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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말년의 풍경, 베토벤의 경우

'말년의 양식(Late style)'이란 개념은 아도르노에게 저작권이 있다. (...) 아도르노는 [미니마 모랄리아] 등에서 베토벤의 후기 작품, 그러니까 [피아노 소나타 32번]이나 후기 현악사중주들에 대하여 '말년의 양식'이라는 상처입은 광휘를 부여했다. (...) 가령 이런 풍경이 떠오른다. 흔히 예술계의 원로들은 삶의 후반기에 이르러 사회 저명인사 노릇이나 하고 스승이니 대가니 하면서 조화, 소통, 해결 등의 근사한 말들을 한다. (...) 다음으로 가능한 풍경은 진실로 원로급 대가 혹은 대가급 원로가 삶의 마지막 시기에 이르러 진정한 내적 통합의 작품에 몰두하는 것이다. 사이드는 호의적으로 '공인된 경륜과 지혜', '특별한 성숙', '화해와 평온함의 기운'으로 충만한 이 풍경에 렘브란트, 마티스, 바흐, 바그너 등을 존엄하게 안치한다. 그러나 사이드는 세번째 풍경 곧 '말년의 양식(Late style)'을 옹호한다. 최후의 순간에 이를 때까지 자기 삶의 모순을 응시하고 타협할 수 없는 세상의 허위와 긴장하면서 인류가 한 번도 겪지 못한 양식을 토해내면서 비통하면서도 장엄한 풍경이 그것이다. (...) 생물학적 노년에 이른 진짜 예술가는 (...) "관습적인 언어와 미적인 것을 훼손하고 그 한계를" 찢어버리고 미증유의 비타협적이며 불가해한 양식으로 망명을 떠나버린다. - 정윤수, 에드워드 사이드의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에 대한 글, 씨네21, 974호 http://whizzr.blogspot.com/2015/04/Late-style-of-Beethoven.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