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진짜 정보에 목말라 있다. 왜 그럴까? 정보는 그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과 연결이 될 때야 비로소 생명력을 얻기 때문이 아닐까. 여행이 일상화되고 24시간 온라인에 연결된 사회에 살고 있는 현대인의 경우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잘 소개하는 것은 쉽지만 않은 일이다. 한국 문화뿐 만 아니라 한국의 음식과 관련된 식문화를 잘 알려주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줄 새로운 곳이 서울의 중심에 들어섰다. 지난 4월 11일 날 개관한 ‘케이 스타일 허브’ (K-Style Hub)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한식과 한식문화에 대한 체험은 물론 우리나라 구석구석에 대한 여행 정보와 더불어 국내 최고의 베테랑 여행전문가들이 일대일 여행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 사옥에 위치한 케이 스타일 허브는 총 4개 층 1천3백여 평의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2층에서는 한류관광, 의료관광 정보는 물론 우리나라 구석구석의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한국의 발전된 정보통신기술 (ICT)을 활용하여 관광정보를 제공한다. 아날로그 정보가 그리운 사람은 안내데스크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디지털 매체에 익숙한 사람은 디지털 키오스크, 태블릿 등을 활용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드론으로 촬영한 여행지 정보를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증강현실 (AR)을 활용한 싸이 등 한류 스타와의 생생한 사진촬영 코너와 더불어 가상현실 (VR)을 활용한 오큘러스 체험관에서는 우리나라 여행지를 눈앞에서 바로 체험할 수 있다. 2018년 강원도에서 개최되는 평창올림픽 스키점프대에 올라가서 스키를 즐길 수도 있다. 실제 타는 것처럼 약간의 어지러움을 참을 수만 있다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 보자. 한식체험관이 자리 잡고 있다. 역시 한국의 ICT 기술을 활용해서 한국의 절기와 세시풍속을 통해서 한식과 식문화에 대해 배우는 공간이다. 한국의 전통 목재 쌓기 방식으로 건축된 입구 벽을 따라가면 한국의 전통 창살문과 창호지에 인쇄한 우리의 절기 음식이 정갈스러우면서도 멋들어지게 차려져 있다. 한국의 전통 회랑이라고 할까, 24절기 통로 저 끝 공중에서 물방울이 옹기 수반 위에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그 파형이 벽에 투영된다. 너무나 흔해서 그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던 생명의 근원인 물이 신비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이어서 한국의 다양한 곡류, 두류 그리고 향신료 들을 손으로 만져보고 코로 냄새를 맡아 볼 수도 있다. 체험 테이블 뒤쪽에 위치한 장독대는 어린 시절 숨바꼭질 놀이를 하면서 뛰어놀던 장독대의 추억이 아련하게 살아나게 한다. “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라고 외치던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장독대 한편에 김치가 소복하게 담겨 있고 전시홀 중간에 위치한 3개의 네모난 큐브는 우리의 한식이 가지고 있는 특성의 하나인 조화, 균형 그리고 융합의 철학과 미학을 표현하는 설치 예술작품이다.
첫 번째 큐브에서는 우리의 계절별 식재료를 한약방 약장 서랍을 열어 보듯이 하나하나 열어서 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이다. 추수한 제철 식재료들이 빼곡하게 들어선 서랍장은 우리의 전통 곳간을 닮았다. 그 옆에는 가을 추수가 끝난 텅 빈 논에 홀로 서있는 허수아비 홀로그램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두 번째 큐브에서 손으로 핸들을 돌리면서 한식에 관한 책을 읽어 볼 수 있는 시설과 우리의 옻칠 소반에 올려진 9첩 반상 한상차림이 빙글빙글 돌아가고, 그 옆에는 한식의 조화와 균형을 상징하는 현대화된 한상차림 체험코너가 자리 잡고 있다. 역시 핸들을 돌려서 음식 밑에 있는 색상을 일렬로 맞추면 넓적한 식기 (플레이트) 위에 4가지 음식이 정갈하게 차려진다. 색상의 조화는 물론 균형 잡힌 영양분과 칼로리를 고려한 현대화된 한상차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