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 여행기록
1. 주헌절 때문에 공치게 된 하루 일정 - 뭐 어때? 놀고 쉬면 되지
세비야는 그라나다, 바르셀로나와 함께 여행 전부터 기대가 컸던 곳이었다. 그런데 하필 1월 6일은 주헌절(동방박사의 날, 스페인의 어린이날 같은 날로 공휴일)로 웬만한 곳은 문을 열지 않았다. 나는 오전 아홉시부터 거리를 돌아다니고 카페에서 아침을 먹었다. 거리는 관광지임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인적이 없고 조용했다. 플라멩고 박물관에 표를 사기 위해 갔지만 10시, 11시 두 번 다 문이 닫혀 있었다. 게다가 동행하는 동생과 세비야 대성당에 갔으나 오늘은 문을 닫는다는 공지가 붙어 있었다.
여행의 악재는 여기서도 계속되는 건가. 미리 조사를 철저하게 하지 않은 내 잘못이다...스타벅스 근처에 있는 인포에 가면 플라멩고 박물관 예약을 해준다고 해서 가서 물어봤다. 여직원 말로는 오늘 문을 열지 않았다고 오늘은 모든 곳이 다 문을 닫는다며 미안하다고 한다.
(나중에 다른 곳에서 만난 동행 말로는 이날 플라멩고 박물관 공연을 봤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아직도 궁금하다.)
어쨌든 동생과 나는 거의 포기 상태가 되었다. 세비야에서의 일정이 2박이니 큰 상관은 없긴 하다. 내일 대성당을 보면 되니까. 그래서 우린 그냥 쉬고 놀기로 했다. 일단 타파스 맛집 bodega에 갔다. 자리를 잡자마자 밀려드는 사람들. 엄청나게 사람이 많고 직원들도 바쁘다. 가지튀김, 오징어튀김 등 유명 메뉴 위주로 주문을 했다. 그리고 나의 사랑 끌라라. ^^ 레몬향이 나는 맥주인데 정말 부드럽고 맛나다. 샹그리아보다 더 맛있고 부담없어서 스페인에서 하루에 한 잔씩은 마셨던 것 같다. 음식은 명성과 줄에 비해 그저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