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네 번째 여행지, Arrifana. 포르투갈 최남단의 유명한 관광도시 Lagos에서 불과 4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 대서양을 끼고 아름다운 해변이 있는 곳. Porto Covo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이 마을은 알고 보니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유명한 곳이었다. 지형상 서핑하기에 좋은 파도와 바람이 끊이질 않고, 파도가 높지 않고 수심이 낮아 특히 초, 중급자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여기까지 이렇게 왔는데 서핑을 즐기지 않는 것이 실례라는 생각에 바로 친구들과 서핑학교를 신청했다. 오전 2시간, 오후 3시간 총 5시간 강습에 50유로라는 적지 않은 돈이지만,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서핑을 즐겨보리! 도착한 첫 날 저녁 서핑학교를 신청한 후 두근거리는 마음에 잠까지 설칠 정도로 설레었다.
몸에 꽉 끼는 서핑슈트를 입고 한쪽 옆구리엔 서핑보드를 끼고 해변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마음만은 벌써 서핑 전문가! 기본적인 안전수칙 및 서핑보드에 대한 공부를 간단히 한 후 모래사장을 달리는 것으로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그 후 보드 타는 법을 모래사장 위에서 연습하면서 좋은 파도를 고르는 법, 보드에 올라타는 타이밍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듣고 바로 실전에 투입!
날은 매우 화창하고 더웠지만 아직 봄이라 그런지 수온은 닭살이 바로 돋을 정도로 차가웠다. 좋은 파도를 기다리며 걸러낸 파도에 뺨을 맞기도 하고, 타이밍을 잘못 잡아 보드위에 올라타자마자 떨어지고, 타이밍을 잘 잡았어도 보드에 올라타려다 미끄러져 물에 빠지고, 제대로 파도를 탔어도 균형을 바로 잡지 못해 보드가 뒤집히고. 첫 날에는 그렇게 눈코입으로 바닷물만 엄청 마셨다.
익숙해지면 된다고 했던가?! 스노우보드를 타던 경험을 발판삼아 수많은 실패를 통해 조금씩 감을 잡아갔고, 둘째 날 오후부터는 조금씩 파도를 타기 시작했다. 비록 TV에서 보던 다이나믹하고 익스트림한 서핑의 모습과는 달리 얼핏 보면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지만, 파도를 타고 달리는 기분은 정말 짜릿했다. 상상해보라. 비록 보드 위이긴 해도 물 위에 두 발로 서 있고, 파도와 하나가 되어 그 속도와 주변의 풍경을 즐기는 모습을. 스노우보드와는 또 다른 느낌의 짜릿함을!
서핑이 어찌나 재밌던지 이틀만 지내려던 계획을 수정하여 결국 엿새를 머물렀다. 서핑 이외에도 친구들과 함께 요리를 하고, 맥주 한 캔씩 손에 들고 해변을 산책하다 일몰 구경을 하는 등 여유로운 휴가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D