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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춤

그가 정기 인사이동으로 영업3과에 온것은 저번주 목요일의 일이다. 거창한 환영식을 기대했던 것도 아니었지만 이건 너무하지않은가. 해외영업부에서 번역일을 맡아왔던 나는 '같은 일만하는건 지겹지않나? 다른일도 좀 배워보면서 폭을 넓히는건 어때?' 라는 상사의 말도 안되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떠밀렸다. 나를 위한답시고 하는 말이 고작 그런거라니.. 사실 영업3과로 온다는 것은 더 이상 필요가 없으니 알아서 눈치껏 나가라는 회사의 배려아닌 배려였다. 그래서 그런것 인지 나와 같이 영업3과로 같이 이동되었던 다른과 사람은 이미 다른회사에 면접을 보러다니기 시작했다. 그래봤자 아마 포기하고 시골로 내려갈 것이 뻔했다. 영업3과로 온다는 것은 그런것이었다.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지는 것. 아마 몇일있으면 저절로 해고될 것이니 쓸데없이 힘들이고 싶지는 않다. 부양할 가족같은 것은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자기위안을 하고있다. 인생이 재미도 없고 그저 죽지못해 산다는 것은 날 위한 말인것 같다. 그런데 사실 내가 더욱 의욕을 잃어버린이유는 그 그림때문이었다. 평화로워 보이면서도 아무감정도 느껴지지않는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그림, 공기마저도 굳어버릴것같은 그 적막함속으로 나는 자주 들어가곤한다. 아무것도 내 의지대로 할 수 없던 현실과는 다르게 그 곳에서는 오직 나만이 움직일 수 있고 모든 것들은 멈춰있는 세상에서 나는 비로소 자유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