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도 여행 2일 차의 첫 여정은 습곡을 보러 가는 것이었다. 습곡은 지층이 수평으로 퇴적된 후 압력을 받아 휜 상태를 말한다. 학창 시절, 수업 시간에 수없이 들었던 말이지만 실제 눈으로 본 적은 없었다. 보통 습곡은 접근성이 안 좋은 곳에 있어서 직접 보기가 쉽지는 않은데, 위도의 습곡은 썰물 때는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습곡으로 가는 바닷가 옆길을 도는 둘레길은 갯것길이라 부른다. 간간이 나무 사이로 보이는 바다 풍경에 감탄이 나온다. 갯것길을 따라 20분 정도 걸어가면, 탁 트인 바다 풍경과 마주한다.
바다 풍경에 취했다가 이곳에 온 목적이 생각나 옆을 돌아보면, 마치 ‘내가 습곡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듯한 습곡과 마주하게 된다. 대월횡와습곡이다. 공룡이 뛰놀던 백악기에 형성된 습곡에 마주했다. 9,000만 년 전의 자연환경을 바로 옆에서 보고 만질 수 있다니 흥미를 자아냈다.
대월횡와습곡(大月橫臥褶曲), 말 그대로 지층이 횡압력을 받아 큰 달 모양으로 떡하니 가로누워 그 위풍을 과시하는 곳이다. 세월은 퇴적층을 켜켜이 쌓았고, 잠잠한듯하지만 역동적인 지구의 힘은 장엄한 습곡의 자태를 우리 앞에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