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on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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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시간이 안간다면 난 이렇게 말한다.
자동차 정비를 하세요.
그리고 당신에게 잠이 없어 괴롭다면 그때도 난 이렇게 말한다
자동차 정비를 하세요.
하루 시간이 어떻게 갔나 기억이 안날 정도로 빠르게 지나가고 집에 도착하면 씻자마자 저녁도 못먹고 자는 날이 더 많은 인생 최대의 극한직업이다.
사실 내 생각으로는 기술이 있으면 어디서든 일 할 수있고 9시 출근해서 6시 퇴근할 수있고 자부심을 가지고 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현실은 아닌데..그 만큼 기술직에 대해 잘 몰랐던거 같다.
나는 청년취업프로그램을 이수하여 그나마 다른 사람들보다는 후한 월급을 받으며 일을 하고 있다. 처음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많이 받으면 80만원정도에서 시작한다. 그나마 난 국가 보조금이 나와 150만원을 받으며 일을 다닌다.
기술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면 미용이든 자동차 정비든 여러직종들은 '우리가 니네 교육 시켜주잖아. 그리고 사고친거도 수습해주고 그런데 왜 월급을 많이 줘야해?'란 마인드다.
그리고 모든 허드렛일과 인격모욕등을 이겨내며 일을 해야한다.
장점은 한번 몸에 잘만 익히면 건강만 하다면 정년이 넘어서도 '일'할 수 있다는 장점만 있는 직업이다. 보람이 되고 자기 발전이 있는 직업이란 생각이 사실 약하게 든다.
어구구 신세한탄이 길었다.
이제 나의 이야기를 시작!
전에 우리회사 식구들을 소개했듯이 참 다양한 사람이 일하는 곳이다.
그리고 오는 사람들도 천차만별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업무에 대한 부분의 30%가 고객과의 만남이다. 인성 나쁜 어린 친구들에서 부터 오래된 차를 지극정성으로 관리하며 타는 어르신, 차는 기름만 넣고 다니면 된다 생각하는 여사님, 그리고 말이 필요없는 이쁜여자들도 온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한 경상도 아저씨가 우리 가게를 찾아왔다.
오래된 봉고트럭을 끌고 왔는데 주행거리는 20만이 넘었고 차는 산림업을 하시는 분의 차 답게 여기저기 찌그러지고 찢어져 있었다. 마치 고된 일을 말하지 않고 자신의 차를 보여주며 '내가 이런 일을 해요'라 말을 하면 참 힘든 일을 하는 분이구나를 알게 할 정도이다.
그 분의 차는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기가 고장으로 인한 과 V-벨트(겉벨트)의 노후로 인해 시동 꺼짐 현상과 끼리릭-거리는 기분나쁜 소리가 나는 상태였다. 유관으로 보이는 문제라 부품을 주문하여 수리를 하였다. 그러다 부품이 오는걸 기다리다 그분과 얘기를 하게 되었다.
"학생같은데 니 견습생이가?"
"저 안어립니다! 28살이고 일한지는 2달정도 됐어요. 일은 배우는 중입니다."
"일 안어렵나? 야 내 아까 차 아래서 보니까 뭐 이리 많노 볼때마다 기사들이 고치는 거 보면 신기하데.. 나이가 기술 배우기엔 늦은거 같은데 예전에 뭐했노?"
"예전에 패션관련 일을 하다, 일에 너무 치이며 살기 싫어서 고향에서 살고 싶어서 일단 올라와서 일하는 중이에요. 청주에서는 패션관련일을 할 수 없어서요."
"오~ 빠숀? 내 어떠노? 좀 태 좀 안나나?"
"ㅋㅋㅋㅋㅋ 예 멋지십니다. 고객님은 무슨 일 하세요?"
"낸 임야업 뭐 산림업이라 해야하나? 나무 키워 판다. 그래가 차가 이모양 이꼴 아이가 "
"아... 그래서 차에 연장도 많고 흙도 많았나 보네요 "
"그라제? 니 이름이 뭐고?"
"곽기찬 입니다"
"이름 한번 기차네. 말도 또박또박 잘하고 곽기사야 일을 하던 뭘 하던 아프지마라
기계는 돈을 들이면 얼마든지 고치는데 사람은 그게 아닌기라. 마음이든 몸이든 아프기 시작하면 고칠수 없다. 뭔 말인지 아노?"
내 속이 막힌 하수구가 열려 고인 물이 빨려 들어가듯 텅텅 비어진다. 잠깐동안 아저씨를 보고 멍하게 서 있었다. 말도 안했는데 내가 아파 보이나 아니면 내가 그렇게 약해 보이나 그렇게 보이고 싶지 않은데 잠깐 동안 날 덮친 그 말때문에 울컥거림을 참기 위해 발가락 끝까지 힘을 주었었다.
그 후 아저씨는 여기 저기 찢어진 부분을 보여주며 자신이 어떻게 하다 다치게 된 이야기를 해주며, 훈장들을 자랑하였다.
그리고 자신과 같이 몇년을 고생한 차의 상처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해주시며 유쾌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원 없이 하셨다.
내가 아파 보인게 아니라 정말로 인생에서 얻은 교훈이었고, 난 또 바보처럼 피해망상적으로 너무 그 말에 몰입했던 것이다.
하긴 속으로 난 '세상에 중심은 자신이지 남을 보고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없지.. '라 생각하며 부품이 오자마자 바로 수리를 끝내고 경상도 아저씨에게 잘 넘겨주었다.
경상도 아저씨는 떠날때도 "그래 니 일 배우면서 기본만 잘 배우라. 아까 니 상사가 일하는거 보니까 기차데 .. 녹슨 나사 조이기 전에 구리스 딱~ 찍어발라가 하는데 안 조여질 줄 알았는데 원래 지 자리 찾아가듯 잘 되는기야 . 사람도 그런기다 내 말 알간? 기본 잘하고 내 자주 오께 니 맘에 든다. 수고해라."
아저씨는 쿠와와와왁!하는 악셀밟는 소리와 함께 잘 고쳐진 봉고트럭을 타고 폼나게 가셨다.
사실 차를 고칠때 복잡한 실내 구조덕에 낑낑거리며 발전기를 교체하였다. 숨어있는 볼트를 찾아 풀어내고 딱딱히 굳은 호스를 끊어지지 않게 잘 풀어내기 위해 갓난애기 손 만지듯 어루고 달래 빼내며 작업을 완료하였다.
작업시간이 그러다 보니 베테랑 기사들보다 10~20분은 더 걸렸을 것이다. 하지만 경상도 아저씨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작업하는 나한테 만족을 하였고 부족한 실력에 느렸지만 그 부분이 만족스러우셨던거 같았다.
누군가에게는 고장난 자동차를 고쳐지고 싶어 오는게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고 그리고 이야기가 하고 싶어 오는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초보 정비기사의 눈 앞의 실수에도 허허 웃으며, 천천히 해라 원래 다 그런거다란 말과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터벅터벅 내 뱉은 경상도 아저씨처럼, 오는 사람들에게 내가 할 일은 그냥 사는 얘기 한번 들어주는게 더 큰 내 역할인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에게 고난과 역경을 선물하지 않을 고객들만 왔으면 하는 바램도 생겼다.
다음엔 또 나에게 어떤 손님이 와 어떤 생각을 하게 해줄지 걱정 조금이 자리잡는다.
투 비 콘 티 뉴- 궁굼하다면 댓글을 혹은 클립을 아니면 쪽지를 나도 관심 먹고 산다우 크크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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