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에 관한 포스팅을 주로 업데이트 하는 필자의 블로그에선, 최근 다소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안그래도 힘든 취업난에, 유별나게 특히 인문계만 더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이전부터 자연계의 취업강세는 상당했다. 인원을 선발하는 T,O 자체가 인문계보다 많게 편성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기업의 입장에서도 인문계보다는 영어를 할줄아는 자연계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올해 현대차그룹에서는 대규모 인문계 공개채용을 실시하지 않는다. 수시채용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공표했고, 삼성그룹도 전체 선발자의 85%를 자연계로 선발한다고 발표했다. 뿐만아니다 SK와 LG그룹의 인문계 비중도 각각 30%와 15%로 하늘의 별따는 것이 취업이 되버린 것이다.
역으로, 자연계 즉 공대생들에게는 이만한 기회가 없다. 입사를 한 후에도 심심치 않게 공대출신의 경영지원본부장이나 인사과장 등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삼성전자가 이런 경우가 많은데, 전체적인 회사의 생산흐름을 알고 이해하는 인원이 경영지원의 측면에서도 원할한 지원업무가 가능하다는 회사의 판단 때문이 아닌가 싶다.
회사에서는 영어 할 줄 아는 자연계를 인문계보다 더 선호한다. 화학공학이나 건축공학과 같은 복잡한 지식은 입사후 따로 교육을 시킬 수 없지만, 인문계가 하는 업무들은 상대적으로 교육이 용이하고 숫자에 익숙한 자연계 사원들에게 교육을 시킨 후 회계나 자금, 재무의 업무로의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후에, 간부급 직책을 달게 되어도 제조와 생산 그리고 R&D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떤 부서에 가 있든지 회사에 더욱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구매팀을 가더라도 물건만 보면 척척 단가를 뱉어낼 것은 뻔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고 인문계가 완전히 죽을 판은 아니다. 입사 후 공과교육을 시킨 후에 실제 업무에 투입시키는 기업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광고학이나 경영학과 같은 인문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6개월 동안 소프트웨어에 대한 교육을 받은 뒤 실무에 투입되어 일을 하는 과정이다. SCSA라 불리는 이 과정은 작년에 처음으로 도입이 되었으며, 인문학의 중요성에 대해 삼성이 처음으로 반응을 보인 행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아직은 인문계의 훈풍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렇게 까지 인문계의 T.O가 줄어든 것은 그 만큼 자연계가 많이 필요하고 인문계가 필요가 없어지게 된 시장상황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