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라니. 진짜 미친 것 같다. 개성공단은 북에 퍼주는 곳이 아니라 우리가 북에서 퍼오는 곳이다. 남한 중소기업이 북한노동자에게 주는 월급이 130달러다. 고작 15만원이다. 우리쪽 임금의 1/10도 안 된다. 중국과 비교해도 1/4 수준, 베트남과 비교해도 절반 이상 싸다. 게다가 말이 통하고 근로의욕이 높다. 서울에서 개성까지 차로 한 시간도 안 걸린다. 물류비도 없다.
2004년 이래 124개 중소기업이 5만3천명의 북쪽 노동자들과 일해왔다. 연 매출이 2~3조나 된다. 개성공단 덕분에 먹고 사는 남한 사람이 20만명이 넘는다. 그동안 얻은 이익은 북한 이익의 15~20배에 달한다. 군사작전 하듯이 하루 아침에 문 닫아버리면 그 많은 사람들의 생계는 어쩌라는 건가. 생각이나 해봤을까 궁금하다.
개성공단이 북한 핵개발의 자금줄이라고? 노동자 월급 130달러 중 세금으로 30%를 떼어간다. 북한이 보육, 교육, 의료, 주거를 무상으로 하는 걸 감안하면 높은 수준은 아니다. 간접세 감안하면 우리도 그만큼은 낸다. 무엇보다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얻는 수익은 중국과 교역하며 얻는 것의 1/20도 안 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개성이 북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현대그룹에서 개성공단 개발계획을 세운 게 2000년이었다. 3단계 계획이 다 완성되면 총 50만명의 인력이 필요했다. 개성과 그 주위의 인구를 다 합쳐도 30만명 뿐이라 정주영 회장이 걱정했는데 그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인민군 옷 벗겨서 공장으로 보내면 됩니다."라고 했다. 개성공단을 북한의 돈줄 정도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개성은 남북화해의 상징이자 경제협력의 중심지고, 통일의 출발점이다.
우리가 개성공단 폐쇄한다고 북한 사람들 굶어죽지 않는다. 북한 식량자급률이 100% 넘은 지 오래다. 북한의 보통 사람들이 남한에 거지 많다고 믿는 것처럼 우리나라 TV에서는 북한이 잘 살고 있다는 거 안 보여준다. 구글에서 north korea tour 쳐보면 외국인 관광객이 올린 북한 사진 나온다. 고층빌딩이 가득하다. 평양에 지하철이 3호선까지 있다. 경제성장률이 6~7%나 된다. 우리가 외면하면 중국만 좋아진다.
흡수통일? 웃기지 마라. 북한이 붕괴되면 우리가 흡수할 수 있다는 보장이 있나? 중국이 당장 차지하려고 덤빌 것이다. 중국 내 소수민족이 55개에 달한다. 조선족이랑 북한이랑 중국 입장에서 얼마나 다를 것 같나. 동북공정 괜히 하는 게 아니다. 아시아에서 패권국가가 되려는 중국이, 그래서 미국과 일본을 견제하려는 중국이 북한이 무너진 와중에 멀뚱멀뚱 구경만 하고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