눈이 마주쳤어요. 선생님이 다가오시더니 자기가 들고 있던 컵을 제 손에 쥐어주고 그대로 제 두 손을 두 손으로 감싸잡으셨어요. 물론, 선생님은 사심없는 심부름이셨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손을 잡아줬다는 게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행복하더라구요.
또 한번은 학교 입학식에 우연히 맨 앞자리에 앉게 되었는데(선배자격으로) 대각선으로 선생님과 마주해 있었어요. 교장 선생님 말씀하시는데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아주 뻔한 거짓말ㅋㅋ 거기에 웃음터져서 입술 꽉 물고 있는데 선생님이랑 눈이 마주쳐서 그 조용한 입학식에 함께 웃음 참으며 웃었어요.ㅎ

지금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스토리
저는 아직도 이뤄지지 못할 선생님과의 사랑을 꿈꾸고 있습니다. 지우려고 별 짓 다했는데 정말 안되더라구요. 매일 마주하는 선생님인데 애를 써도 독하게 마음을 먹어도 매번 실패해요. 그래서 그냥 꿈꾸려구요. 침흘리고 자면서요. 실제로도 선생님 꿈은 셀 수 없이 많이 꿨네요.ㅎ 선생님을 너무너무 정말 진심으로 사랑하는 건 맞지만, 그래서 이왕이면 이뤄졌으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할 것도 뻔하니까요. 게다가 지금 충분히 행복하실 선생님 삶을 방해하고 싶은 생각 조금도 없으니까요.. 이미 잊고 지우고는 포기해서 하루하루 선생님 보는 낙으로 살려고 해요. 희망고문이라는 말처럼 괴롭기도 괴롭지만 그냥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려고 해요.
* 지금까지 글 읽어주신 분 너무 감사합니다. 누구에게도 말 못했던 이야기 말하고 나니 속이 시원하네요. 철 없다고 어려서 잘 모른다고 비난은 말아주세요.. *
* @piggy8894 텀블러 바라지도 않았지만 만약,운이 좋아 받게 되면 몰래 전하겠지만 선생님께 전해드릴게요 *

혹시 선생님께서 이 글을 보신다면 기억해주세요.
선생님. 선생님은 모르셨겠지만 아니 아심에도 모른척 하셨겠지만 저는 진심으로 선생님을 사랑했습니다. 지금도 진심이구 아마 졸업해서 좋은 사람 만나기 전까지, 아니 만나서도 선생님을 잊지 못할거에요. 만약 제가 누군지 알아차리셨다면 그냥 모른척 해주세요. 그게 선생님도 편하고 그나마 선생님 힐끔힐끔 보기라도 할 수 있으니까요. 또, 이렇게 많은 추억 그리고 감정을 가지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이번엔 지금 부인분과 행복하게 살아주세요. 선생님이 행복해야 저도 행복하거든요:) 대신 다음엔 선생님이 저로 태어나서 저 좋아해주셔야 해요. 전 선생님이랑 해피해피하게 살아갈 준비 됐으니까ㅎㅎ 선생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말해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