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chl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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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꿈

"몇 명이 왔어요?"
"어디 가서 같이 술 한 잔 안 할래요?"
"잠깐 둘이서만 바람 쐬러 갔다 올까?"
여름 밤바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삼삼오오 동성친구들끼리 떠난 여행, 여기저기 인원을 맞춰 밤바다의 추억을 만든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파도소리, 휴가지의 축제 분위기, 처음 만나는 이성에 대한 설렘. 정분 나기 딱 좋은 밤이다.
술이 과했다며 잠깐 둘만 나가 취기를 가라앉히고 오자는 옆자리의 남자. 아까부터 계속 은근한 스킨십에 마주치는 눈길이 심상치 않다. 못 이기는 척 그를 따라 밖으로 나왔다. 평소 같으면 낯선 남자와 단 둘이 남겨지는 상황이 부담스러울 만도 할 텐데 휴가 중이라 제어 나사가 풀렸는지 어쩐지 그를 따라 나가고 싶었다.
왁자지껄한 무리에서 빠져 나와 둘이 되니 한층 낭만적이다. 그가 슬쩍 어깨동무를 한다. 분위기에 취했는지, 술에 취했는지 슬며시 어깨에 기대보았다. 그의 손이 볼을 어루만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입술이 닿았다. 어쩌지, 어쩌지 망설이는 사이에 너무 깊은 사이가 됐다. 날이 밝아올 무렵 그는 연락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아련히 사라졌다. 휴가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연락은 오지 않는다. 용기를 내 먼저 연락을 해보았더니 어쩐지 시큰둥하다. 분명 특별한 사이가 된 줄 알았는데.
답은 바로 이것이다. '한여름 밤의 꿈' 깨고 나면 아무 의미 없는 꿈처럼 여름바다의 추억 역시 일상과는 유리되어 있다. 그저 그 순간 좋았을 뿐, 계속 그 추억을 곱씹으며 사랑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헛된 기대는 버리는 것이 좋겠다. 청춘은 언제나 사랑이 고프다. 순간의 열정에 이끌려 뜨거움을 나누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관계가 오래 지속되리라고 생각하는 건 너무 순진한 기대다.
어떤 음식을 잘 먹는지, 친구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취미는 무엇인지,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어릴 때는 어디서 자랐는지, 그와 당신은 서로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다. 심지어는 이름, 나이, 직업, 거주지까지 서로 알고 있는 정보가 모조리 거짓말일 수도 있다. 무엇 하나 확실하지 않은 사이에 사랑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여름 밤의 낭만은 소녀들의 로망이다. 머리 식히러 떠난 바닷가에서 만난 인연이라니, 상상해보면 참 로맨틱하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상 속에서다. 정말 낭만적인 시간을 보냈는데 일상으로 돌아온 후 그에게서 연락이 없다면, 기억의 한 페이지에 그 이야기를 묻어두자.
이제와 당신이 전전긍긍 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이미 일어난 일은 일어난 일이다. 쿨하게 추억으로 정리 하기가 어렵다면 반성을 해보는 건 어떨까.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경솔한 선택을 한 본인의 결정을 말이다.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라는 말처럼, 여름바다에서 그와 있었던 일은 추억이든 경험이든 둘 중 하나다. 내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그 기억을 통해 무엇인가를 배우면 된다. 내년엔 더 뜨거운 만남을 계획하든, 다시는 빠른 만남을 갖지 않든. 다만 어느 쪽이든, 하룻밤 유희가 끝나자 날 잊어버린 그를 괜히 나서서 찾지는 않기를 바란다. 좀 더 자신을 가치스럽게 만드는 건 결국 스스로의 몫이다.
jschl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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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꿈이네요
겉보기에 화려한 것에 속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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